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나는 다방] 강가에서 함께 한 하루
세상만나기 하던 주 토요일에 낙동강 순례길을 걸었어요.
일다 독자위원회 활동을 하게 되었는데요, 그곳에서 같이 가자 권하기도 했고
이번에 가입하신 화사님도 계시고, 요망단의 여유가 가자가자 이끌기도 했고요. 흣
(회원에게 한없이 연약한 녀자, 폴)
이번 달 세상만나기로 금강을 다녀온 나랑, 박봉에게 뭐랄까 영향을 받기도 했고요. :)
사대강을 가보고 싶었어요, 이제 공사가 시작되었다는 강들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제 눈으로 실감해보고 싶었지요. 하지만 괜히 봤다 싶을 정도로 믿기지 않은 현실이 펼쳐져 있더군요.
공사가 시작된 곳에서는 포크레인들이 지치지 않고 계속
흙을 파내고 그 흙들은 물길따라 떠내려가고 점점 바닥을 보이는 강들... 심란하더라고요.
마냥 괴롭기만 한 건 아니었어요.
심란한 이 내 마음, 순례길 내내 어디에 두었냐면요.
함께 걸은 민우 회원님들과 걸으니 그나마 덜 힘들었어요. :D
우리의 자랑스런 요망단의 여유님(힛), 지난 번 세상만나기 때 만났던 데조로님,
여성영화제 캠페인 때 가입하셨던 지은경님, 일다 독자위원회의 때 뵙고 가입해주신 화사님! :)
그리고 무엇보다 지율스님도 이번 순례길을 함께 해주셨어요.
그간 지율스님이 보고 느끼고 한 많은 것들, 문제들을 말씀해주셨어요.
얼굴을 가맣게 그을렸지만 말씀 하실 때마다 강단있어 보여서 왠지 감사했달까요.
몰랐는데 처음부터 산을 타야했어요. 으악, 땀을 엄청 흘렸다는;
산 위에 청룡사를 거친 후에 내려오니 무지막지한 공사판이 보였어요.
공사에 대한 설명 판이 세워져 있었는데요.
이 사대강 사업, 아주 자화자찬이 장난 아니더군요.
저 기둥에 대해서 '자연과 신의 선물인 럭키 플라워'래요.
제 눈에는 꽃이 아니라 그저 '인간의 탐욕, 불구덩이'로 보이는데 말입니다.
강가의 어느 동네 이름은 사벌(모레 뻘이란 뜻이겠지요?)면이래요.
그런데 공사 때문에 모레가 다 파지면 동네 이름도 바뀌어야 할 판이지요. 나오는 건 한 숨뿐.
그나마 강의 원형이 아직 살아있는 곳을 가봐야,
강이 어떤 모양이어야 하는질 알 수 있다고 지율스님이 이끈 곳으로 가보았습니다.
낙동강 하구, 이곳은 아직 괜찮지만 문제는
강 위에서 모레를 파내면 이곳도 강이 변할 것이랍니다. 가운데 저 마을, 동네도 없어질테고요.
지율스님의 말씀, "분노할 것이 아니라 이곳에 많이 와서 보고 가라, 느껴야 한다"는 겁니다.
기억에 또 남는 말씀, 산 때문에 강이 이런 모양으로 흐르는 게 아니라 강이 이렇게 흐르니 산이 깎인다.
물의 힘, 물길의 힘, 강의 힘을 느낄 수 있는 하루 순례길이었어요.
순례를 원하시는 분은 <강과 습지를 사랑하는 상주 사람들> 모임에 연락하시면 되어요.
아무튼 비탄에만 가득한 세상만나기 주가 될뻔 했는데
그래도 민우 회원들이 옆에서 서로 의지가 되어 주어 다행이었어요.
변하고 있는 강의 모습에 말수가 적어졌던 하루라
회원님들과 많은 얘기는 못했지만 서로의 눈빛과 한숨에 괜히 의지가 되었달까요. 야호!
아직 강을 들르지 못한 회원분들, 낙동강 순례길 함께 해요!
참, 6월 2일 투표로 강에 대한 우리의 마음을 보여줘야겠어요!
사진기를 안가져가서 사진을 찍어준 일다의 유리님께 얻었어요.
아쉽게도 그래서 함께 한 민우회원님들 얼굴이 없다는; 잇힝 아쉽아쉽
화사님의 후기를 보시려면 여길 클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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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그래, 우린 자연속에서 혜택을 받고 있는 데,고마움을 이런식으로 선사하는 군요~ 우울, 불안...ㅠ.ㅠ 순례의 길 다녀온 그대들 정말 부럽다^^ 담번 기회되면 나도 떠나고 시푸당요~~ ^^
스스로 세상을 만나고 온 폴, 폴의 힘 그대로 초록의 공명으로 다시 태어나길 함께 바랄게요.
민우회 회원들과 이렇게 강의 생명을 함께 느끼고 같이 아파하고 길동무 한 걸 보니 든든해요,,
민우회원들 멋쟁이~!!!^^
사진 속 폴과 여유의 모습은 참 아름다운데, 그만큼 아름다운 강이 삽질에 의해 무참히 변해버리는 모습에 무어라 말해야 할까요. 무엇을 해야 할까요...일단은 강과 평화를 살리는 투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