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over the normal: 두 번째 정상을 넘어서- 여/남성성의 가면을 벗어봐! 수다회
이번 수다회는 우리의 일상을 귀찮게 하고 괴롭히는
고정화 된 여성성과 남성성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자
어느 가을 날 11월 20일, 점심 먹고 한껏 나른한 시간에 모였다지요. :)
먼저, 모르던 분들도 있고 서먹서먹한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 수 있을까 싶어 재미있는 영상들로 수다회의 시작을 열었습니다.
개인적이고도 은밀한 이야기들이 있어
참가한 이들 중 몇몇은 수다회용 별칭을 사용하였어요. ㅋ
삐삐, A, 나랑, 막별(민우회 활동가),
무사고(민우회 회원), 현수(인권운동사랑방)와 함께 했어요.
장장 3시간 동안 여성성과 남성성에 대한 각자의 경험과 생각들로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먼저, 서먹서먹한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기 위해
또 쉽게 말문을 트이게 하고자 재미있는 영상들로 수다회의 시작을 열었어요.
첫 번째로 마도님의 영상물 “무얼 입던(간에 댁들이 뭔 상관)”을 보았고요.
삐삐: 마도님의 영상은 규범화된 여성성에 대해서 옷차림을 가지고 얘기를
하시고 싶었던 거였고요. 캐주얼을 입었을 때 다리를 벌리고 앉았던 거하고
옷차림에 따라서 행동양태도 되게 달라지는 게 흥미롭고 재미있어서 보게 되었어요.
두 번째로는 성별을 의심 받은 ‘여자’들: 육상선수 세메냐(클릭!) 관련 뉴스
그리고 엠버와 왕비호(개그콘서트)
얼마전 왕비호가 걸그룹 FX의 엠버에게 '하리수 같은 애'라며 비하 섞인 말을 하였죠;
막별: 왕비호는 치장하고 있는 걸 빼면 얼굴이나 체구가 남자 같기 때문에 엠버한테 하리수구나 라고 말할 수 있는 거 같아. 만약 왕비호가 여성스러운 모습이었다면 그렇게 놀리듯이 하진 못했겠지.
세 번째로는 여성성과 에스트로겐: ‘지붕 뚫고 하이킥’ 쥬얼리 정의 사연
무사고: 좀 과장되게 나왔어요. 에스트로겐 약도 나오고 (정보석/주얼리정이)여성적으로 변했다고 하는데 왠지 드러나는 게 뭐랄까. 여성성을 너무 정형화시킨 것 같달까. 자체 최고 시청률이었다고 하는데 하필 이런 소재일때인가 싶었어요. 매니큐어를 바르고 다닌 적이 있었는데 그 자체로서도 되게 의심을 받아요. 외모랑은 다 상관없이 손만 보고도.
영상을 보고 난 뒤, 어떤 말! 말! 말!이 나왔는지 맛보기 한마디들! 입니다. :)
무사고: (군대에서 치마를 입으니) 다들 말을 잃었었어요. 그 눈빛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데 설마? 헉? 하던. 눈빛으로 나타나는 놀람의 눈빛이었고. 또 목소리를 바꿔보라며 저를 괴롭힌 선임이 있었어요. 굵은 목소리를 내야 된다. 네가 남자니까. 여긴 군대니까.
삐삐: 저는 원래 대학 때 커트머리를 되게 하고 싶었는데 너무 남자애처럼 보여서 레즈비언으로 바로 의심이 될까봐 그걸 경계했죠. 여성스럽거나 남성스럽거나 하면 필요 이상으로 관심을 받게 되잖아요. 그래서 지금은 커트머리를 하고 나서 좀 일부러 여성스럽게 보이려고 의식적으로 그러죠.
막별: 초등학교 때 처음으로 커트머리를 했을 때 혼자 미용실 처음 가본거야. 가서 ‘남자 같지 않은 커트머리 해주세요.’ 라고 말했지. (폭소) ‘네?’ 하고 언니가 웃어. 난감해하면서. 남자 같지 않은 커트머리가 어떤 거냐면서 나한테 되려 물어봐가지고 얼굴 빨개지고.
A: 어떤 남자와 얘기를 하는데 ‘보통 여자들 같지 않고 남자처럼 똑똑해 보여요.’ (다들 웃음) 라더라. 말없이 조용하지 않거나 당당하게 얘기하지 않는 걸 여성성이라고 본 거 같아. 얼마 전 술자리에서 좀 재미가 없어서 말 별로 안하고 이렇게 있었더니 오빠가 '너는 왜 남자애같이 말도 없이 있냐'고...
나랑: 사람들은 정말 남성 아니면 여성 한 가지 확실한 성을 택해야 속 편해하는 거 같아. 세메냐 같은 경우도 남성인지 여성인지 뭔가 저 사람의 정체성이 확실해야 속이 편한 거지. 그 구분에 따라 살아왔으니까. 전에 삭발을 하고나서 엄청 이제 모든 사람이 다 나를 엄청나게 쳐다보는 거죠. 저 멀리서는 관심 없다가 내가 좀 가까워지면 계속 봐요. 뒤를 돌아서까지도 봐요. 성(性)을 확인하려고 너무 애를 쓰는 거야 사람들이.
현수: 아는 사람도 아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 분홍색을 너무 좋아한대요. 진짜 특히 분홍색을 너무 좋아하는 데 학교 가니까 맨날 놀림을 당하는 거죠. 분홍색 좋아한다고 여자 애 같다고. 그래서 그 아들이 나름 타협한 방식이 빨강색을 좋아하는 거였대요.
막별: 어쩔 수 없지 뭐. 그런 (여성스러운)가면을 쓸 수밖에.
근데 나 왜 이렇게 수다쟁이가 됐지?
나랑: 이거 수다회야! (모두 대 폭소!)
정말 웃음과 해학이 넘쳐났던 수다회이었습니다.
마지막에는 ‘여성다움’과 ‘남성다움’이 과연 뭘까? 과연 정의내릴 수 있을까?
어떤 특징들을 여/남성스럽다고 말하지 않을 순 없을까? 등의 고민도 남겼지요.
그리고 ‘소위(여/남성스러운)’라는 말이 없었다면 오늘 수다회에서
한 마디의 말도 못했을 거라는 막별의 이야기에 다들 엄청 동감하였습니다.
수다회의 모든 얘기들은 반차별 블로그에 순차적으로 업데이트 될 예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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