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꼬트는 사람들 - 수화(나무)와 가영이 전하는 생생한 캠프 후기 2탄
솔직한 위치짓기를 위한 문제제기 - 강의 <삶으로 액션으로 처음 만지는 미술 by 수수>
어쩌면 삶의 모든 부분은 결국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존재론적 고민과 맞닿아있는지도 모른다. 그것이 정말이지 보잘 것 없는 소소한 일상일지라도.
나를 인식함에 있어서 나 스스로의 위치를 인식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나 나는 완벽히 객관화된 위치 짓기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위치 짓기라는 스스로의 규명 짓기는 각자의 삶의 경험에서 비롯된 인식체계의 영향을 받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온전히 주관적인 사유체계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사유체계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고민에도 적용된다.
수수의 강의는 이러한 주관적 위치 짓기(나와 타인, 그리고 이 세상 관한)에 관한 문제제기였다고 생각한다.
더 구체적으론 여성으로서 존재하는 삶의 방식에 대한 그리고 그것의 인식론에 대한 문제제기가 아니었을까 싶다.
흔히 한국에 사는 여성으로서 겪는 어려움과 불편함에 대해 인식을 하면서도,
아시아-동아시아(역사적으로 극동-동남아-동북아으로 바뀌는 인식)-한국의 여성으로 이어지는
인식체계에 관한 깊은 성찰이 없음을 지적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정신적 소수인 여성을 이야기함에 있어서도 각자가 스스로 가지고 있는 소수, 여성에 관한 인식엔
너무나도 남성중심적인(혹은 강압적인, 지배적인 그리하여 편협한) 사고체계가 존재하지 않느냐고 수수는 되물었던 것 같다.
그러한 의미에서 수수의 강의는, 스스로를 객체화시키고
그러한 객체화를 또 구체화시키는 과정에서 쉽게 범할 수 있는
지배 혹은 우월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좀 더 담백한 시선으로
자신의 위치를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들게 하였다.
나는 어디에 살고 있으며, 나는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스스로 어떤 자신을 기획하며, 궁극적으론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다고 상상하느냐고 묻는
그녀의 질문은 심히 도발적이었다.
스스로에게 조금 더 솔직한 그리하여 현명한 위치 짓기를 위해선
나 자신에 대한 온전한 인정이 전제되어야 하며 또한 그것에 기반한
조금 더 치열한 성찰이 필요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물길 액션 기획 워크숍
손발 오글~ 첫 만남을 지나 가슴을 꽉 채워주었던
강의, 뒤풀이, 걷기를 지나고 캠프는 막바지를 향해갔다.
우리의 임시 도착지인 ‘액션 계획 돌입’으로 말이다.
물꼬들의 이름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바캠프 판을 꺼내들면서 액션 준비는 시작됐다.
각자의 다양한 관심사를 하나로 수렴시키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어째저째~(^^;) 꼬물꼬물~ 모였다.
비혼, 빈곤, 독립, 퀴어 이 4가지 주제아래 물꼬들은 모였다.
물꼬들에겐 이틀 째 밤부터 다음날 아침까지의 시간이 있었다. 시간이 조금 급했다.
그래도 일단 옹기종기 모여앉아 수다라는 꽃부터 열심히 피웠다. 신나게, 즐겁게.
떠나는 날 아침, 피곤기 때문에 어제의 활기는 좀 줄어들었지만,
다시 머리를 맞대고 ‘쑥덕쿵쑥덕쿵’ 계획들을 짜기 시작했다.
중간발표를 위해 준비한 전지가 그새 가득히 채워졌다.
버스에 타기 전, 물꼬들은 한데 모여 자신들의 액션포부를 밝혔다.
열린 세미나를 준비하는 ‘빈곤’, 야심찬 수다회를 준비하는 ‘비혼’,
영화 찍기를 공략하는 ‘독립’, 섬세하면서 또 용감한 퀴어문화제를 준비하는 ‘퀴어’모둠까지,
즐겁게 각자의 계획을 발표했다. 우리는 이렇게 할 겁니다! 어때요?’라면서.
모두들 서로의 발표에 귀를 기울였고, 적절한 추임새(우와~ +_+)로 용기도 불어넣었다.
8월 13일 수료식까지의 긴 시간을 물길활동으로 채워 넣을 상상으로 물꼬들은 들떴다.
기대, 꿈틀대는 꿈, 뿌듯함, 걱정, 아쉬움 등 터질 듯한 감정들을 가지고서, 그렇게 강화도에서 서울로 돌아왔다.
하.지.만. 돌아온 서울이 더 큰 시작인 것을 물꼬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이들은 조만간 또 다시 만나 기똥찬 모의작당을 시작할 것이다.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건 우리, 2010년 7월 ~ 2010년 8월 12일 서울 곳곳에서 물꼬 트는 사람들의 액션~!이 진행됩니다. <액션~!> 발표 + <물, 길>수료식 + <물꼬 트는 사람들>오름식 일시 : 2010년 8월 13일 금요일 장소 : 시민 공간 나루 지하 1층 http://cafe.naver.com/mulgil2010.caf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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