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차공] 상상더하기 후기
민우회가 함께 하고 있는 반차별공동행동 상상더하기팀에서
야심차게 준비했던 9월의 마지막날 있었던 상상더하기 후기입니다.
요번 상상더하기의 주제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성(性)스러운 하루였습니다.
이번 상상더하기는 토론회 형식을 벗어나서,
상황 극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반차별에 대한 새로운 상상을 더하려고 했답니다.
상황극을 통해서 일상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사건들이
어떤 식의 성적 터부를 가지고 있는가를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로 기획된 것이지요.
성적 터부는 개인에 따라서 달라지는 욕망과 취향의 문제로 이야기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사회와 제도가 구성해내는 ‘정상성’에 기반 한 차별과 배제의 원리를 가지죠.
성적 터부를 통해 무엇이 금기시되는가, 무엇이 은폐되고 있는가의 문제는 사실
누가 정상성의 범주에서 배제되는가, 누가 차별받고 있는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잣대고요.
하여 성적 터부를 통해 차별을 보다 촘촘/생생하게 나누고자
실제 있었던 사례를 각색하여 두 가지 상황으로 극화 하여 보여주었습니다.
참, 상황 극 전에 반차공에 참가단체인 맥놀이에서 만든 뮤직비디오도 보았는데요.
이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어떤 느낌인가요?
혹시 왠지 모르게 마음이 불편했다면 왜일까요?
저는 말미 부분에 좀 깜짝 놀라기도 했는데요.
흔히 보던 뮤비와 달라서 낯설기도 했고 또 새롭기도 했답니다. :)
참참! 그런데 노래 저작권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다른 데로 퍼가진 마시와요. :)
상황 극은 아래 두 가지 사례였습니다.
#1. 고시원에 사는 남자와 여자. 공동 세탁공간에 남자는 자신의 팬티를 널어둡니다. 한 여자가 문제제기를 하지요. 나(여자)는 팬티를 널어놓지 못하겠는데 그리고 네(남자) 팬티를 보고 싶지 않다는 것이죠. 남자는 여자의 문제제기에 이렇게 답합니다. “그럼 당신도 당신의 팬티를 널어둬요!” 이렇게 옥신각신 합니다. 여자는 자신의 팬티를 널어놓을 수 있을까요?
#2. MT에서 남자1과 남자2는 방에서 섹스를 합니다. 이를 우연찮게 본 후배 여자1. 놀랍니다. “남자끼리 뒤엉켜 있는 걸 처음 보았고 난 엄청 놀랐다구요!” 그리고 이 여자1의 남자친구 남자3은 오버를 하며 여자1을 안타까워하며 남자1, 2에 대해 원망을 합니다. 남자1, 2는 “우리가 게이인 걸 여자1에게 왜 말하지 않았냐”며 남자3에게 되묻자 그의 대답은, “우리 여자1은 순수하다구요, 선배(남자1, 남자2)들의 관계는 몰라도 되요!”라고 말하지요. 그리고 여자1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 장면은 나에게 성폭력이었어요!” 과연 그럴까요? 우리 안의 무엇 때문에 얽히게 된 소동이었을까요?
연극에 방해되지 않게 사진을 찍느라 흔들렸네요.
아무튼 맥놀이 분들뿐 아니라 반차공 활동가들도 무척 열연을 하였답니다. ㅋ
이렇게 상황 극이 끝났고 극에 대해서 얘기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하이라이트, 이 상상더하기에 참가한 이들의 이야기를
주고받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성적 터부에 대한 뜨거운 토론으로 채워졌다지요.
부모님이나 가족이 성적 존재인 것의 터부, 성 자체에 대해
얘기하기 싫다는 터부, (성적인)욕에 대한 터부 등등 많은 얘기들이 오고 갔어요.
여러분의 성적 터부는 무엇인가요? 터부 때문에 힘들거나 괴로운 때도 있었나요?
야심한 밤 홀로 고민하던 날들이 많았나요? 성적 터부는 ‘극복’해야 할 대상일까요?
고민이 많아집니다. 잠이 오지 않는 날, 생각해봐도 좋을 것 같아요.
다음 번 상상더하기도 상당히 흥미로운 주제로 기획된다고 하니 기대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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