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우액션
[파업과정의 폭력진압과 인권유린에 대한 현장증언대] 현장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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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06.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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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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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증언대
-여성집중사업장에서의 폭력을 중심으로-
용역경비와 경찰에 의해 여성노동자의 노동권과 인권이 더욱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는 현실을 여성노동자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드러내고자 현장증언대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노동자의 인권이 유린되는 현장을 고발하는 현장증언대를 인권위원회에서 하게 된 것은 또한 의미심장한 일일 것입니다.
오전11시 30분경, 각 사업장에서 파업투쟁 중에 참석해 주신 노동자 분들과 시민사회단체 구성원들, 그리고 방송, 언론사 기자들로 좁은 장소가 꽉 들어차 이 문제의 심각성과 관심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는 민우회 최진협 활동가의 사회로 세종병원, 기륭전자, 레이크사이드, 대교의 여성노동자 분들이 발언자로 참석한 가운데 시작되었습니다.
[사례1] 세종병원
세종병원지부는 1987년 설립되었고,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소속 사업장입니다. 350여명 가입대상자수 가운데 조합원수가 많았을 때는 250여명에 달했으나, 병원측의 끊임없는 노조탈퇴공작과 노조탄압으로 조합원수가 최근 40여명으로 줄었습니다.
병원측의 단체협약 일방해지에 맞서 2006년 1월 19일 파업에 돌입하자 세종병원은 용역깡패 35명을 동원하여 매일같이 무자비한 탄압을 일삼고 있습니다. 밀폐된 병원로비에서 파업농성하는 조합원들에게 소화기를 뿌리고, 물대포를 쏘고, 심지어는 염화칼슘까지 뿌려대면서 폭력을 휘둘렀고, 용역깡패들과 중간관리자들은 여성조합원들의 음부를 가격하고 화장실을 쓰지 못하게 하며 욕설과 성희롱 발언등 인권유린을 자행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소화기를 맞은 윤은진 씨는 호흡곤란을 일으켜 응급실에서 위세척을 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용역경비가 아닌 병원측을 향해 정당한 요구를 하는데 매일 용역경비를 맞닥뜨려야 하는 현실은 노동자들을 두려움에 가두어 노조활동 자체를 위축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심장전문병원에서 노동자들의 심장을 도려내는 일들을 자행하고 있다"며 발언대에 선 윤은진씨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사례2] 기륭전자
기륭전자는 지난 2004년 노조를 설립하여 설립당시 230여 명의 노동자가 조합원으로 가입하였으나 회사가 각종 노조탈퇴공작을 일삼고 있습니다. 기륭전자는 정규직, 계약직, 불법파견 비정규직이 함께 투쟁하는 사업장으로 여성노동자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업장입니다.
회사측은 근로계약기간 만료라는 이유로 불법파견노동자들과 직접 채용 계약직 노동자들을 대량 계약 해지 통보하기 시작했고, 조합원들에게 탈퇴서 작성을 요구하며 노골적으로 노조를 탄압하였습니다. 또한 구사대 조직을 만들어 합법적 집회를 방해하고 폭력을 행사하며 교섭은 아무 이유 없이 계속 거부하고 있습니다.
기륭전자는 사내 조합원들을 감시하기 위해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고 조합원을 감금하거나 정문을 폐쇄하는 등 출입통제를 하고 있으며, 심지어 분회장을 포함한 3명의 여성노동자들을 공장 안으로 끌어들여 집단폭행과 강제로 웃옷을 벗기는 성폭력까지 자행하였습니다. 또한 4시간 이상이나 소방호스로 여성노동자들에게 물대포를 쏘았으나, 이 과정에서 119에 신고하여 출동한 경찰은 팔짱만 끼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불법파견을 중단하고 노조활동을 보장하며 성실교섭하라는 노조의 요구는 용역경비와 구사대를 동원한 폭력 속에 묻히고 있으며 장기적인 투쟁이 되고 있습니다.
[사례3] 레이크 사이드
레이크사이드는 골프장 영업을 하는 회사로, 레이크사이드의 노동자들은 2005년 8월 회사측 경영권 분쟁으로 고용불안을 느껴 노조를 결성하였습니다. 고용안정을 목표로 한 파업이 시작되자 회사는 직장폐쇄를 공고하고 노동조합의 활동을 방해하기 시작했습니다. 파업농성을 위해 설치한 천막을 철거하고, 용역경비와 직원 구사대를 조직하여 조합원에 대해 골프장 출입을 봉쇄하고 있습니다.
용역경비와 구사대에 의한 폭력은 대다수가 여성노동자인 조합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용역경비는 언어적 성희롱 및 물리적 폭력, 욕설을 하며 죽여버리겠다는 식의 위협적인 폭언을 상시적으로 하고 있으며, 경찰이 출두하여 있으나 용역경비의 폭력을 수수방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노조의 요구사항은 원직복직과 단협체결을 통한 고용안정이지만, 대표이사는 한 번도 교섭자리에 나오지 않고 용역 경비를 앞세워 노조를 와해시키는 데만 몰두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례4] 대교
대교의 학습지 교사들은 특수고용노동자로서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해 노동조합 자체를 부정당하고 있습니다. 특히, 학습지 교사 중 90% 이상을 차지하는 여성에 대해 생리휴가, 출산휴가 등이 적용되지 않고 여타 모성보호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전혀 받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증언대에서 발언한 이홍림 씨도 당시 만삭의 몸으로 노조활동에 참가하고 있었습니다. 회사측은 노동조합 불인정으로 단체협상을 거부하고 있으며 부정업무 근절을 요구한 교사들을 보복성으로 계약해지시켜 왔습니다. 2006년 1월부터 본사 앞 천막 농성을 시작했으나 교섭은 계속 내용 없이 결렬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농성을 위해 설치한 천막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회사측은 용역경비를 동원하여 폭력을 행사하였습니다. 그 자리에 있던 이홍림 씨가 목격한 바에 따르면, 여성조합원들은 물론 임산부와 취재를 나선 기자에게까지 담요를 덮어씌우고 폭행하였으며 카메라를 뺏는 등 심각한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노동자성을 인정하고 모성보호와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며 회사측의 불법행위를 처벌, 시정하라는 노동조합의 요구가 역시 용역경비의 폭력아래 짓밟히고 있습니다.
사례발표가 끝난 후 파업 현장에서의 폭력진압에 관한 영상이 상영되었습니다. 조합원들에 의해 기록된 영상과 뉴스에 방송된 폭력진압 영상 속에서 우리는 현장증언대의 사례들을 생생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민주노총 김지희 부위원장의 취지문 낭독을 끝으로 현장증언대를 마쳤습니다.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인 노동조합 결성과 활동의 자유를 회사측의 조직된 폭력으로 탄압하는 이런 현실은 노동권과 인권의 현주소가 어디인지를 극명하게 드러내 줍니다. 특히, 여성노동자가 대다수인 사업장에서는 성적함의를 담은 폭언들과 여성에 대한 성폭력을 자행하여 인권을 침해하고 활동을 위축시키는 현실은 충격과 분노를 느끼게 합니다.
용역경비가 투입되는 사업장은 하나같이 노동쟁의가 장기화되고, 노조 무력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노동조합 감시, 활동방해, 협박 폭력까지 수반한 노무업무를 대행하도록 함으로써 용역경비 투입이 심각한 노·사간의 대립과 갈등을 낳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경찰은 용역경비의 불법적인 행위에 어떠한 제재도 가하지 않으며 수수방관하는 모습으로 일관해 왔습니다. 이것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자신의 책무를 방기한 명백한 직무유기입니다.
현장증언대가 현장에서 정당한 교섭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에게 폭력으로 대응하는 회사측과 이를 묵인하는 경찰을 강력히 규탄하고 이러한 인권침해가 중단되기를 촉구하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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