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성폭력가해자교육 강사워크샵
다양한 공간에서 활동하는 사람들과 함께
성폭력 가해자교육의 방향과 내용에 대해 고민하기 위해 마련한 워크샵.
이번에는 성폭력에 대한 ‘잘못된 통념’을 여러 각도에서 살펴본
<통념 심화프로그램> 으로 진행됐습니다.
첫 시간은 그간 가해자교육에서 교육생들이 직접 작성한 사전/사후 검사지를 분석하고, 유의미한 지점들을 살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성폭력 가해자는 정신 이상자’라는 통념은 대부분의 가해자 스스로가 몸소 부정하고 있었고, ‘피해자 유발론’에 대한 집착은 여전히 깨기 힘든 벽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뿌리 깊게 자리한 통념들을 o/x 퀴즈 정도로 바꾸어보려는 시도에 스스로 한계를 느낀다는 강사들의 고충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다행인 것은 사전/사후 검사지 분석 결과, 교육 내용이 가해자들의 인식 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음이 확인되었으며, 특히 청소년 가해자 집단에서 교육 전후의 인식 변화가 큰 폭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앞으로 보다 체계적이고 면밀한 분석을 통해 더욱 효과적인 가해자 교육을 만들어가야겠다는 의견을 참가자들과 나누며 활기찬 1강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달개비 강사의 아름다움 파워포인트가 빛났던 시간이라는 후문입니다^^
두 번째 시간에는 여성주의 의료생협에서 활동하고 있는 날총님과 함께‘참을 수 없는 성욕’의 신화를 과학적으로 접근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참을 수 없는 성욕'에서 말하는 성욕은 가부장적 질서 속 '남성의 성욕'을 의미하며 이를 표준으로 한다고 하네요. 이에 그 정당성을 획득한 일반적이고 정량화된 성욕은 남성의 성욕이 더 크다는 것을 선택하고 있을 뿐 다양한 과학적인 견해들이 있다고 합니다. 또 성욕의 차이가 큰 것이 조절할 수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중요한 점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을 짚어주셨습니다. 성폭력의 원인은 '성욕'이 아닌 권력의 차이에 의해 파생하기에, '참을 수 없는 성욕'의 신화가 사회적 맥락의 영향을 받는 과학을 기반하여 그 정당성을 부여 받을 수는 없다는 설명과 함께 성욕을 통제하는 메카니즘에 대한 과학적 고찰보다는 왜 그들은 참을 수 없다고 주장할 수 있는 지에 대한 사회구조에 대한 변화의 추구해야 한다는 깔끔한 결론까지 지도해주셨답니다.
워크샵 세 번째 시간은 가해자교육의 목표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성폭력은 다른 무엇보다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데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는 현실에 대한 우려로 시작한 세 번째 시간에는 성폭력 상담소 활동가로 가해자교육을 하면서 생기는 내/외부적 갈등, 교육 대상자와 겪게 되는 반목, 해결의 지점을 찾아보는 시간이었답니다.
워크샵 네 번째 시간은 남성 권력 지도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한양대에서 사회학을 공부하고 있는 조중헌 강사님이 감기로 인한 컨티션 난조에도 불구하고 남성성과 권력, 남성 섹슈얼리티, 남성 권력의 대가에 대해 조목조목 짚어주며 개인과 사회적 차원의 문제들을 세심한 설명으로 참여자들의 사유의 폭을 넓혀 주었답니다. 변화의 주체는 개인이고 실천은 개인적 영역에서 이루어지지만 품어야 할 시각만큼은 개인적 차원을 뛰어 넘어야 하는 것이어야 한다며 여성들과의 관계에 대한 남성들의 인식은 자신에게 사회적 권력을 보장하는 남성지배 구조에 관한 성찰적 이해로 확장되어야 한다는 제언도 해주셨답니다.
마지막 시간은 이틀 간 가해자 교육에 관해 쌓아올린 지식과 고민을 잘 버무려서 실제 가해자 교육 기획을 통해 점검해보는 시간을 유쾌한 오이와 함께했습니다. 교육에 비협조적인 교육생들과의 친화력을 높이기 위한 교수법이나 교육에 활용할만한 소재들을 풍성하게 접할 수 있었답니다. 실제 가해자 교육에서 성폭력에 관한 잘못된 ‘통념’에 대해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각 통념 문장 별로 조별 토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통념이 갖고 있는 논리의 허점을 정확히 공격한다거나, 통념을 세분화시키는 과정에서 가해자들 간의 의견충돌을 만들어내어 통념의 견고함을 무력하게 만드는다양한 아이디어가 공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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