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우액션
[한뼘 인문학 후기] 인문학적 사유와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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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09.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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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3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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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91
2009년 민우회 대중강좌, [한뼘 인문학]이 11월 5일 시작되었어요.
이번 대중강좌는 민주주의 후퇴, 열악해지는 경제 상황, 정치적 혼란 등 머리 아픈 현재를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보고자 인문학 강좌로 기획되었습니다.
그간 여러 군데서 인문학 강좌를 진행해오신 박민영 강사님을 모시고 소박한 강좌를 시작하였습니다.
독수리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
첫 번째 시간은 ‘한뼘, 인문학적 사유에 눈뜨기’라는 주제로, 우리에게 인문학적 사유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 강의를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인문학의 시각으로 우리 사회의 여러 현상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인문학적 시각, 사유란 무엇인지를 알아야 하겠지요.
‘독수리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는 것은 대상과 거리를 유지하라는 의미라 합니다.
즉 대상과, 현실과 너무 밀착되어 있으면 세밀하게 볼 수는 있으나 전체적인 맥락이나 흐름 등을 살피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일정정도의 거리를 유지하고 관망할 수 있도록 조금은 큰 틀에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거리를 유지하고 거시적이고 근본적으로 보는 것이 인문적으로 세상을 본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인문학적인 사유는 특히, 정치, 경제적인 위기 속에서 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많이 요구되었다고 합니다.
도대체 왜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는 것일까, 어쩌다가 이런 지경까지 왔을까,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들을 가능하게 하고 또 사유하게 하기 때문에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게 아닐까 합니다.
인간의 장점이자 단점일 수 있는데 인간은 적응을 잘 합니다. 일단 적응을 하게 되면 아무리 불합리한 시스템이라고 하더라도 합리적으로 느껴진다는 것이죠. 이러한 불합리함, 우리의 시스템에 대한 성찰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인문학적 사유입니다.
또 인문학적 사유가 필요한 이유는 인간의 감각 범위를 넘어서 사회 규모 때문이랍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세계 인구가 60억이라면 우리 개인 하나하나는 1/60억 정도일 뿐이죠. 그래서 개인의 영향력이 작아질 뿐 아니라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무기력에 빠지기 쉽습니다.
이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미디어인데,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서 세상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미디어를 장악하게 되면 이런 개개인에 대한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고 이러한 미디어에 대해서 비판적이고 성찰적인 사고의 힘을 기르기 위해서도 인문학적인 사유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우물을 깊이 파려면 넓게 파라
그렇다면 인문학적 사유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강사분은 인문적 사유를 잘 하는 법과 관련하여 10가지 팁을 주셨습니다.
집단적 사고를 경계하라, 규칙적 사고를 경계하라, 환경과 조건에 대해 사유하라, 인간의 한계에 대해 사유하라 등이 그것입니다.
그 중에서 가장 가슴에 와닿는 것은 자신의 내적 욕구에 충실하라는 것이었어요. 자기 내부의 지적 호기심이 발동하면 그 호기심을 억누르지 말고(주로 내가 이럴 시간이 어딨어, 라는 핑계로 도망을 가지요.) 그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라는 것이죠. 전혀 다른 이야기 같아도 모든 문제는 연관되어 있음을 깨닫고 하나의 분야만 죽어라고 파는 것이 아니라 넓게 접근하여 다양한 내용의 지식을 쌓기 위한 공부를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흠~ 이렇게 공부를 하려면 좀 인내심이 필요하겠지만요.
한뼘 인문학 강좌는 총 4회로 진행됩니다.
11월 5일 있었던 강의는 그 시작이지요.
인문학이 무엇인지, 인문학적 사고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갖가지 궁금증을 갖고 들었던 첫 강의.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서 여러 이야기를 들었고 여러 답들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오랜 만에 지적인 호기심이 자극되었지요.
역시 공부해야 해, 하고 말입니다. 나머지 3개의 강의는 특정 사회 분야를 인문학적 시각으로 분석해보는 시간입니다. 첫 강의 때의 자극과 여러 답들을 내 것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되겠지요. 이 시간도 많은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1시간 반 여에 이르는 첫 강의에서 개인적으로는 “우물을 깊이 파려면 넓게 파라”는 문구가 가슴에 남았습니다. 함께 들었던 다른 분들에게는 어떤 문장이 가슴을 쳤을까요? 함께 나누어 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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