[소모임의장]총선 잔치는 끝났다?
총선 잔치는 끝났다? 엄현주 : 여성노동센터 회원 살아오면서 몇 번의 선거를 보았지만 이번 4 15 총선 만큼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적은 없었다. 총선을 한달여 앞두고 불거진 대통령 탄핵사태로 아무리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이라도 귀를 닫고만 있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한쪽에서는 탄핵찬성 집회가, 또 한쪽에서는 탄핵반대 집회가 열리고, TV에서는 연일 탄핵찬반토론이 열렸던 것이다. 탄핵 찬성으로 국민이 차갑게 국회를 외면하는 그 시점에 탄핵찬성 공조세력인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선거 돌파책으로 내세운 것은 바로 여성 대표였다. 한나라당은 박근혜 대표와 전여옥 대변인을, 새천년민주당은 추미애 선대위원장을 방패막이로 삼아 '왠지 모를 참신함, 깨끗함, 포근함'을 기대하게 하면서 그렇게 얼굴을 바꿨다. 열린우리당 대변인엔 박영선이 있었다. 이러한 때에 우려가 되는 것은 '여성의 정치세력화'라는 담론이 난국타결을 위해 총알받이로 나선 그들 몇몇에게 관심 혹은 비난으로 왜곡 집중됨으로써 그들 자신은 물론 오랜 기다림 끝에 맞게 된 여성 후보들의 국회진출 가능성의 흐름을 막아버리진 않을까? 하는 것과 예전보다는 상대적으로 많아진 여성후보들을 보면서 유권자들은 과연 그들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다행히 그들의 행보가 다른 여성후보들을 평가절하하게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물론 여성이 열세인 정치권에서 여성후보라는 이유만으로도 그 사람을 찍겠다고, 물리적인 수치만이라도 높여야 한다고, 평가는 그 뒤에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하는 유권자가 있는가 하면, 진보적인 관점을 갖추지 않은 사람을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찍는 것은 문제의식이 있는 남성후보보다 못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만큼 여성의 정치세력화에 관한 생각은 다양하다. 결국 파란만장했던 선거는 어찌되었든 끝났고, 국회로 진출한 여성은 39명이다. 지역구 10명, 비례대표 29명으로 전체 당선자 중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13%가 되었다. 16대(16명, 5.9%)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아진 수치이다. 비례대표후보의 여성할당 50%라는 정책 덕분에 여성의 국회 진출이 크게 확대되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높아진 여성비율만큼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목소리가 전달이 잘 될 수 있을까? 최소한 예년에 비해 국회의원의 다양성은 커진 것 같다. 자민련의 몰락과 민주노동당 10인의 면모만 보아도 세월의 변화를 느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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