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
버자이너 모놀로그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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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06.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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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민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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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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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98
나의 보지, 나의 여신 - 보지의 독백(버자이너 모놀로그)을 보고 나서
5월의 마지막 날... 어여쁜(?) 친구들과 함께 예술의 전당을 찾은 나는 연극을 보기 전에 약간의 당혹감을 느꼈다. 예술의 전당 건물 안으로 들어서기 전에 난 그곳에 여성의 성(Sexuality)에 관심 있는 몇몇의 사람들을 만날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 연극을 보기 위해 줄을 서 있는게 아닌가. 이 시점에서는 의외의 반가움이 느껴졌다. 그런데 날 당혹하게 한 것은 어느 방송사인지는 모르겠는데, 마이크를 가지고 설치다가 급기야는 나에게도 마이크를 들이대며 "어떻게 왔는가, 어떤 내용인지 알고 왔는가?"를 은밀한 웃음을 띄으며 묻는 게 아닌가? 난 그의 은밀한 웃음을 보면서 '이런... 버자이너 모놀로그가 떴구나. 여성의 성을 직접적으로 노골적으로 다루는 연극으로... 사람들이 그 깊은 내용을 이해하기보다 노골적인 것에만 관심을 갖는 것은 아닐까' 하는 등의 기분 나쁜 당혹감을 느꼈다.
그렇게 연극은 시작되었다. 보지... 이브 엔슬러의 극본을 번역한 류숙렬씨는 버자이너를 '보지'로 번역하였다. 난 이 번역이 참으로 맞아떨어진다는 생각을 했다. 버자이너를 '질'이나 '성기'나 '잠지'나 그 밖의 무엇으로 표현했을 때, 그것의 느낌이 왔을까 싶다. 보지는 여성의 성기를 지칭하는 우리의 말임에도 불구하고 욕의 대명사로 변질되었는데, 이것은 바로 보지에 금기와 타락과 혐오의 옷이 덕지덕지 입혀져 왔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보지... 금기와 타락과 혐오의 대상인 우리의 성기를 그녀가 거기 있음을 인정하고 그녀에게 이르는 길로의 여행을 떠나기 위해서 우리는 그것을 보지라고 부르면서 출발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말하지 않으면 우리는 그것을 보지 못하고 인정하지 못하고 기억하지도 못합니다. 우리가 말하지 않으면 그것은 비밀이 됩니다. 비밀은 부끄러운 것이 되고 두려움과 잘못된 신화가 되기 쉽습니다. 나는 언젠가 그것이 부끄럽지도 않고 또 죄의식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때가 오기를 바라기 때문에 입밖에 내어 말하기로 했습니다."
이브 엔슬러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버자이너 모놀로그는 여성운동가이자 극작가인 그가 200여명의 여성들을 만나 그들의 보지에 대해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쓴 작품이다. 이브는 미국 내외의 할머니, 젊은 여성, 기혼여성, 미혼여성, 레즈비언, 대학교수, 배우, 기업전문가, 집단강간 생존자 등 다양한 계급, 인종, 경험을 가진 여성들에게 '당신의 보지가 말을 한다면, 당신의 보지가 옷을 입는다면'의 질문을 던져 나온 내용을 토대로 대본을 완성하였고, 90대 말부터 이것을 뉴욕의 오프 브로드웨이를 중심으로 공연을 해 오고 있다. 수많은 보지들의 독백들을 만나면서 난 그들 보지들의 상처와 아픔, 삶과 죽음에 대한 공포와 열정, 그리고 내적인 엄청난 힘에 깊은 공감을 느꼈다. 그들의 절망과 좌절과 살이 찢기는 고통에 함께 몸부림치며 삶의 환희와 쾌락과 열정을 함께 불태우며 난 나의 보지와의 진지한 만남을 몸 깊숙히 느꼈다.
베티 다슨이란 여성이 미국에서 오랫동안 보지 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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