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활동참여기] 민우회를 느끼자! 나누자! 놀자!
민우회를 느끼자! 나누자! 놀자!
조 원 희 : 여성노동센터 회원, 고용평등노동법연구위원회 여전사
민우회 회원이 된 후 처음 참석한 회원활동가 워크샵. 제목처럼 1박 2일동안 민우회를 다시 한번 느꼈고, 전국에서 모인 많은 회원들과 즐거움을 나누었으며, 웃고 떠들며 실컷 놀았던 흥겨운 자리였다.
첫 날 첫 진행순서인 '물음이 있는 카페'에서는 하승창 <함께하는 시민행동> 사무처장이 '시민운동의 변화와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정현백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가 '여성운동의 흐름과 전망'에 대해 각각 강의를 하였다. 민우 회원들은 모두 진지하게 경청을 하였으며 강의가 끝난 후에는 회원들의 날카로운 질문과 강사의 답변이 끊이지 않는 열띤 토론 분위기가 이어졌다.
강의 후에는 '놀이가 있는 카페'가 이어졌는데, 요가, 발마사지, 허슬, 재즈댄스, 대안생리대 만들기, 크로키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종목(?)을 선택하여 배우는 시간이었다. 나는 워크샵에 참석하기 전에 발마사지를 신청했다가 강사소개 때 정우영 선생님의 멋진 복장에 반해 허슬을 배우기로 결심했다. 허슬 배우기는 2시간 동안 진행되었는데 움직임이 크진 않지만 나중엔 땀이 뻘뻘 흐를 정도로 운동량이 많은 댄스였다.
저녁 식사 후 6개의 카페 중 내가 참가한 허슬과 또 다른 카페인 재즈댄스반의 발표회가 있었다. 유난히 쑥스러움이 많고 내성적인 나. 맨 뒤로 가서 고개를 푹 수그린 상태로 허슬을 추었다. 발표가 끝나고 자리에 돌아오자 노동센터 회원들이 의외로 잘 한다는 칭찬을 해 주었고(몇 명인지는 너무 오래 돼서 기억 안 남) 그 분위기에 떠밀려 장기자랑 때 사고를 치고 말았다(후반부에 서술하겠음).
놀이카페의 댄스 발표로 분위기는 한창 즐겁게 무르익었고, '도전! 민우벨, 브레인 서바이버!'이 이어졌다. 곰(노동센터 상근자 김창연의 별칭)이 재치있게 진행하는 가운데 모두 열심히 퀴즈를 풀었고 틀려도 즐거워하며 남은 승자들을 응원하였다.
신나는 뒷풀이 자리는 인천민우회의 판토마임 '여자-다시 태어나다' 공연과 노동센터 회원의 스윙댄스 공연으로 시작되었다. 나는 아무 준비 없이 몸만 왔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 자리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준비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잊지 못할 장기자랑 시간. 즉석에서 정우영 선생님의 단독 허슬 공연이 있었는데, 너도 한 번 나가보라는 몇몇 노동센터 회원의 부추김에 무대에 나가 함께 춤을 추었다. 꽤 많은 술을 마신 후 나갔던 것 같다. 춤을 추면서 나 자신이 '이게 허슬인가? 밸리댄스인가?' 싶을 정도로 허리와 골반을 심하게 돌린 기억이 어렴풋하게 난다. 끝나고 돌아오니 노동센터 회원들의 반응이 제각각이었다. '나가란다고 진짜 나가냐?', '네가 정우영 선생님을 가려서 선생님 춤을 못 봤다', '보기 민망했다', '고생했다' 등등. '아무렴 어때? 나 하나 희생해서 모두 즐거우면 되지 뭐' 하면서 나 자신을 위로했다.
다음날 오전에 진행된 '토론이 있는 카페'는 7개의 주제 중 하나를 선택하여 토론하는 자리였다. 나는 '싱글즈~ 벙글즈!'에 참가하여 싱글의 삶에 대해 조원들과 활발한 토론을 하였다. 여기서 또 희생된 나. 쉬는 시간 없이 2시간 동안 토론이 이루어져 볼일을 참다가 끝날 무렵 화장실에 갔다 왔더니 내가 발표자로 선정되어 있었다. 리더쉽이 강하다고 여전사 친구들이 리다라는 별칭을 붙여줬는데 나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그들은 나를 자꾸 리더로 만든다. 어쩔 수 없지 뭐. 각 조에서 한 사람씩 나와 토론 결과를 발표하였는데 새롭고 배울 내용이 많아 다시 참석하게 되면 다른 주제의 토론에 참석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기념촬영을 끝으로 워크샵은 끝났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1박 2일 동안 모두 열심히 행사에 참석해도 보이지 않는 낯설음이 존재한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것이다. 세대간의 낯설음, 비혼과 기혼간의 낯설음, 지역 민우회 회원과 본부 회원간의 낯설음, 각 지역간의 낯설음 등등. 나 자신도 내가 속한 노동센터 회원 외에 다른 지역 민우회원들과의 대화는 거의 없었다. 참가하는 인원이 많아 한계가 있긴 하지만 서로 모르는 민우회원들 사이의 벽을 조금이라도 허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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