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돌봄=평등한“1”]육아에 참여하는 남성들의 수.다.본.능②
남성양육자 1%를 기억하는 평등한 세상!
육아에 참여하는 남성들의 수.다.본.능.②탄
육아휴직은 남녀가 1년씩 번갈아가며 사용할 수 있지만,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의 비율은 1% 내외입니다. 육아휴직을 할 수 있는 아이의 연령이 3세로 상향되어, 여성과 남성이 각각 1년을 사용할 수 있는데도 여전히 남성의 육아휴직참여는 2%를 넘지 않습니다.
남성이 육아휴직을 한다고 하면 ‘아이는 엄마가 키워야지’, ‘승진을 포기할 생각인가?’, ‘가장이 부양을 해야지’, ‘얼마나 못났으면…’ 등등 수많은 사회와 직장동료들의 편견부터 이겨내야 합니다. 육아휴직을 하더라도 당장에 식구들과 이웃들, 하물며 아이를 데리고 간 놀이터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에게 ‘무능력’한 남편으로 읽혀지고 맙니다.
돌봄÷돌봄=평등한“1”
여성 개인에게 짐 지워져 있는 돌봄을 남성과 사회가 함께 나누어 "평등한 일"을 만들고, 남성은 양육에 대한 권리를 찾는 일. ‘1등만 기억하는 떠리한 세상’에서 ‘남성양육자 1%를 기억하는 평등한 세상’ 만들기를 시작합니다. 1%의 남성양육자들과 함께 남성이 양육에 참여하면서 느꼈던 고충과 맞닥뜨린 편견, 산적한 일상의 과제들을 수다로 풀어냅니다.
남성양육에 일천한 양육정보 세계에서
선배 남성양육자들의 빛나는 노하우를
예비남성양육자들과 공유하는 수.다.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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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돌봄=평등한“1”]육아에 참여하는 남성들의 수.다.본.능①
강상구: 바로 데리고 나가요. 두달 쯤부터
이세훈 : 저는 석달 무렵부터 데리고 나갔어요. 근데 안 데리고 나가면 너무 힘들어요. 저는 첫째를 저희 집에서 봤는데, 어머니 퇴근하고 오시는 게 5시 반쯤 됐어요. 그럼 애를 안고 베란다에 나가서 어머니만 기다리는 거에요. 나중에 물어보니까 와이프도 그랬다고 하더라구요. 말할 사람이 생기고, 애를 넘길 사람이 생기는 거니까요.
강상구 : 육아를 제대로 하면 사회활동 할 수가 없어요. 아니면 애를 항상 끼고 하게 되죠. 근데 애를 끼고 하면 정말 많은 게 달라져요. 외출할 때도 남자들 보통 준비할 때 한 10분 걸리잖아요. 갓난 애기를 데리고 나가면 이만한 가방, 분유, 얼린 젖, 거즈도 넣어야 되고 수건, 물티슈, 젖병 넣어야 되고, 옷도 몇 벌… 그러면 가방이 이~만큼이에요. 가방싸고 어깨 띠 매고 그러면 1시간도 가요. 일단 생활의 패턴이 완전히 달라져요. 제가 육아휴직 하는 동안에 사무실에서 전화 한번 와가지고 "야 잘 쉬고 있냐" 그래서 제가 완전 격분해서 소리를 지르면서 내가 지금 쉬고 있는 줄 아냐고. 외출 한번 하는 것도 힘든데…사실 제가 사악해서 육아휴직 하기 전에 책 원고를 7~80%를 써 놓은 게 있었어요. 육아휴직 하는 동안 그걸 완성시키자 이런 생각으로… 근데 1년 있다가 그 파일 열어봤어요. 정권 바뀌고 그래서 결국 못 내긴 했는데, 번역일… 못하실 것 같아요.
이세훈: 제 생각에도 할 수 없을 것 같은데요. 지구가 애 중심으로 돌죠. 제가 유일한 낙이 뭐였냐면 아기 재우고 나서 맥주 한 캔을 딱 따서 마시고, 인터넷 1~2시간 하는게 유일하게 나에게 허락된 시간이었어요. 24시간이 나를 위해 쓸 수 있는게 한두시간… 오래 쓸 수가 없어요, 나도 자야되니까.
권호영 : 그럼 완전하게 쉬는 게 몇달쯤 되어야 될까요? 회의는 몇 번 가야할 듯 한데…
이세훈 : 전 처음에 육아휴직 했을 때 회사에서 "야 넌 사무장인데 그래도 운영위는 나와줘야 되는 거 아니냐" 그래서 몇 번은 나갔어요. 그런 건 조절할 수밖에 없죠.
강상구 : 네, 신경이 날카로워져요. 동료하고 전화통화를 하다가 화를 내니까 왜 화를 내냐고, “근처에 왔으니까 10분 20분 볼라고 했지” 그래서 “10분 안에 못나가!” 그랬죠. 저희는 싸움의 원인 중 하나는 7개월 정도 됐을 때 와이프한테 이제 청소 좀 할 때 되지 않았냐 그런 것 때문에…
이세훈 : 여자후배가 얼마전에 애를 낳는데, 힘들지? 했더니 막 울먹거리면서 "왜 힘들다고 얘길 안 해줬어" 이러더라구요. 신경이 날카로워지는 건 맞는 것 같아요. 싸우든 안 싸우든. 기본적으로 내가 힘드니까 날카로워지는 것 같아요.(권호영 : 미치겠다 ㅠ)
강상구 : 그래서 부인과 토론을 자주 해야 돼요. 아니면 의견차이가 진짜 벌어져요.
이세훈 : 키우면서 부부간의 대화는 많이 하게 되는것 같아요. 저희는 사실 토론을 많이 하지 않고요. 지령과 지시에 의해서 제가 움직이는데, 그런 걸 하는거죠. 애가 울었다, 내가 이런식으로 대했다, 그러면 애엄마가 “내가 고민해봤는데, 이게 이러이러해서, 이렇게 하는게 좋을것 같다”고 얘기를 하는데, 그게 대부분 맞아요. 그래서 지시에 따르는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런 토론이 그런 대화가 많이 이루어지는것 같아요. 애를 키우면서.
박성우 : 그건 마찬가지죠. 둘다 처음이니까.
이세훈 : 남성이라서 서툰건 아닌것 같아요.
강상구 : 맞아요. 그건 엄마도 서툴러요. 그리고 짜증을 얼마나 내는데요. 힘드니까. 오히려 제가 더 짜증을 안내요. (나우:그건 와이프 얘기도 좀 들어봐야 되지 않을까요?) 하하. 대질질문해야되는데요. 똑같이 얘기 할껄요.
이세훈 : 저희 어머님 표현에 의하면 여성이 좀 더 세심한 배려를 한다는 표현을 쓰세요. 그런 여성성에 대한 경험이 많이 부재하고, 교육을 못받아서 그런지 몰라도 똑같이 애를 보는건 둘다 서툴러요. 둘다 처음이라서… 그런데도 좀 더 이렇게 마누라같은 경우에도 세심하게 보는, 개인적 차이도 있기도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여성성이 갖고 있는 차이가 있는 것 같기도 해요.
박성우 : 저는 별로 그렇게 생각하진 않아요. 분명히 차이는 있어요. 차이는 있긴 한데… 저희집은 제가 아이와 더 친밀하고, 아기가 모든걸 “아빠가, 아빠가” 해달라고 얘기해요. 밥도 엄마가 주면 안먹을려고 하고, 기저귀도 엄마가 갈려고 하면 안갈고, 저한테 와서 갈아야되고… (이세훈 : 그럴때 정말 힘들어요. 엄마한테가서 책 좀 읽어달라고 하지) 물론, 제가 아이가 기억하는 최근의 양육을 했기 때문에 그런게 있는것 같기도 한데, 저는 아까 말씀하신것중에 공감이 좀 안됐던 건 저희는 좀 다른게 있어요. 저희 부부는 제가 좀 더 여성적인 그런게 있고, 와이프가 좀 남성적이고…(이세훈 : 여성성이 여성이라고 하는 건 아니죠.) 예, 뭐 그런 측면에서 (강상구 개인의 특질이죠) 저는 애기를 공동육아에 보내거든요. 와이프가 워낙에 공동육아에 필이 꽂혀가지고 보낸건데, 어려운 형편에 참 큰 출혈을 하면서 까지 가는거거든요. 사실 애키우면서 고민되는게, 과연 내가 잘하고 있는가 이런 고민이 들어요. 정말 잘 알고 하거나, 아예 자연스럽게 하거나… 저는 후자인것 같은데, 아기때는 교육보다는 많이 놀게 하려고 공동육아에 보낸 취지가 있긴는데 그게 왠지 부모로서의 또 다른 유별남일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근데 애엄마는 되게 좋아해요. 자유롭게 논다고 하는데 제가 볼땐 좀 산만하게 노는 것 같기도 하고…;
이세훈 : 저희는 시립어린이집인데, 거기는 기본적으로 선생님하고 대화를 많이 했어요. 선생님 마인드도 그렇고, 애를 자연스럽게 놀게 하려고 하더라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이집에서 애국조회를 한다든가…(일동 오마이갓) 입학식때 갔는데,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는 거에요. 그리고 영어수업을 하더라구요. 제가 영어수업을 가봤는데, 가르키는건 아니고 동화구연을 그냥 영어로 하는 건데, 여하튼 그런 부분들이 상당히 안타까워요. 이런걸 안하는 교육을 보내고 싶은데 여러가지 문제가 걸리는거잖아요. 경제적인 문제, 지리적인 문제…(권호영 : 좋은 어린이집 있다고 멀리 보낼수도 없고 말이죠) 어린이집 운영위원회에서는 영어교육같은거 집어넣어야된다고 이야기해요. 그나마 어린이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프로그램이 뭐냐면, 오르프수업인가 악기가지고 노는 수업이 있더라구요. 그런 날은 애가 놀이방에서 막 뭐했다고 도깨비뿔 이런거 했다고 표현하고 그런걸 해요. 그런날은 동요틀어놓고 곰세마리 몇시간씩 해요. 그럼 아빠엄마는 아무것도 못하고 가만히 보고 있어야돼. 같이 손뼉치고 할려면 아우 하지 말라고, 자기껏만 보라고 해요. 그런건 좋은데, 개인에 대한 신념과 사회시스템과의 충돌이 부딪히는거에요. 우리는 애를 그렇게 안키우고 싶은데… 지금 가장 고민이 뭐냐면 지금 애들을 대학교에 보낼까 말까를 지금 의논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대학에 보내자고 하면, 지금부터 우리가 준비해야된다, 가장 크게는 금전적인 준비다, 그런데 우리가 아이 둘을 대학교를 보낸다는 얘긴데 감당할수 있을것인가에 대해서 치열하게, 고민하며 사투를 벌이고 있는… 예를 들어서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일제고사를 보는 그런 공교육에 애들을 보낼것인가에 대해서도 상당히 고민스럽고… 유치원에서 영어교육하는게 지금 당장은 요정도 수준이지만, 학교들어가고 그러면… 요즘에 애의 양육에 대해서 가장 고민하고 토론하는게 이 부분이에요.
강상구 : 애를 낳고 나면 몸이 분해 됐다 다시 조립되는 거라고 표현하더라구요. 그리고 힘도 없고 머리카락도 빠지고 근데 그 사람한테 육아랑 가사노동을 나눠서 하자고 하는 게 미안하더라구요. 그래서 안 되는 걸 공약을 제가 걸어서 그거 지키느라 힘들었던건데 아무리 같이 키우더라도 3:7 정도 해야 되지 않을까. 여자가 3, 3의 대부분은 젖먹이는 거죠
이세훈 : 저는 가사분담에 대해서 사실 나눠야 된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어요. 저희는 제가 요리랑 빨래를 하겠다, 네가 설거지, 청소를 해라… 근데 실제로 가사노동은 자꾸 뒤로 미뤄지는거죠. 오늘 내가 하기로 했는데 못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럼 가사노동은 계속 미뤄지더라구요. 아무리 나눈다고 해도 안 되는 경우가 있어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애 찾는 거… 둘다 너무너무 정신없이 바쁠때였는데, 그 날 애를 누가 찾을꺼냐하면서 계속 전화하고, 회의하면서 얘기하고 있는 와중에도 전화하고, 일정이 시시각각 어떻게 변하는지 서로 자기 일정이 중요하다는 걸 암시하려고 하고…
가사노동에 대해서 저희가 합의한 건 ‘할 수 있는 사람이 하자’였어요. 요리는 제가 다 해요. “이건 내가 재능이 있고 내가 더 잘하는 거다”하면서. 저도 하는 거에 대해서 불만이 없는데, 전 청소같은 건 잘 안해요. 먼지좀 쌓여도 괜찮지 않나 그거거든요. 근데 마누라는 그걸 못 견뎌요. 그럼 네가 해라 제가 그러죠. “할 수 있는 사람이 하고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 하자” 이랬어요. 근데 기본적으로 누군가가 가사노동을 전담한다, 주도적으로 한다 그러지 않는 이상 가사노동을 완벽하게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특히 둘 다 맞벌이일 때에는, 일정부분 미뤄놓는거다라고 생각해요. 저희 부분은 60프로만 하자, 나머지 40프로 밀리는 거는 그냥 밀리게 놔두자 그런 주의에요. 이번 주말에 빨래도 하려고 했었다가 “5월 5일에 쉬잖냐 그때 몰아서 하자” 이런 식으로… 출산 직후에 가사노동은 많이 하셔야 될 꺼에요. 저도 첫째 낳고나서 매일 같이 했어요. 근데 딱 일주일하고 나서 더이상 못 하겠더라구요
박성우 : 전 돌 됐을때부터 1년동안 한 거라서 두분하고는 조금 다른것 같아요. 갓 태어났을때 아기는 가만히 있잖아요. 근데 돌지나고 나면 돌아다니거든요. 그게 좀 다른것 같고, 전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어요. 전 일반적인 직장생활에 비해서 가사노동은 훨씬 육체적으로 덜 힘들다고 생각하거든요. 전 육아휴직 할 때 하루에 4~5시간씩 잤는데, 잠이 많은 편인데도 집에만 있으니까 그렇게 힘들진 않더라구요. 가장 큰건 답답함이였죠. 가사노동은 룰을 정하기 나름인 것 같아요. 저희는 룰을 잘 지키고 있다고 생각하고, 지금 현재 놀이방에 있는 애를 내가 데리러 가는 날이다 하면 그건 뭐 협상의 여지가 없이 무조건 데리러 가는거죠.
이세훈 : 얼마전에 제가 애를 찾으러 가는 날이었어요. 근데 사무실에서 일이 터졌다고 그래서 마누라한테 전활 했거든요. 근데 애기엄마가 사무실에서 전화를 받았나봐요. 옆에 계시는 분이 "야 똑바로 하라 그래! 왜 맨날 우리만 갖고 그래!" 그러더라구요. 그게 맞는 건데 무슨 일이 있어도 해야 된는 건데…그게 참…
이세훈 : 기본적으로 애 키우는 게 힘들지만 계속 힘들기만 하면 안 했을 거에요. 힘든 걸 상쇄하는 뭔가가 있습니다. 저도 우리 마누라 임신하기 전까지는 배부른 사람만 힘든 건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마누라가 임신 초기에 너무 힘들어하는 거에요. 특히 하는 일이 전국을 쏘다니니까 굉장히 힘들어하고 오히려 걔가 하는 말은 출산휴가가 필요한 게 아니고 임신휴가가 필요하다 그런 얘기를 하니까,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관점을 떠올리듯이 그런 관점으로 다시 보는 게 있었고… 특히 제가 육아를 통해 그동안 배운 건, 실제 제가 활동하면서 느끼는 게 소통이 안 되는 거거든요. 기본적으로 어떻게 듣고 어떻게 말하는가 이것만 제대로 교육하자, 그래서 애하고 어떻게 얘기하는가 이런 것도 다시 바라보게 되는 측면이 있더라구요. 이제 애가 큰 애는 두돌 좀 넘었으니까 조금씩 단어를 조합해서 말해요. 근데 신기하게도 그걸로 모든 의사소통이 다 돼요, 기분, 형이상학적인것 까지!
기쁨이 없다면 과연 애를 키울 수 있을까. 장모님이 그러시더라구요. “옛날에는 애를 그렇게 안 키웠다, 예를 들면 애가 울면 지칠 때까지 내버려 두는 거 아니냐. 그러니까 애를 7~8명씩 키웠지 지금처럼 애 운다고 안아주고 그랬으면 못 키웠을 거다. 근데 니들이 힘든 건 육체적으로 그래서 힘든 것도 있지만 그렇게 잘 하려고 노력해서 힘든 거 아니냐. 애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해서 계속 고민하고 그래서 힘든 거 아니냐. 나도 애 키웠지만 나는 그렇게 안 키웠었다”고 말씀하시더라구요. 그러니까 힘든 건 힘든 거고 그걸 상쇄할 수 있는 뭔가가 계속 있는거죠. 한 예로 친지분들하고 밥을 먹으러 갔어요. 근데 첫째가 그때 손을 들까말까 한 때였는데 손을 이만큼 들었어요. 그랬더니 밥 먹다 말고 환호성을 지르고 박수치고 난리가 난 거죠. 그런 일상의 기쁨…
박성우 : 애를 키우면서 좋은 건, 처음에 애를 낳으면 사람같지 않거든요. 근데 아이가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배우고 따라하고 이런 것들이 있는데, 어느날 문득 안하던 무언가를 할때… 이렇게 사람이 되는구나…하는 그런…. 그게 꼭 애가 크는 것 뿐 아니라 똑같은 어른들이 새로운 어딘가에 가서 어울리거나 하는 것도 다 비슷한 과정인것 같아요. 그런거 보면 사람이라는게 어떻게 살아가는지 아이를 통해 배우는게 있어요. 그리고 하나 느끼는 건, 전 절대 애를 때리지 않는데 애기엄마는 가끔 맴매 이러기도 하는데, 애한테 화를 내면서 “아빠 줘어!”이러면 끝까지 안줘요. 근데 “아빠줘야지~” 하면서 못알아듣더라도 타이르면서 얘기를 하면 이걸 줘요. 이거를… 이런게 사람의 본성인가 싶고, 사람이란 이렇게 대하는건가 싶어 배우는게 있어요.
권: 애가 미워지는 경우는 없나요?
이세훈 : 저는 아직까지 그 경험은 못 해봤는데 선배들한테 물어봤어요. 애가 초등학교 들어간 선배들한테 애가 언제부터 혼자 생활하고 그럼 내가 영화도 좀 보러가고 그럴 수 있냐. 그랬더니 씩 웃으시면서 지금 많이 이뻐해라, 앞으로는 미울 일만 남았다고 그러더라구요. 저는 아직 그런 경험은 못 해봤고…
강상구 : 저는 애인이 하나 더 생긴 것 같아요. 전 정말 그런 느낌. 초반 빼구요, 초반에는 거의 뭐 생각을 할 수가 없구요. 저도 애 키우는 게 어른들이 냅두라고 했잖아요, 전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애가 우는 거는요, 이유가 있어요. 어떤 애도 이유없이 울진 않아요. 다만 전달이 안되니 그 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해서 애가 우는 거거든요. 걔는 나름대로 자기 의사표현을 계속 하고 있는 거에요. 전 애가 왜 우는지 훨씬 잘 알아요. 그리고 애 울음을 금방 그치게 했었죠. 그 울음의 원인을 찾아서 해결해 주면 돼요. 그게 배고픈건지 기저귀 젖어선지 젖먹고 트림 안 해서인지… 그리고 쫌 큰 애는 감정적인 이유가 있죠. 그런데 그런 걸 무시를 하잖아요. 엄마, 아빠가 무시하고 나를 계속 울게 놔두고 그래 “너 언제까지 우나보자” 이런 식으로 하면, 자기가 부모한테 존중받는 느낌을 못 받아요. 자존감이 낮아지면 어디가서 자기 얘길 자신있게 못 해요. 그래서 그걸 잘 찾아줘야 되는 데 핵심적인 방법은 '공감'이에요. 보통 남자들은 누가 힘들다고 하면 야, 그건~ 하면서 답을 찾아주려고 하는데 그게 아니고, “나 힘들어”하면 “아, 니가 그래서 힘들구나”하고 공감을 해 주면 애도 똑같애요. 그게 습관이 되면 다른 애들이랑 놀아도 애가 딱 울면 그집 엄마보다 제가 잘 아는 경우가 여러번 있었어요. 딱 보면 알거든. 쟤가 지금 뭣 때매 우는지, 사실 걔네 엄마도 알아요. 근데 고집 때문에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 해서 울리거나 아니면 막 뭐라고 해요. 사람들 많은데 울고 그런다고. 그럼 걔는 그게 마음에 계속 남아있어요. 그래서 공감을 해 주는 게 가장 중요한데, 이게 보니까 조직활동에도 가장 중요하더라구요.
이세훈 : 맞아요. 맞아
강상구 : 힘들면 공감해주면 돼요. 동네 아주머니들 만나다보면 듣기 힘든 얘기도 해요. 국가 안보 이런 얘기하면 견디기 힘들잖아요. 그래도 듣고 있다가, 아주머니, 그러니까 국가가 지켜지는 게 우리 생활이 편해지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시는 거군요. 이러면 갑자기 우리 편이 돼요. 그렇게 하게 되면 그 다음 얘기를 할 수 있거든요. 그걸 저는 애 키우면서 배워요, 공감하는 거. 어린이 집에서 저희 아이에 대해서 평가하는 것 중 하나가 이거에요. 자기 감정에 대해서 정말 잘 표현한다는 거. “선생님 저 지금 이래서 속상해요, 이래서 슬퍼졌어요.” 선생님이 “아 그래? 속상했구나?” 하면 애는 또 잘 풀어요. 그래서 공감을 잘 해주면 정서가 안정되고 자존감이 높아지니까, 누가 걔에 대해서 기분 나쁜 소리를 했을 때 자존감이 낮으면 그게 큰 상처가 되거든요. 근데 자존감이 높으면 그게 그렇게 큰 상처가 되지 않아요. 그래서 정서가 안정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게 가능해 지더라구요. 배려는 내 꺼 다 끄집어내서 남한테 주는 게 아니라 자기꺼는 확실히 있는 거에요, 마음 속에. 그러면 안정감있는 배려가 가능해지는 거죠. 공감하는 게 진짜 중요하더라 이건 진짜 애 키우면서 배우는 거에요.
이세훈 : 저도 그걸 애키우면서 느끼는데요. 학교에서 좀 가르쳐줘야되잖아요. 애를 어떻게 키우는것인가. (일동 : 그렇죠. 절대 안가르쳐주죠) 저는 오히려 애를 키우면서 찾아보게 되는 거에요. 이런책도 찾아보게 되고. 유명한 카페도 들어가보고… 보면서 우리애가 지금 돌이면 돌전에 한 행동들이 꽤 잘못된 행동들이 있는거에요. 그런것들을 좀 배웠으면, 어디가서 배우면 좋은데 그런게 온전하게 개인의 노력에 맡겨져버리니까 참 아쉽죠.
박성우 : 고민스럽긴 한데 처음에 애 태어나면 관련된 정보가 워낙 많아서, 정말 백인백색이잖아요. 근데 너무 많으니까(일동-혼란스러워요) 제가 제대로 안 키워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런데 얽매이지 않고 나만의 방식이 생겨났던것 같아요. 너무 이렇게 해야된다, 애를 이렇게 키워야된다 그런거 별로 없구요. 그냥 자연스럽게 그냥, 이게 틀렸을수도 있지만…
이세훈 : 예, 저도 그런게 중요한것 같아요. 저도 그 책을 보긴 보지만 우리부부가 뭘 느끼냐면, “야 그래도 우리가 뭐 얼추 비슷하게 가는것 같다. 우린 역시 잘하고 있어” 이렇게 이런 얘기하거든요. 활동하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사람을 대하는 방법이나 세상,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이 서로에 대한 존중…그런것들 중심으로 키우는건데, 스킬에 대한 고민들은 배울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애를 처음에 낳았을때는 손많이 타면 안된다, 처음에 많이 안아주면 안된다 그런 얘길 들었는데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지금 안 안아주면 나중에 언제 안아달라고 하겠냐, 지금도 나랑 뽀뽀 별로 안할려고 하는데 큰애는…” 그래서 나중에 지나고 나니까 그렇게 스킨쉽을 하는게 좋은것 같다는 정보들이 많더라구요. 말씀하신 것처럼, 정보를 따라가는게 아니고, 그것 중에 내가 취하고 싶은것은 뭔가… 중심을 잡는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사실 정보가 많아야 더 유리할껀데, 저희 부부는 그런 정보를 너무 없이 시작했다가 나중에 애가 3-4개월 지나고부터는 이러면 안되겠다라고 각성하고 정보를 취합해가면서 그런 반성을 좀 많이 했거든요. 기본적으로 큰 틀이 있잖아요. 우리가 어떻게 애를 양육했으면 좋겠다는… 근데 기본적인 큰 틀만 가지고는 안되잖아요. 시시각각 대하는 방식…
강상구 : 애를 대하는 자잘한 기술…이런게 상당히 어려워요. 어떤 순간에 어떻게 행동하고 판단해야 할지를, 내가 좀 안다고 생각해도 못할때가 있어요. 애기엄마도 마찬가지고, 서로 지적해주거든요. 그래서 저는 토론하는게 중요한것 같아요. 저희는 늘해요. 이럴때는 “어떻게 했어야 맞는거냐?”이러면서 토론 많이 하고, 그래서도 저는 육아휴직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토론할 시간을 주거든요. 누군가에게는 그나마 여유를 준다구요 육아휴직을 안한거에 비하면. 그러면 자료를 보고 토론할 시간이 생기는거구요. 자료가 넘치는건 맞죠. 넘치는건 맞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골라낼 수 있는 기본적인 관점같은건 있어요. 공감한다 이런게 주로 그런거죠. 그렇게 맥을 잡아가다 보면, 구분이 되는것 같더라구요. 공감해야된다는 관점에서 보면 조심해야 될것들이 눈에 보이죠. 예를 들면, 도덕적인 부모가 애의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경우 많이 봤어요. 어떤 경우냐면, 남한테 배려하는걸 전혀 알수 없는 세 살짜리 애한테 둘이 노는데 장난감가지고 싸우잖아요. 그러면 아주 무거운 목소리로 얘기하거나 아니면 강요를 해요. “누구야, 친구한테 양보해야지” 계속- 걔는 어떻게 되냐면, 내껄 뺏기는거니까 존중받는 느낌 전혀 안드는거에요. 저는 그것때문에 어떻게 해야되나 고민했는데, 걔네들 둘이를 따로따로 만나요. 그래서 잠깐 좀 보자고 해서, 한쪽에는 “너 저 장난감 갖고 놀고 싶은데 친구가 뺏어갈려고 해서 너무 속상하지” 이렇게 해요. 애기니까 약간 과장되게 “그래서 막 속상하구나”하면 애들이 정말 금방 그쳐요. 그래서 “너무 속상해서 아빠가 너라면 정말 너보다 훨씬 많이 울었을꺼야. 저 장난감 가지고 놀고 싶은데 도대체 왜 가져갈려고 하는거야”한 다음에 애 울음 그치잖아요. 그럼 “아빠가 쟤한테 얘기 잘 할테니까 쫌만 기다려”한 다음에 걔한테 가서는 걔를 또 안보이는 곳에 데리고 가서 “너 쟤가 장난감 가져갈려고 해서 너무 속상하지”이러면서 걔 편을 막 들어줘요. 그럼 둘다 마음이 딱 풀려요. 그러고 나면 장난감을 놓고 그래도 양보는 안돼요. 그래서 그거와 비슷한 장난감을 어떻게든 구하든, 아니면 장난감을 마술로 없애버리든지 해야돼요.
근데 이걸갖고 도덕성과 양보하고 배려하는… 운동하는 사람들 특유의 그런거 있잖아요. 이거를 어릴때부터 가르칠려고하면 애가 엄청 욕심이 많아져요. 다섯살, 여섯살, 일곱살 넘어가면 완전히 무슨 욕심꾸러기가 돼요. 막 뺏고, 이거 내꺼야, 한번 잡으면 안놓죠. 근데 그거를 해소를 해주면 나중에 정말 양보잘하게 되는것 같아요. 남자애들같은 경우에는 놀다가 어떤 책을 봤는데, 놀다가 아빠가 "아!"하면 남자들은 보고 그냥 놀아요. 여자애들은 "아!"이러면 “아빠 어디 아퍼?” 이렇게 물어봐요. 근데 그게 특정 나이에서 발달단계의 특징때문에 남자애들은 그게 늦게 발달되더라구요. 두뇌가지고 얘기하는건 좀 그렇긴 한데, 시기의 차이가 있더라구요. 미묘하게… 근데 그걸 시기구분없이 무조건 똑같이 대하면 안되겠더라구요. 그게 남성과 여성 차별이 아니라, 그 시기에는 남자애들은 그걸 할수 없는거에요. 근데 시기가 지나면 하기 시작해요. 배려를 하기 시작하고 남이 "아!"소리내면 어디 아픈지 관심을 갖게 되고, 그렇게 된다는거죠. 근데 그러면 때가 되면 그렇게 하는거잖아요 근데 그거를 어정쩡하게 알잖아요? 어정쩡하게 알면 억지로 사회성을 길러줄려고 해서, 애들 욕심꾸러리가 되는거에요. 그러니까 공부를 할꺼면 제대로 하고, 아니면 자연스럽게 애가 하는대로, 개개인별의 차이를 존중하면서 가면 되더라구요. 요즘은 어린이집이 영어 안가르치면 다 어린이집 옮겨요. 저희 어린이집도 그렇거든요. 그래서 영어 못가르치게 할려고 어린이집운영위가서 한바탕하고 그랬는데… 만 네살인데 앉아가지고 책을 다섯페이지 이상을 한글을 따라 그리고 앉아있어요. 그럼 다들 부모들 다 좋아합니다. 집중력도 뛰어나고, 공부도 잘한다고. 근데 그게 애를 망쳐요. 그 시기에 그거를 할수 없는 일인데, 그걸 앉혀가지고 강요하면 망쳐요. 그래서 유일하게 열다섯명이 앉아가지고 그걸 하는데, 유일하게 저 안할래요. 하는애가 우리 애에요. 저 이거 싫어요, 안할래요 손들고 얘기하는 애… 근데 그런 어린이집 굉장히 드물거든요. 부모들의 공세가 진짜 심해요.
권호영 : 순간순간 너무 힘들어서 짜증날 때도 있지 않나요?
강상구 : 그럼요, 힘들어요. 말로만 이러는 거에요.(다들 웃음)
강상구 : 아 그거 정말 쑥쓰러워요. 한두번 스쳤는데, 참 쑥쓰럽더라구요. 아유… 외면합니다. 저는 외면하게 되더라구요. 서로 너무 쑥쓰러워가지고… 나는 당당한 육아휴직인데, 저 사람은 뭘까…(일동 박장대소)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거랑 똑같은 눈으로 봐요(하하)
3탄을 기대해주세요!
3탄
☆ 애 목욕시키는건 좀 배워야 되지 않나요?
☆ 육아휴직한다고 했을때, 가족이라든가 친구라든가, 특히 가족분들은 시댁이랑 친정, 분위기가 사뭇 다르지 않았을까 싶은데…
☆ 딸하고, 아들하고 키우는데 차이가 좀 있나요?
☆아빠랑 친밀하게 지내는 딸, 자녀는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버지의 소외 얘기 많이 하잖아요. 음... 되게 친하게 지내고 그러고 싶으시죠?
☆ 육아휴직을 정하신 분들도 계시지만, 정하지 못하신 분들도 용기내지 못한 분들도 많이 계시거든요. 그런 분들께 한마디씩 해주시면 좋을것 같아요.
남성양육자 1%를 기억하는 평등한 세상!
육아에 참여하는 남성들의 수.다.본.능.에 참여하고 싶으신 분들!
지금 육아휴직을 하고 있는 남성양육자분들,
예전에 양육 한가닥 하셨던 분들, 나도 동네 엄마들처럼 모여서 , 육아스트레스 수다로 풀고 싶었지만 도대체 그게 너무도 어려웠던 남성분들,
그 묵혀두었던 이야기를 수다로 풀어보아요!
물론, 아이의 양육에 적극적으로 고민하고시고 선배양육자와 얘기를 나누고 싶은 예비 남성양육자분들! 언제나 환영입니다.
남자들끼리 무슨 수다가 되나, 싶으시죠? 저희도 걱정했습니다.
벗뜨., 됩니다.
1초의 끊김없이 이어지는 수다의 향연!
이보다, 편하고, 유쾌하고, 신날 수 없다! 일단 한번 와보시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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