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모 정책 심포지엄 후기!
안녕하세요! 민우회 자유발언과 사진기사 전문가로 거듭나고 있는 폴입니다.
지난 23일(목)에는 따우가 야심차게 준비해온
<2008 비혼모 정책 심포지엄>에서 사진을 담당하였지요. :)
2시부터 시작인데 10분 정도까지는 비어있는 자리들이 보여서 마음이 콩닥거렸습니다.
그러나 심포지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부터 많은 분들이
참석하셔서 심포지엄 장소였던 인권위 배움터를 반짝반짝 빛내어 주셨습니다.
(따우는 왜 이리 사진빨이 받지 않는 것일까요, 안타까워요. 바로 아래 발표 중인 따우)
아, 민우회가 비혼모 정책 심포지엄까지 열게 된 데는
민우회의 ‘다양한’ 가족 관련 운동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올해는 ‘다양한’ 가족 중에서도 특히 비혼모 가족에 대해 조사연구해보았답니다.
비혼모라고 했을 때 사회적으로 ‘비정상’으로 낙인화 되는 것은 ‘정상가족’에 대한 고정관념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지요. 비혼모에 대한 고정관념과 부정적인 사회 인식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낙인’을 이겨내며 살아가는 비혼모들이 많이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기존의 일반적인 ‘결혼’ 혹은 ‘정상 가족’의 틀에 포함되지 않아 차별받는 비혼모(母)와 아이(子)로 구성된 ‘비혼모 가족’의 생생한 목소리, 경험을 들어보고자 그리고 이들에 대한 사회인식 개선과 적절하고도 적극적인 지원책 마련을 위하여 실태조사팀은 그렇게 뛰어다녔던 것입니다.
다시 심포지엄 현장으로 돌아와서
먼저, 비혼모의 삶에 대한 사례(총 20명 인터뷰) 분석 발표가 있었습니다.
비혼모에 대한 기존의 편견 중에서 ‘어쩔 수 없이’ 아이가 생겨서 양육한다고 생각되기도 하는데, 이번 사례 분석을 통해서 이 생각이 현실과 다르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어떤 비혼모의 경우에는 ‘이 아이가 저를 선택한 거 같았다’라고도 하셨답니다. 혹은 ‘가족’의 틀의 ‘정상’ 여부와 상관없이 아이 자체가 생겼던 것을 기쁘게 받아들였던 사례도 있었고요. 무엇보다 ‘이런 집도 있고 저런 집도 있고 그런 것 아니냐’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비혼모로 살아가면서 제일 부딪히는 어려움은 경제적인 문제라고 합니다. 비혼모에 대한 사회적 편견보다 ‘제일 필요한 것을 돈’으로 이야기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편견은 살다 보면 무뎌’지지만 경제적 어려움은 살아갈수록 깊어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비혼모에 대한 인식개선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을 줄이기 위해 이들을 위한 복지 체계가 보다 효율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합니다.
경제적인 어려움이 시급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비혼모에 대한 사회적 편견 또한 비혼모에게 힘듦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이의 출생신고 하러 간 동사무소에서 해당 공무원들이 보여주는 인식과 모습(아빠 칸을 꼭 채우라거나, 호적상 분가를 반대하는 등)에서부터 부모 중 한 쪽의 부재를 굳이 물어보는 주변 사람들의 과도한 ‘궁금함’에 ‘사별’을 했다거나 혹은 보다 친밀해진 후에야 비혼모라고 이야기해주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합니다.
(뜨거운 열기의 심포지엄 현장!)
이 같은 비혼모의 삶과 현실을 보았을 때 정책 대안으로 다음들을 짚어내었답니다.
아주 간단하게 정책 대안을 정리해보자면요,
일단 ‘가족’에 대한 개념 변화 즉, 다양한 가족구성에 대한 이해와 수용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로는 사례 분석 때 알게 되었듯이 비혼모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양육 비혼모 당사자 님이 양육비 청구 관련하여 잘 발표해주셨는데,) 다른 나라들과 비교했을 때 비혼부에게 양육비 청구를 하고 또 양육비를 받아내는 것이 너무나 어렵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양육에 대한 책임은 비혼모뿐 아니라 비혼부에게도 동일하게 있어야 하는데도 말이죠! 이에 국가에 의한 양육비 선 지급 이후 비혼부에게 추징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만하다고 대안을 제시했답니다.
그리고 비혼모 지원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고 비혼모 지원의 근거가 되는 법 자체가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지원이 필요할 때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분석하였습니다.
사례 분석과 발표는 무척 훌륭했습니다. 그러나 제 머리 속을
한 번 통과한 후의 정리인지라 너무 거칠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흑흑
이번 심포지엄 자료집(주옥같은 글들입니다)을 직접 읽어보시와도 좋습니다.
(열심히 사회를 담당해주신 유경희 선생님, 잇힝!)
따우의 발제 다음 순서로는 36개월 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양육 비혼모 당사자 분의 사례 발표가 있었습니다. 비혼부에게 양육비 청구를 하기 위해 가정법원을 찾아갔는데 비혼부가 한국에 없는 상황이라 청구 소송 자체를 걸지 못한다는 우리의 법 시스템에 대한 문제를 제기 하셨지요. 비혼부에게 양육비 부담을 철저하게 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지급하지 않는 양육비는 아이로부터 이자 없이 빌린 돈, 언젠가는 꼭 주어야 할 돈으로 간주된다”고 보고 있다는 이야기에 이 부분만큼은 미쿡이 괜찮다, 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습지요. 어서 빨리 우리나라도 비혼모에 대한 사회지원 체계가 제대로 마련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이후에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김혜영 가족연구실장님, 서초가족상담센터의 김미숙 소장님, 보건복지가족부 김혜선 가족지원과장님의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김혜영 실장님은 이번 실태조사에 대해 기존 연구들과 달리 비혼모들의 삶과 경험에 대해 “끊임없는 갈등과 고민 속에서도 여성 스스로 선택한 ‘자발적 의지’의 발현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미하다고 이야기하셨습니다. 무엇보다 ‘비혼모 되기’의 과정이 일편하지 않음을 지적하셨고 이들의 경험이 다양한 결을 가지고 있음에 주목하면서, 비혼모에 따라 다른 차이들을 고려하여 각각에 맞는 주거지원 및 양육지원에 초점이 맞춰질 필요가 있다고 하셨지요. 불현듯 비혼모 분들을 만나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노력한 실태조사팀의 모습이 또 생각났습니다. 인터뷰이를 찾고, 인터뷰 수락을 받기 어려웠던 상황이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우리의 따우(를 비롯한 실태조사팀), 최대한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노력했다지요.
김혜영 실장님에 이어 김미숙 소장님은 비혼모들의 심리,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해결하기 위해 이들을 위한 교육과 상담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고요. 김혜선 과장님은 비혼모의 여러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서도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이야기하셨답니다.
토론이 끝난 후에는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답니다.
오랜만에 집중하여 심포지엄에 임했습니다.
보다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여기저기에서 사진도 찍어보고요. :)
많은 분들이 심포지엄에 오셔서 배움터가 꽉 채워진 것에 흐뭇했답니다.
무엇보다 이번 실태조사 인터뷰에 응해주신 비혼모 분들,
그 외의 수많은 비혼모 가족들이 우리 사회에서 더 이상 편견적 시선에 힘들지 않기를
경제적으로도 힘들지 않도록 복지 및 지원 체계가 제대로 마련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비혼모 가족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이 우리 사회 속에서
‘가족’으로 인정받도록 그리고 제대로 된 대우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구나,
라고 생각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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