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3.8기념 생생여성행동 기자회견- ‘일자리가 불안한데….
매년 3월초가 되면 여성단체들이 주최하는 다양한 움직임들이 있습니다.
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한국여성들이 처한 현실을 알리고, 100년이 넘어 지나온 시간동안 이어져온 여성들의 힘찬 움직임을 이어나가고 기억하기 위함입니다.
작년 6월에 발족한 생생여성행동*도 2010년 3.8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여
3월 3일 오전 11시,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일자리가 불안한데….
일과 생활 양립을 위해 필요한 것은
유연화가 아니라 고용안정이다! ’
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햇빛이 내리쬐기는 했으나 아직은 쌀쌀한 날씨,
거리를 지나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으나
함께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어 힘이나고 유쾌하던 시간이었습니다.
서글픈 현실이지마는 유난히 웃음도 많이 나던 그날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날 기자회견은 이혜순 전국여성노동조합 사무처장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정문자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의 기자회견 취지설명이 있었습니다.
‘불안한 일자리와 여성노동자의 생존권 박탈에 대해 저출산을 위시로 한 정부정책의 허상을 폭로하고, 여성노동자의 노동권확보를 위해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밝히기 위함임이 우리들이 그날 그 자리에 선 이유입니다.
힘들어지기만하는 여성들의 취업
정부의 단기 일자리 사업인 방과후 보육교사 활동을 했고, 현재 구직활동 중인 포커페이스가 정부의 불안정한 일자리 정책의 한계를!
출산으로 인해 경력이 단절되고 보육시설에 아이를 맡긴 후 구직활동 중인 김수진님이 당사자 발언을 해주셨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몇몇 여성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 여성들이 처한 작금의 상황입니다. 이어 우리는 일자리가 불안한데 아이를 낳고 육아휴직을 사용하라는 정부정책의 비현실성을 지적하면서 직장과 가족생활 양립을 위해 필요한 것은 고용안정임을 강조하는 기자회견문을 낭독했습니다.
그리고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기자회견장소에 모인 우리들을 웃게했던 짧기만 눈에 띄는 퍼포먼스였습니다.
노동유연화로 출산장려하는 우리나라 좋은나라??
노란색의상을 입고 ‘임산부, 여성노동자라’는 꼬리표를 단 한 여성이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계속 제자리입니다. 그녀 앞에선 MB는 실격표를 흔들고 있습니다.
역시 노동유연화로 출산장려하는 우리나라는 참으로 좋은나라입니까?
(젠장!)
우리들이 처한 현실, 언제쯤 ‘이제는 달라졌노라’ 기쁨의 기자회견을 할 수 있을지-
우리들의 바람을 담은 기자회견문 [민우회의 길게문장쓰기의 달인 '나우(여성노동팀)'의 문장은 길지만(?) 내용은 쫀쫀한 내용들로 가득차 있는]
발췌내용을 전하며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전문을 원하시면 아래의 사진을 클릭해주시면 된답니다. )
“정부는 눈 감고 귀 닫고 오로지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만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입을 닫고, 눈을 뜨고 귀를 열어 민생을 위해, 차별받고 고통 받는 여성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찾아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일자리가 불안한데, 애를 낳으라니!
우리나라에서 여성에게 일과 임신․출산은 양립의 대상이 아니라,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극단적인 선택지이다. 임신과 출산, 양육을 이유로 일자리가 불안해지거나 해고당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상황에서 임신․출산을 선택하는 것은 곧 일자리를 포기하는 것이다. 임신․출산을 위해 먹고 사는 문제인 일자리를 포기할 수 없는 까닭에, 결과적으로 수많은 여성들이 임신과 출산을 포기하고 있다. 이는 개인적인 선택보다는 사회적으로 강요받고 있는 것이다.
일자리가 불안한데, 육아휴직을 어떻게 쓰나!
막상 아이를 낳으면, 이제 여성의 일자리는 양육을 가로 막는 직장문화와 아이를 믿고 맡길 만한 국공립 보육시설의 부족, 여성개인에게 지워지는 과도한 양육책임으로 또다시 흔들린다.
일자리도 불안한데, 정부정책은 더 불안하다!
그런데 정부정책은 문제해결의 핵심을 찾지 못하고, 오히려 여성의 일자리를 더욱 불안정하게 하는 ‘유연근무제(퍼플잡)’같은 정책들만 쏟아내고 있다. 불안정한 일자리 확대가 여성의 일과 생활을 양립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여성노동자의 현실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음을 반증한다.
일과 생활 양립을 위해 필요한 것은 고용안정이다!
차별적인 해고 위협과 고용불안 없이 온전히 임신과 출산, 양육의 선택권을 존중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일과 생활 양립을 위한 최우선 과제이다. 산전후 휴가나 육아휴직 등 임신·출산·양육에 대한 권리를 사용하는데 있어, 해고 등 불이익에 대한 ‘불안’이 없다면 지금과 같은 극단적이고 비자발적인 경력단절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개인의 불안은 곧 사회의 불안이며, 국가의 불안임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는 불안하지 않은 삶, 그것은 인간답게 살기 위한 최소한의 요건임을 이 자리에서 확인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정부와 기업은 임신․출산․육아를 이유로 한 해고를 근절하여
여성노동자 일자리를 보장하라.
2.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없이 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을 보장하라.
3. 정부는 남녀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정책을 시행하라.
4. 기업은 장시간노동과 회식문화 등 일과 생활 양립을 저해하는
조직문화를 개선하라.
5. 남성도 육아주체이다. 일과 생활 양립을 위해 함께 일하고,
함께 키우는 아빠가 되자.
6. 불안해서 못살겠다. 정부는 일자리 유연화가 아니라
일자리 안정화 정책을 시행하라.
[*‘민생 살리고 일자리 살리는 생생여성행동’(이하 생생여성행동)은 경제위기 담론, 이명박 벙부의 공공정책 위기 속에서 여성 실업 및 고용위기, 민생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하고 대중적 실천운동을 벌여가고자 2009년 6월 한국여성노동자회, 전국여성노동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노총,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전국여성연대, 서울여성회,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등 40여개 여성단체가 모여 구성한 연대기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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