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후기] 평택 쌍용자동차에 물을 전달하러 갔습니다! 그러나...
지난 28일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생수 한 트럭을 싣고 평택 쌍용자동차로 갔습니다.
이미 도장공장 안에 물이 끊긴지 10일 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시민사회단체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식수를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그날의 일정이었지만,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평택 칠괴동에 있는 쌍용자동차는 커다란 공장이 위엄을 자랑했습니다. 어렵다고 이천명 넘는 사람을 해고한 곳이라고 믿어지지 않더군요. 이제는 연일 뉴스에 나와 몇 분은 얼굴마저 낯익은 가족들이 기자회견에 함께했습니다.
정문에는 30명의 임직원들, 파업하지 않은 회사측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정문을 지키고 앉아서 노조원들이 얼마나 폭력적인지를 선전하는 피켓을 일제히 들고 있었습니다. 그 옆으로는 전투경찰이 있었고 칠괴동 인근은 2-3m 마다 경찰이 조를 짜서 돌고 있었습니다.
정말 한산해 보이고 평소에도 교통량이 많을 것 같지 않아보였는데 평택시내 모든 교통경찰은 거기에 와 있는 듯 했습니다. 일부러 소방차를 돌리고 자기네들이 차를 타고 왔다갔다 하고 있었지요.
인간의 황폐함이 거기, 있었습니다. 평화구역을 제안한 전 날의 목소리도 거부하고 회사는 가족들이 천막을 친 곳은 사유지라면서 출입금지를 표시하고 보도블록까지 전경들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이들은 길을 가는 사람들이 아니라 회사와 정문에 앉아있는 회사 사람들을 보호하고 있었겠지요.
기자회견에 참여한 사람 대다수가 여자인 것을 보고 급하게 여자 전투 경찰을 투입했습니다. 그들은 나중에 우리들을 바짝 조여 왔습니다.
뒤로 낡은 컨테이너 박스가 보이시나요? 용산에서 저 컨테이너 박스가 내려가고 사람이 다섯이나 죽은지 6개월입니다.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은 채로 이렇게 여름이 왔는데... 평택에도 저 박스가 있더군요. 사람에게 공포감을 주는 방법, 그렇게 힘없게 만들고 굴복시키는 방법을 그들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 박스의 존재감이...무섭고 역겹더군요.
참연연대, 여성단체연합, 평택시민연대, 한국여성노동자회, 쌍용자동차 가족대책위원회 그리고 민우회! 가 모여 기자회견을 시작했습니다.
그 곳에서 윤도현 노래가 이렇게 싫구나 싶었습니다. 대한민국이 반복되고..좋아하던 에픽하이도 그토록자주나오는데 고막을 찢을 만큼 큰 소리였습니다. 도저히 기자회견을 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지요.
반복해서 선무방송, 선전방송 하듯이, 파업을 해봤자 너네가 얻을 것이 없다는 말을 계속했습니다. 경영진 몇 명 설득해봤자, 법정관리 상태만을 막을 뿐이라는 말.
그 남자의 갈라지고 쇠된 목소리가 귓가에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소음으로 사람을 괴롭히고 고문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 것 같았습니다. 옥상에 있는 사람들이나 천막에 있는 사람들은 계속 해서 그 소리에 시달릴 것은 뻔했습니다. 위협하고 위협하고 위협하고!
김인숙 선생님과 하이디, 바람은 여기에 싱기루는 카메라 뒤에 있습니다. 시작할 때 이러했는데..
기자회견문을 낭독할 마무리 즈음에는...
이렇게 됐습니다!
김인숙 선생님은 방송차를 이기려고 목소리에 더욱 힘을 냈고 아래 있는 청년은 그 소리를 들리게 하느라 다시 마이크를 대었습니다. 엠프 앞에도 한 대 더 마이크를 놓았지요. 그래도 이길 수가 없었습니다.
마치 방송차가 우리 코 앞에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요~
들을 수 없었던 기자회견문 보고 싶다면 클릭!
드디어, 생수 나르기가 시작됐습니다. 정문까지 힘을 다해 날랐는데 .....
정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습니다. '물'이 뭐가 문제냐? 물만 이라도 전해 주자고 외치는 우리들에게
안에 이미 물이 충분하다, 물이 필요하면 밖으로 나오면 된다, 국회나 가지(아! 김상희 선생님이 계셨어요!!!)들은 국회가서 미디어 법, 비정규 법 할 일 많은데 여기 왜 왔냐? 이럽니다.
무엇이 부끄러워 얼굴들은 가렸는지..
우리가 갈 수 있는 곳은 거기까지. 사측 임직원이 굳게 막아선 그 곳 까지 였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전투경찰을 좁게 압박해 오고 교통경찰들은 뒤에 차가 온다면서 귀 뒤에서 호루라기를 불어댔습니다. 바로 뒤에서! 신경전과 괴롭힘, 매사에 시비걸기, 걸어다닌 거 하나, 말 하나 모든 것이 다 시비였습니다.
평소 인격이 고매하고 우아하고 성숙한 우리들- 바람도, 하이디도, 인숙샘도, 저도 싸웠습니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우리들의 인권 전혀! 존중받지 못했습니다.
인도를 두세 발짝 남긴 상황이었을까요?
여자전투경찰들이 기자회견 참여한 10도 안 되는 사람들을 둘러 쌌습니다. 마이크 든 사람이 지시했지요. "밀어 붙여! 안 가면 다 검거해!" 검거라니요!
기자회견한게 무슨 죄입니까? 그것도 기자회견 마친다는 발언이 있자마자 1분도 안 지난 상황이었습니다. 공권력, 정말 우습고 분했습니다.
경찰청에서 빼앗겨서 없어진 피켓....
물도 안 주는! 생명을 말살하는 노동자 탄압! 반대합니다!
해고는 월급이 없어지고 생계수단이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삶이 없어지는 것. 그래서 해고는 깊은 절망과 좌절감을 남깁니다. 내가 이런 인간밖에 안 되는구나.... 그 마음을 안고 옥상에 올라간 이들입니다. 회사어렵습니다. 몰라서 정리해고 반대하는 것 아닙니다. 무급휴직도 제안하고, 우리가 보기에는 참으로 옳은 요구입니다.
두려워하지 않고 정당한 분노로 맞섭니다.
폭력으로 굴복시키려는 사람에게 초록빛 의지로, 날마다 살아나는 삶의 의지로 이 모든 것들을 기억하고 맞섭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