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가을 날의 834차 수요시위 후기
안녕하세요, 폴 입니다. 꾸벅 꾸벅(배꼽인사)
땀이 삐질삐질 나던 무더운 여름이 가고 이제는
정말 기다리고 기다리던 완연한 가을이 찾아 왔습니다.
청명한 하늘 아래 민우회 활동가들은
제 834차 수요시위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새삼 느꼈습니다, 과연 이 지난한 시위가
언제까지 계속되어야 할지 답답하기도 하였습니다, 만
이런 마음이 들수록 더욱 단단하게 함께 모여 할머님들의 그리고
우리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다시 의지를 다지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자아- 수요일 정오가 되지 미국대사관 뒷 쪽이자
일본대사관 앞에 왠 마이크를 든 누군가가 보입니다.
아! 그 누군가는 바로 이번 수요시위의 사회를 맡은 따우입니다.
따우는 처음으로 사회를 해본다고는 했지만 매끄러운 진행을 선보였습니다. :)
수녀회에서도 많은 분들이 오셨고요. 그리고 수요시위의 주인공,
언제나 꿋꿋하고 자랑스럽게 참가하시는 할머님들도 앞 쪽에 앉아계십니다. 마음이 든든해집니다. :)
그리고 뒤에 피켓 여러 개가 보이지요? 바로 우리 민우회의 활동가들입니다.
누가누가 함께 했는지 이번 수요시위에 참가한 활동가들의 모습은 맨 나중에 공개해드릴께요!
수요 시위의 첫번째는 언제나 그렇듯 바위처럼으로 신나게 시작했답니다.
그리고 강주혜 사무국장님의 정대협 활동 경과 보고가 있었습니다.
할머님들의 명예회복과 제대로 된 보상을 위해
정말 많은 분들이 여러 활동을 세계 곳곳(/을 향해)에서 펼쳐나가고 있었습니다.
따우의 매끄러운 진행과 함께 수요시위는 점점 무르익었답니다. :)
다음 순서는 바로바로 저의 연대발언이었습니다. 발언을 하기 위해
새로운 마음으로 오랜만에 반짝이는 금단추 비로드 옷을 입고 왔습니다.
전쟁 피해자로서 할머님들의 존재는 서글프게 만들기도 하지만
동시에 역사의 산 증인으로서, 평화운동가로서 할머님들은 우리에게 큰 깨달음을 주고 계십니다.
그래서 더욱 할머님들이 자랑스럽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
무엇보다 우리 스스로 끊임없이 성찰과 고민을 해야 하며,
수요시위의 주체이자 주인공인 할머님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들어야 할지,
어떻게 함께 힘을 보탤 수 있을지 곰곰이 매우 곰곰이 그리고 빨리! 생각해봐야 한다고 덧붙였지요.
그 다음은 민우회의 최고 밴드의 공연이 열렸습니다.
뚝딱뚝딱 미니 앨범을 만들어도 될 정도의 순발력을 가진
노래하는 하나, 또 노래하는 다라 그리고 기타치는 먼지입니다.
(먼지 옆에서 절하는 포즈의 따우, 기타 소리를 잘 들리게 하기 위해 마이크를 대고 있었답니다. ㅎ)
한대수의 "행복의 나라로" 를 함께 부르며 정말 정말
노래 가사에서처럼 행복의 나라로 모두 함께 손 잡고 가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곳에서 오신 여섯 분께서 자유 발언대에 올라주셨습니다.
첫 번째 분(맨 위 왼쪽)은 할머님들에 대한 증언집을 보고 용기내어
혼자 시위에 참가한 대학생 김현정님, 옆은 남편 분과 함께 참가하신 김진향 님
김진향 님은 독일에서도 꾸준히 할머님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활동하고 계시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래 후드티를 입은 분은 에티 님 입니다. 열심히 시위 사진을 찍는 모습에
기자인줄만 알았는데 여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찾아 시위에 함께 하셨더라고요. :)
그 옆은 포항의 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웨인 리브스 님입니다.
한국 역사에 관심이 많아 고대부터 현대까지 이르는 수십 권의 역사 책을 읽으셨다고 해요.
그 중에서 일제 강점기 시대, 할머님들에 대한 문제에 제일 놀라웠고 슬펐다고 이야기해주셨어요.
(바로바로 통역해주신 정대협 활동가 분 덕분에 외국에서 오신 분들의 발언이 귀에 잘 들어왔습니다.)
그 아래 단발머리 여자 분은 미국에서 온 스테이시 님입니다.
할머님들에 대한 이야기, 이러한 상황들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책을 쓰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다 하지 못한다면
자신의 손녀에게 이어서라도 하겠다는 너무도 멋진 이야기를 해주셨답니다! 와!
마지막으로 극단 나비의 이정민 님의 할머님들에 대한
감사와 용기를 북돋는 발언을 끝으로 자유발언이 마쳐졌습니다.
그리고 시위의 하이라이트, 성명서 낭독이 시작되었습니다.
성명서 낭독은 민우회의 바람이 낭랑하고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이어졌지요.
성명서 낭독을 들으며ㅡ 고개를 끄덕 끄덕거리면서 그리고
시위에 참가한 모두가 원하는대로 어서 빨리 이루어지길 무척 기도했습니다.
834차 수요시위, 우리는 끈질김의 바통을 이어 받아
시간에 묻혀 지워지는 것이 아니라 기억해야 할 ‘오늘’로 다시 써내려가고자 하는 것이며,
할머니들의 용기는 단순한 ‘용기’가 아니었다는 부분,
끈질기게 진행된 수요시위엔 전세계의 사람들이 찾아오게 만들었고, 과거 일본의
행위에 반성을 하고자 하는 몇몇 일본인들에게는 성찰의 공간이 되었다는 것에 동감하였습니다.
또한 전쟁이 만들어냈던 끔찍한 만행을 멈추지 않고 증언한
할머니들의 행동은 ‘연대’라는 이름의 거대한 퀼트를 만들었다는 부분, 멋졌습니다!
성명서 끝 부분의 바램과 의지처럼
언젠가 어느 날, 수요시위에서 우리는 승리의 미소를 지을 것!
그리고 상상이 현실로 되는 순간까지 우리는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라는
부분에서는 저도 왠지 용기를 얻었답니다! :)
이번 수요시위에 참가하면서 수요일 정오만 되면 왠지 (수요시위에)가야지,
하고 생각만 했던 저 스스로에 대해서 반성하면서 이제부터는 생각만 하지 말고
꼭 굳은 마음 먹고 자주 찾아 함께 해야지 라는 다짐을 해보았습니다. 지켜봐주세요! :)
보너스 사진- 수요시위에 함께 한 활동가들!
사무실에만 있다가 광합성도 하고
선선한 바람을 맞으니 얼굴이 펴보입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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