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활동
[탐나는 다방] 민우회의 오랜 벗, '서소'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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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11.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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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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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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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115
서소 회원을 만났다.
작년 민우회원 운동회나 송년회 등에서 언뜻언뜻 보았던, 이름만 알고 있던 서소.
그리고 민우회의 오래된 회원이라는 것 정도?
사실 나도 아주 사교적인 성격이 아닌지라 그닥 다가가지 못했었다.
그래도 조금 뭘 알고 가야지 싶어서 박봉과 오이에게 살짝 귀띔해 달라했더니
박봉 왈 "가면, 걔가 알아서 잘 얘기해 줄거야~"
오이 왈 "서소는 나의 베프야~♡"
조금은 끈적한 초여름 오후5시께, 매년 여성영화제가 열리는 신촌 아트레온으로 서소를 만나러 갔다.
서소는 (사)서울국제여성영화제 사무국에서 일하고 있다. 매년 봄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여성영화제를 총괄하는 일을 하고 있는 것! 그런데 도착하니 두둥~
마침 여성영화제 상근자 분들은 사무실에서 도란도란 술잔을 기울이는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하고 계셨다! 서소 말로는 1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일인데 그리 되었다며 나에게도 복분자주 한 잔을 권했다. 오랜만에 맛보는 달콤한 복분자주 한 잔에 취기도 오르고, 긴장감도 풀리고. 준비한 질문이고 뭐고 메모는 왠말이냐, 하고 있는데 서소가 먼저 운을 뗀다. "민우회 요즘 뭐해요?"
(사업 보고 시간을 가졌다. 노동팀은 어쩌구 저쩌구 건강팀은 뭐시기 저시기 반차별팀은 솰라솰라, 앗! 상담소 빼먹었네;;)
서소는 요즘 매우X100 바쁘다고 한다. 여성영화제 일을 한다고 해서 영화제 할 때만 바쁜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다. 영화제가 끝난 후에는 회계 정산 같은 온갖 마무리 일을 해야 해서 요즘 같은 때가 더 바쁘다고. 또 8월 초에 정기총회를 하기 때문에 여름 휴가 조차 늦여름이나 초가을에나 간다. 다른 시기에도 다양한 행사들이 있어서 늘 야근도 많이 하고 바쁘다고.
그래서인지 민우회 홈페이지에 거의 들르지도 못하고 뉴스레터를 겨우 잠깐 눈으로만 훑어본다. 아우, 울 회원님들, 넘 바쁘게 살고 계시네. 그런 와중에 서소는 "상근자들 많이 바쁘지 않아요?" 하며 또 상근자들 걱정을. ㅠ.ㅠ
역시 관록있는 회원은 다르구나 생각하면서 민우회에서의 허스토리를 물었다. 서소가 민우회와 만난 것은 십 년도 훌쩍 넘은 1997년 경. 서소의 고향은 광주인데 여성주의 문화 활동을 해 보고 싶다는 보랏빛 꿈을 안고 서울에 왔다. <또하나의 문화>에서 활동을 시작한 그녀는 막상 서울에 와보니 서울 사람들이 상당히 쏘 쿨하다는 것을 느꼈단다. (지방에서 올라온 이들에게 한 번쯤 들어본 말이다) 오는 사람 안 말리고 가는 사람 안 잡는다, 뭐 이런거. 그 때 또문에 같이 있던 친구 한 명이 마침 민우회 회원이었다.
민우회는 참 정감 있고 좋은 곳이다(!)란 말에 민우회 문을 두드린 그녀, 그곳에서 상근활동을 하고 있던 박봉, 열심히 회원활동 하던 오이와 처음 만났다. 고용평등TV모니터 위원회 모임을 하며, 열심히 회원활동을 시작한 서소는 민우회 상근자 면접도 두 번이나 보았다. 재수를 하는 그 열정! 그렇게 00년(01년?)에 상근활동을 시작해서 "평등한 일 출산 양육 국제포럼"을 주요 업무로 맡았다고. 그런데, 1년 하고 문화 일에 대한 갈망으로 여성영화제에서 일하게 되었다. (민우회는 예나 지금이나 빡셌던 모양 ㅎㅎ)
민우회가 회원들에게 "차갑지 않은 방식으로 열려있다"는 점이 가장 좋다고 말하는 그녀. 30대를 온전히 민우회와 함께 보내고 친한 친구들도 모두 민우회에서 만난 친구들이라는데, 이 정도면 그녀의 민우회 사랑도 대단!
서소를 만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한국에서 가장 멋지고 좋은 문화를 가진 조직이 바로 민우회"라고 말하던 모습이었다. 자기는 정말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며 강조하는 모습을 보니 대체 이 민우회란 공간의 정체는 뭘까 하고 다시 한 번 더 감탄. 그리고 회원들의 그런 믿음과 열정이 민우회를 움직이는 힘이란 걸, 느끼게 되었다.
서소에게는 많이 바쁠 때이지만 민우회원 MT에서 보길 기대하며, 혹은 서소 사는 동네 근처에 좋은 술집이 많다는데 그곳에서 한 번 뭉치길 기대하며 서소와의 만남을 마치고 돌아왔다.
여기서 끝나면 아쉬우니까 보너스!
서소와의 7문 7답을 진행했으나 장시간 수다를 떤 관계로 3개만 골라 싣습니다.
제주도 얘기하다가 해군기지 공사 반대하는 강정마을 얘기로, 트위터를 통한 액션 얘기로, 최신 유행에 뒤쳐지지 않는 것에 대한 얘기로 얘기가 흘러가면서 7문7답은 마무리!
서소님! 야근 너무 많이 하지 마시구 우리 담에 맛있는 술 한 잔 해요~
이상 나은이 쓴 탐나는 다방이었습니다-
작년 민우회원 운동회나 송년회 등에서 언뜻언뜻 보았던, 이름만 알고 있던 서소.
그리고 민우회의 오래된 회원이라는 것 정도?
사실 나도 아주 사교적인 성격이 아닌지라 그닥 다가가지 못했었다.
그래도 조금 뭘 알고 가야지 싶어서 박봉과 오이에게 살짝 귀띔해 달라했더니
박봉 왈 "가면, 걔가 알아서 잘 얘기해 줄거야~"
오이 왈 "서소는 나의 베프야~♡"
조금은 끈적한 초여름 오후5시께, 매년 여성영화제가 열리는 신촌 아트레온으로 서소를 만나러 갔다.
서소는 (사)서울국제여성영화제 사무국에서 일하고 있다. 매년 봄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여성영화제를 총괄하는 일을 하고 있는 것! 그런데 도착하니 두둥~
마침 여성영화제 상근자 분들은 사무실에서 도란도란 술잔을 기울이는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하고 계셨다! 서소 말로는 1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일인데 그리 되었다며 나에게도 복분자주 한 잔을 권했다. 오랜만에 맛보는 달콤한 복분자주 한 잔에 취기도 오르고, 긴장감도 풀리고. 준비한 질문이고 뭐고 메모는 왠말이냐, 하고 있는데 서소가 먼저 운을 뗀다. "민우회 요즘 뭐해요?"
(사업 보고 시간을 가졌다. 노동팀은 어쩌구 저쩌구 건강팀은 뭐시기 저시기 반차별팀은 솰라솰라, 앗! 상담소 빼먹었네;;)
서소는 요즘 매우X100 바쁘다고 한다. 여성영화제 일을 한다고 해서 영화제 할 때만 바쁜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다. 영화제가 끝난 후에는 회계 정산 같은 온갖 마무리 일을 해야 해서 요즘 같은 때가 더 바쁘다고. 또 8월 초에 정기총회를 하기 때문에 여름 휴가 조차 늦여름이나 초가을에나 간다. 다른 시기에도 다양한 행사들이 있어서 늘 야근도 많이 하고 바쁘다고.
그래서인지 민우회 홈페이지에 거의 들르지도 못하고 뉴스레터를 겨우 잠깐 눈으로만 훑어본다. 아우, 울 회원님들, 넘 바쁘게 살고 계시네. 그런 와중에 서소는 "상근자들 많이 바쁘지 않아요?" 하며 또 상근자들 걱정을. ㅠ.ㅠ
역시 관록있는 회원은 다르구나 생각하면서 민우회에서의 허스토리를 물었다. 서소가 민우회와 만난 것은 십 년도 훌쩍 넘은 1997년 경. 서소의 고향은 광주인데 여성주의 문화 활동을 해 보고 싶다는 보랏빛 꿈을 안고 서울에 왔다. <또하나의 문화>에서 활동을 시작한 그녀는 막상 서울에 와보니 서울 사람들이 상당히 쏘 쿨하다는 것을 느꼈단다. (지방에서 올라온 이들에게 한 번쯤 들어본 말이다) 오는 사람 안 말리고 가는 사람 안 잡는다, 뭐 이런거. 그 때 또문에 같이 있던 친구 한 명이 마침 민우회 회원이었다.
민우회는 참 정감 있고 좋은 곳이다(!)란 말에 민우회 문을 두드린 그녀, 그곳에서 상근활동을 하고 있던 박봉, 열심히 회원활동 하던 오이와 처음 만났다. 고용평등TV모니터 위원회 모임을 하며, 열심히 회원활동을 시작한 서소는 민우회 상근자 면접도 두 번이나 보았다. 재수를 하는 그 열정! 그렇게 00년(01년?)에 상근활동을 시작해서 "평등한 일 출산 양육 국제포럼"을 주요 업무로 맡았다고. 그런데, 1년 하고 문화 일에 대한 갈망으로 여성영화제에서 일하게 되었다. (민우회는 예나 지금이나 빡셌던 모양 ㅎㅎ)
민우회가 회원들에게 "차갑지 않은 방식으로 열려있다"는 점이 가장 좋다고 말하는 그녀. 30대를 온전히 민우회와 함께 보내고 친한 친구들도 모두 민우회에서 만난 친구들이라는데, 이 정도면 그녀의 민우회 사랑도 대단!
서소를 만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한국에서 가장 멋지고 좋은 문화를 가진 조직이 바로 민우회"라고 말하던 모습이었다. 자기는 정말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며 강조하는 모습을 보니 대체 이 민우회란 공간의 정체는 뭘까 하고 다시 한 번 더 감탄. 그리고 회원들의 그런 믿음과 열정이 민우회를 움직이는 힘이란 걸, 느끼게 되었다.
서소에게는 많이 바쁠 때이지만 민우회원 MT에서 보길 기대하며, 혹은 서소 사는 동네 근처에 좋은 술집이 많다는데 그곳에서 한 번 뭉치길 기대하며 서소와의 만남을 마치고 돌아왔다.
여기서 끝나면 아쉬우니까 보너스!
서소와의 7문 7답을 진행했으나 장시간 수다를 떤 관계로 3개만 골라 싣습니다.
1. 나 이런 사람이야!
"요즘 고민 중이예요. 내가 대체 어떤 사람인지. 어려운 질문이네요. 패스!"
2. 여성주의?
"으아아아악! 이렇게 어려운 어려운 질문을 하다니요!!"
"그냥 떠오르는 대로 얘기해 주세요~"
"보라색!"
3.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곳
"제주도와 침대예요. 3년동안 제주도를 매년 한 번씩 갔던 것 같아요. 최근에 영화제에서 후원회원 80여명과 함께 여신기행 다녀왔어요. 글로리아 스타이넘도 와서. 행사 치르는 것이 굉장히 빡셌고, 잠도 잘 못 자고 밥도 잘 못 먹었어요. 요즘이 영화제 끝나고 정산하는 시기인데 굉장히 지치는 시기거든요. 안가고 싶다,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갔는데 참가자들이 너무 좋아하시는 거예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모습 속에서 스탭인 내가 기운을 받았어요. 오름에서 덩실덩실 춤도 추시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제주도에서 한 번쯤 살아봐도 좋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나중에 나이 들면 제주도에서 택시 운전 하고싶다고 얘기했더니 영화제 스탭들이 택시운전하면 호텔 주차장에나 박혀 있을거다라고 구박하더라구요. 쉬는게 좋아서 침대는 매우 좋아해요. 침대 위에서 뭐든 다 할 수 있어요."
"요즘 고민 중이예요. 내가 대체 어떤 사람인지. 어려운 질문이네요. 패스!"
2. 여성주의?
"으아아아악! 이렇게 어려운 어려운 질문을 하다니요!!"
"그냥 떠오르는 대로 얘기해 주세요~"
"보라색!"
3.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곳
"제주도와 침대예요. 3년동안 제주도를 매년 한 번씩 갔던 것 같아요. 최근에 영화제에서 후원회원 80여명과 함께 여신기행 다녀왔어요. 글로리아 스타이넘도 와서. 행사 치르는 것이 굉장히 빡셌고, 잠도 잘 못 자고 밥도 잘 못 먹었어요. 요즘이 영화제 끝나고 정산하는 시기인데 굉장히 지치는 시기거든요. 안가고 싶다,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갔는데 참가자들이 너무 좋아하시는 거예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모습 속에서 스탭인 내가 기운을 받았어요. 오름에서 덩실덩실 춤도 추시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제주도에서 한 번쯤 살아봐도 좋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나중에 나이 들면 제주도에서 택시 운전 하고싶다고 얘기했더니 영화제 스탭들이 택시운전하면 호텔 주차장에나 박혀 있을거다라고 구박하더라구요. 쉬는게 좋아서 침대는 매우 좋아해요. 침대 위에서 뭐든 다 할 수 있어요."
제주도 얘기하다가 해군기지 공사 반대하는 강정마을 얘기로, 트위터를 통한 액션 얘기로, 최신 유행에 뒤쳐지지 않는 것에 대한 얘기로 얘기가 흘러가면서 7문7답은 마무리!
서소님! 야근 너무 많이 하지 마시구 우리 담에 맛있는 술 한 잔 해요~
이상 나은이 쓴 탐나는 다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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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여경 뎡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머리스탈 보니 그런 것도 같다 ㅋ
서소 보고싶다ㅠ_ㅠ 엉엉. 나 머리자르고 서소 닮았단 소리 들었는데- _-* 북흐북흐.
시크 서소~ 차갑지 않게 열려있는 민우회라니. 정말 관록이 느껴지는 회원옹이시군뇨 ㅎㅎ
마자요..서소님 처음 봤을때가 다다다회의서 였는데..남다른 포스가 느껴졌어요..
폴의 말대로 여느 배우보다 더 멋지신거 같어.. 자주 뵈고싶어요..^^
7문7답까지 준비한 나은의 탄탄한 만남, 깊이있는 서소의 내공이 만나 읽는 내내 즐거운 글이었어요! 민우회의 내공도 함께 느껴집니다! 민우회, 참 신기한 시공간! 참 매력적인 사람!
아 뭔가 묵직하게 든든타..
나은의 글도 좋고, 서소의 보석같은 말들도 좋고...
"한국에서 가장 멋지고 좋은 문화를 가진 조직이 바로 민우회" --- 민우회와 견줄만한 단체가 한국에 또 어디가 있을까? 갑자기 궁금~~
멋진 서소님 :)
영화제 때 여느 배우보다 더 멋지다능 ㅋ
정말 고대하던 회원탐방이었어요!
서소님~ 야근 마치면 술 한잔 해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