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나는 다방] 경험적 여성주의자 아넹
100만톤급 내공의 경험적 여성주의자,
아넹을 만나다
글 : 시원
아넹을 처음 만난 건 3·8여성대회 뒤풀이 장소였습니다. 워낙 사람이 많았기에 누가누군지 어리벙벙한 상황에서, 뒤풀이 장소로 온 아넹이 제 앞자리에 앉았지요. 뭔가 비범한 기운이 넘치는 아넹과의 짧은 만남의 아쉬움을 알았을까요? 스누피가 나에게 탐나는 다방의 2탄을 아넹과 함께 해보라고 제안하네요. 아비오~~
학업과 일을 병행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흔쾌히 시간을 내 준 아넹 덕분에 만남은 당장 성사되었습니다. 민우회 부근 카페에서 2시간이 10분처럼 느껴질 만큼 공감하며 나눈 많은 이야기들을 시원이 쓰고, 회원팀이 조금 다듬어 이렇게 내 놓습니다.
2014년 두번째 <탐나는 다방> 주인공 - 아넹, 그녀는 누구인가!
2013년 11월에 민우회 회원이 되었습니다.
낮에는 늦깎이 대학생으로, 저녁에는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살아갑니다.
민우회 소모임 '작심삼일'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열혈 회원이랍니다^^
민우회 홈페이지를 둘러보다 '여기다'란 느낌에 끌려 회원가입
어떻게 여성주의와, 민우회와 인연을 맺었느냐는 질문에 아넹은 전희경 선생님의 수업 이야기를 꺼낸다. 현재 늦깎이 대학 3년생인 아넹은 2012년 2학기에 전희경 선생님의 강의를 통해 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내면화되어있던 가부장성을 깨닫고 머리가 '띵~'할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이 일을 계기로 "언젠가는 시민단체에 가입해 활동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지만, 막상 1년동안은 마음만 품고 있었다고.
그러다 2013년 말 인터넷 검색을 통해 '한국여성민우회'라는 단체에 전희경 선생님이 정책위원으로 계심을 알게 되었고, 열심히 한국여성민우회 홈페이지를 둘러보다가 ‘여기다!' 라는 느낌이 들어 회원가입을 했다는 것이다.
2014 총회 뒷풀이에서 '작심삼일' 소모임 회원들을 만나다
'민우회가 나와 잘 맞을 것 같다'는 느낌은 자연스럽게 '신입회원만남의 날'로 아넹을 이끌었다. 신입회원만남의 날에 소모임에 대한 소개를 받았는데, 일을 하고 있다보니 처음엔 주말에 진행하는 ‘엽서와 산책’ 소모임에 관심이 있었다. 그런데 운명은 다른 곳으로 아넹을 인도했던 듯하다. 2014년 민우회 총회가 있던 날 뒷풀이 장소에서 작심삼일 소모임에서 활동하고 있는 회원 수풀과 여울을 만난 것이다!
이날의 만남을 계기로 현재 작심삼일에서 열심히 활동중인 아넹! 낮에는 공부하고 저녁에 일을 하면서도 피곤함을 물리치고 늦게라도 꼭 소모임에 참석한다.
아넹에게 작심삼일의 활동에 대해 묻자 "너무 신나고 편안하다. 행운인 것 같다."며 정말 대박 복권을 맞은 사람의 표정을 짓는다. 그 표정이 너무나 밝아 인터뷰를 하는 나까지도 작심삼일에 유혹을 느낄 정도였으니.. 이 글을 보시고 소모임 '작심삼일'이 궁금하신 분들은 모람ing 게시판으로 가 보시길!
순종하고 양보하던 장녀의 굴레를 벗고 '나'의 삶 찾기
아넹은 시골에서 장녀로 태어나, 시골 가난한 가정의 많은 장녀들이 권장 받는 ‘맏딸’로서의 삶을 정말 열심히 살았다고 한다. 얌전하고 착하고 순종하고 양보하고 동생을 엄마처럼 돌보는 맏딸의 삶을 충실히 살았지만, 깊은 곳에서 꿈틀대는 ‘나’로 향하는 욕망은 비워질 수 없었다. 그래서 빨리 결혼하고 싶었다고 한다. "시집만 잘 가면 모든 게 해결된다"는 식의 환상을 끊임없이 부추김하던 시절이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아넹의 환상은 곧 깨져버렸단다. 결혼 초기부터 남편의 가정폭력 때문에 아주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었다.
아넹은 그 시간을 ‘지옥 같았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아넹은 너무나 당당하고 자연스럽게 그 시간들에 대해, 그 시간을 멈추기 위해 사용한 시간들에 대해 내게 이야기해 주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결혼 후에도 끝나지 않았던 ‘맏딸’의 굴레와 그 굴레를 던져 버리려고 했을 때 마주하게 된 가족들의 모습에 대해서도..
'아이들'만을 이유로 하지 않고 나를 긍정하는 힘
아넹에게 그 끔찍한 시간을 견디게 했던 세 가지는 ‘아이들, 성당에서 만났던 언니,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끈기’라고 했다. 그 엄청난 과정을 겪으면서도 ‘아이들’만을 이유로 하지 않고 자신을 긍정할 수 있는 힘을 지켜낸 그녀. 그 힘이 한부모로서 늦깎이 대학생으로, 학생과 직업인을 오가면서도 여성단체를 스스로 찾아오게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넹에게서 풍기던 100만톤급 내공의 정체가 바로 이것이었구나, 이론만으로는 획득될 수 없는 삶의 경험 속에서 체득한 여성주의자의 모습이 이것이로구나 싶었다.
이 글을 읽게 될 민우회 회원들에게 전하고픈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넹은 다시 수줍은 신입회원이 되어 말한다.
"제가 뭐 할 말이 있겠어요? 그저 회원들 모두 잘 만나고 많이 나누고 했으면 좋겠어요."
사실 긴 시간동안 사랑과 미움, 분노와 죄책감, 종교와 냉담 등에 대해 더 많은 얘기를 나눴다. 서로의 경험을 터놓으며 눈가에 눈물이 맺힐 만큼 참 많이 공감하고 깊은 자매애를 느끼는 시간이기도 했다.
아넹, 오늘 데이트 정말 소중했어요. 작심삼일 한 번 놀러 갈게요!
인터뷰어 시원은? (회원팀이 썼어요)
고양파주지부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회원이자 활동가인 시원.
올해는 본부에서 회원이자 공동대표로 새롭고 멋진 시간을 채워나가고 있습니다.
소중한 이야기 나눠준 아넹, 펼쳐준 시원 모두 감사합니다. 멋져요 짝짝짝♥ 세 번째 <탐나는 다방>은 4월 마지막주에 돌아옵니다. 인터뷰어, 혹은 인터뷰이로 참여하고 싶은 분들은 회원팀으로 연락주세요~! [email protected] / 02-737-5763 회원팀 꼬깜, 반아, 제이, 스누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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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넹얘기는 소주한잔하며 들으면 더더욱 깊이있죠^^ 아넹의 열정을 보고 저도 민우회에서 술만먹으면 안되겠다 생각했어요^^ 어려움 이겨내서 , 더 강해진거 축하해요~*(내이름언급해줘서 고마워요 ㅋㅋㅋㅋㅋㅋㅋ)
폭풍인기로군요. 그래도 여성의 날 때 장시간 술잔을 앞에서 함께 기울였던 저도 잊지 말아주삼~.
아넹은 왠지 언니라고 부르고 싶어요. 아넹언니~(꼬깜)
444때 아넹 온다는 얘기 들었는데~~ 개인적인 일 때문에 못 봤어용 ㅠㅠ.
데이트 신청은 언제든 코올~~. 제가 이런 기억력은 좋다는.. 기다릴께용 ㅋㅋ
아넹엉니의 댓글을 읽으며 또 한번 눈물 그렁그렁.. 엉늬 제가 정말 더 고마워요. 스릉흠느드..♥
아넹의 로또 맞은 것 같은 행복함 저도 느껴요ㅎㅎㅎ 민우회와 작삼이 이어준 소중한 인연에 또한번 감사^^
올해 첫 탐나는 다방 좋다! 아넹 반가워요. 이 인터뷰를 하던 날 우연찮게 옆에 앉아있었던 용가리에요ㅋㅋ 옆에 들을 때 자꾸만 울컥해서, 그러면 안될것 같아 조용히 자리를 떴었지요. 다음엔 정말 아넹과 이야기 나눠보고 싶어요. 인터뷰 읽는 내내 공감, 또 공감하게 돼요. 회원들의 민우회를 만나기 전까지의 스토리는 언제나 감동이네요ㅎㅎ
여러분~~^^지면을 통해서 여러분에게 사랑고백을 해야겠어요...지지와 격려 느무느무 감사해요...마음이 충만해지는 느낌이어요~~
조회수중에 10회이상은 제가 들어와본걸 고백해요...ㅋㅋㅋ(이상하게 자꾸 들어와보게 되네요...ㅋㅋㅋ)
우선 시원~~너무 수다스럽게 떠들었는데 간결하면서도 잘 표현해 주어서 넘 감사해요..^^
시원과의 만남이 저에게도 무척 소중하게 간직되었어요....마지막에 저에게 애기해주신 바램....가슴속에 깊이 간직하게 되었답니다....다음에 데이트신청할께요~~받아주세요...ㅋㅋ
그리구요...애써준 우리 스누피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요...넘 예쁜 스누피...고마워요...^^
아넹 이야기 들으며 실시간으로 읽는 탐나는 다방!! 헤헤 반가워요~~~! 아넹(후배님?!?!ㅋㅋㅋ)
뭔가 아넹이랑 마소랑 잘어울린다...ㅎㅎ
아넹 엠티때 처음봤지만 편하고 진심어린 따뜻함
그래서 제가 말이 많아졌었는데요 ㅋ
아넹 알게되어 너무 기쁘고요 앞으로 쭈~욱 만나요^^
아넹도 나도 모두 아자아자!!
아넹의 이야기, 역시 멋지군요:-) 아넹을 민우회에서 만나게 되어 너무나 좋아요!
아넹과 함께 하게된 작심삼일이 대박복권 맞은거에요 하하하 함께하며 참 즐거워요 자주 봅시다 멋진 아넹
아고 아넹 안녕? 반가워요. 아넹에게 받았던 에너지, 글에서도 다시 느껴집니다. 작삼이나 민우회 뒤풀이에서 또또 만나요 클클!
이야기 들을 수 있게 해 주어서 고마워요 아넹! 아넹 만세!
아넹^^ 자신을 긍정하는 힘을 지켜낸다는 것...이 중요한것같아요.마음에 남네요!
멋진 아넹! 아넹과 처음 전화통화하고 신입 만남에 날에도 참석하여 인사나눴던 기억이 다시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또 작삼까지 하게 되어 더 반갑고 그래요 ㅎㅎ앞으로도 민우회 안에서 에너지 빡! 받아서 힘차게 살아봐욧!
탐나는 다방 즈엉말 좋다아... 시원과 아넹이 인터뷰하던 날 잠시나마 아넹 봐서 무척 반가웠어요! 아넹의 빛나는 눈과 시원스런 웃음이 참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아넹과 도란도란 이야기나눌 기회를 갈망하고 있답니다. 내공 딴딴한 아넹, 멋있어요-
내공만땅인 아넹을 작삼서 만나게 되어 너무 뿌듯합니다. 저도아넹을 알게되어 정말 햄볶아요.ㅋㅋ^^ 작삼이 더 딴딴해질듯.^^
아넹의 이야기를 들으면 아넹이 얼마나 강인하고 단단한 사람인지 알게되요. 아넹을 알게 되서 햄볶아요^^ 앞으로도 더 민우회에서 자주 만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