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크면서 나도 큽니다"- 아이키우는 아빠들의 돌봄 수다회(1)
최근 보건복지부에서 저출산고령화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육아휴직 급여를 현 50만원 정액에서 40% 정률로 바꾸고, 배우자 출산휴가를 유급화하겠다는데요.
과연 현재 여성에게만 전담되고 있는 돌봄노동을 남성들과 사회가 적극 나눌 수 있는 대책이 될 수 있을까요?
남성양육자 1%를 기억하는 평등한 세상!
지금도 법적으로 육아휴직은 남녀가 1년씩 번갈아가며 사용할 수 있지만,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의 비율은 1% 내외입니다. 육아휴직을 할 수 있는 아이의 연령이 3세로 상향되어, 여성과 남성이 각각 1년을 사용할 수 있는데도 여전히 남성의 육아휴직참여는 2%를 넘지 않습니다.
남성이 육아휴직을 한다고 하면 ‘아이는 엄마가 키워야지’, ‘승진을 포기할 생각인가?’, ‘가장이 부양을 해야지’, ‘얼마나 못났으면…’ 등등 수많은 사회와 직장동료들의 편견부터 이겨내야 합니다. 육아휴직을 하더라도 당장에 식구들과 이웃들, 하물며 아이를 데리고 간 놀이터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에게 ‘무능력’한 남편으로 읽혀지고 맙니다.
돌봄÷돌봄=평등한“1”
여성 개인에게 짐 지워져 있는 돌봄을 남성과 사회가 함께 나누어 "평등한 일"을 만들고, 남성은 양육에 대한 권리를 찾는 일. ‘1등만 기억하는 떠리한 세상’에서 ‘남성양육자 1%를 기억하는 평등한 세상’ 만들기를 시작합니다. 1%의 남성양육자들과 함께 남성이 양육에 참여하면서 느꼈던 고충과 맞닥뜨린 편견, 산적한 일상의 과제들을 수다로 풀어냅니다.
남성양육에 일천한 양육정보 세계에서
선배 남성양육자들의 빛나는 노하우를
예비남성양육자들과 공유하는 수.다.본.능.
아이키우는 아빠들의 돌봄 수다회 그 두번째 시간이 열렸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울고 웃으며 성장해 가는 아빠들의 이야기, 지금부터 들어볼까요?
(수다회에는 민우회 활동가 나랑과 배시시, 그리고 한겨레 신문 기자가 함께 했습니다.)
나랑: 먼저 자기 소개부터 해 주세요.
신태중: 저는 ****행동 에 있구요. 아이는 80일 정도, 딸 쌍둥이 아빠구요. 육아휴직은 6월부터 해서 이제 한 60일째 하고 있고, 뭐 그렇습니다. 지금은 와이프랑 같이 휴직 하고 있고, 와이프는 산전후휴가 끝나고 육아휴직을 1개월한 상태이고 이제 8월부터는 저 혼자 키워야 하는 상황이에요.
나랑: 기분이 어떠세요? 이제 혼자 하셔야 되는데, 그것도 2명을...어떡해...
신태중: 뭐, 다부지게 각오를 해야죠. 방법들을 생각하고 있어요. 지금 욕심으로는 혼자서 할 수 있겠다 생각하지만 그래도 하루에 시간 정도씩 도와주는 분이 계시면... 이게 육아가 제일 힘든 게 퇴근이 없잖아요. 매일 야근해야 되고 때로는 철야하고...굉장히 힘든 노동이잖아요. 그래서 하루에 4시간 정도씩 다른 분이 좀 도와주시면 육아를 더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한 분 구하려고 하고 있어요.
나랑: 가족 말구요?
신태중: 네, 가족이나 친척이 가까이 살지 않아서 그 점이 어렵더라구요.
문문주: 저는 민주노총 00본부에서 11년째 일하고 있구요. 아이는 둘이구요, 4살짜리 하나랑 8개월된 애, 둘 다 딸아이입니다. 육아휴직은 2008년 2월부터 2009년 1월까지 했었구요. 둘째는 육아휴직을 못하고 있습니다.
문문주: 하면 좋을 것 같은데 아직 계획은 없습니다. 1년 하고나서 또 얼마 안돼서 육아휴직 하려니까 미안하더라구요.
배시시: 첫째 육아휴직 했을 때 너무 힘들어서 미루시는 건 아닌가요?
문문주: 아닙니다. 좋았어요. 힘든 점도 많았지만 좋았어요.
김세중
전 13째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육아휴직이라는 건 누려보지 못한 대신에 육아와 관련해서는 많은 혜택을 받은 입장이고, 저는 그 당시 남자가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게 상당히 생소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실제로 제가 육아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거에 비해서(물론 적지 않지만) 굉장히 많이 사회에서 미디어를 통해서 노출이 됐어요.
일단 이프에서 10개월동안 남자의 육아일기를 98년부터 2000년까지 연재했어요. 그때 당시는 남자가 육아를 하는 게 노출된 게 반쪽이 최정현씨밖에 없었어요. 그러다가 계간이긴 하지만 그거(이프) 통해서 2년 반 동안 노출이 됐고, 그것 때문에 방송 채널에 간혹 나갔는데 그게 케이블에 나가면 여성학과 선생님들이 그거 녹화 떠놨다가 수업시간에 틀고 그러면 “어머, 쟤 세중이 아냐” 이러고... 실제로 한 거에 비해서는 그 때 사회 분위기에서는 노출되기 쉬웠어요.
저 다음으로 노출된 게 한겨레 비빔툰 쓰는 홍승우씨인데 그게 인연이 되어서 홍승우씨하고는 <아빠 뭐해?>라는 책을 썼는데 17명이나 썼지만 그 중에 실제로 육아를 전담했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저랑 홍승우씨 밖에 없었어요.
노출된 남자의 계보는 최정현 김세중 홍승우 (좌중 웃음), 임팩트는 당연 최정현씨죠.
나랑 : 그럼 육아휴직은 안하셨더라도 전적으로 아이를 돌보는 상황에 있으셨던 거죠?
김세중 : 무한책임을 지는 상황이 많았죠. 그래서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잖아요? 최정현씨 딸 하예린이 “아빠 아빠 아무개네는 웃긴다. 아빠가 회사 가고 엄마가 아이 키운다” 그랬다는데, 정말 글자 두 개만 딱 바꿔서 우리 큰 딸은 어린이집 간 지 얼마 안 돼서 “아빠 아빠, 어느 집애는 아빠가 회사가고 엄마가 학교 다닌다” 애 입장에서는 아빠가 학교다니면서 애 키우고 엄마가 회사 다니는 게 정상인데 바뀐 거잖아요.
나랑 : 그러면 딱 1년이라고 할 수도 없는 되게 많은 시간을 무한책임을 지신 거네요.
김세중 : 큰 아이는 1년 동안 경기도 사시는 친할머니가, 작은 아이는 1년 동안 서울에 사시는 외할머니가 아주 데리고 살았고... 큰 아이는 두 돌 때부터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4년 반 동안 제가 다니는 학교를 따라서 학교 어린이집을 다녔기 때문에, 그게 이제 남들과 다른 특수한 경우, 원격지 어린이집을 다녔다는 거.
남자면서 육아를 하는 분은 굉장한 어드밴티지로 생각하고 겸허하셔야 되는 게 남자가 애를 키우면 노출이 많이 되고 사람들이 당연히 집에서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고 높이 평가해줘요. 응당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을 안 하고...
누구는 “저 놈 뭐하는 놈이야” 할까봐 얼굴 못 들었다고 하지만 사실 남자가 애를 키우면 튑니다. 충분히 평가를 받구요. 애를 안 보는 시간에도 그럴 거라고 사람들이 생각합니다. 이건 엄마들이 누리지 못하는 어드밴티지죠.
나랑: 그러면 이제 본격적으로 얘기를 해 볼까요? 여기 쓰셨던 거랑 저희가 몇 개 주제를 정해 왔어요. 이거 뽑으면서 얘기해도 될 것 같고, 처음에 좀 쑥쓰러워 하실까봐 일단 이걸로 얘기 해볼께요.
힘들었던 순간, 잠을 안 잘 때가 2개네요. 잠을 안 잘 때, 밤새 잠을 안자고 이유 없이 울 때, 부득이하게 아이를 맡겨야 했을 때
한 분이 힘들 때를 구체적으로 쓰셨는데, 첫째딸 두 돌 막 지나 어린이집 (집에서 40분 거리) 들어간 첫 주에 오전만 맡기고 찾아오는데 길이 막혀서 집까지 1시간 넘게 걸리고 “내 인생도 이렇게 망가지는구나”하고 차에서 막 우셨데요. “직장그만두고 학교 다시 돌아가셔서 한참 공부에 필 받았을 때” 라고 적으셨는데...
김세중 : 이건 특수한 경험이에요. 전 오늘 딴지 걸러 나온 입장이잖아요. 이건 이해를 해 주셔야 되는 게 비정규직 지식노동자잖아요. 특징은 출퇴근이 따로 없고 하루 종일 공부만 하는 거에요. 근데 공부에 필 받았다는 거는 저희같은 경험에서 어떤 거냐면은 아침 6,7시에 눈 떠서 학교 가서 밤 10시, 11시까지 계속 공부만 하는 거에요.
근데 그런 사람이 9시에 어린이집에 애를 맡겨서 12시에 찾아가지고...그 노동환경에서는 나는 하루 12시간 공부만 하는 사람인데 3시간동안 배회하다가 애를 찾아서 1시간 반씩 걸려서 애를 데려와야 된다는 거는 “내 인생 끝났다”하고 울 수밖에 없는거죠.
나랑: 여자들도 많이 느낄 거 같은데...
김세중: 제 주변의 엄마들은 다 시간강사들이잖아요. 똑같이 느끼는 경험이죠. 그야말로 미쳐버리는... 우리는 굉장히 특수한 경험이죠. 출퇴근 시간 찍는 게 아니라 자기 시간 써야 되는 거잖아요. 근데 그것보다는 아까 사회 통념에서 밤에 애가 잠을 안 잘 때 이런 거 관련해서 지금도 저희 세대는 주변에서 느끼는 통념이 이런 거에요.
한번은 김동건씨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저랑 홍승우씨가 나갔어요. 그런데 김동건씨가 아빠가 애를 키운다는 사실을 굉장히 신기하게 바라보면서 그러면 애기 똥기저귀도 아빠가 갈아준단 말입니까? 묻더라구요.
이건 뭐냐면은 사회통념상 나이든 남자한테는 애 똥기저귀 갈아주는 게 어려운 일인 거에요. 그래서 제가 애 똥 기저귀 가는 건 굉장히 쉬운 일에 속한다고 했더니 “아니, 어떻게요?” 하길래 기저귀를 벗긴다, 닦는다, 기저귀를 채운다 그랬더니 거기 있던 40대, 50대 방청객 아줌마들이 박수치고 자지러지고 하는데...
김동건씨가 “힘든 게 뭐냐?” 자, 이게 중요한 질문인데 똥기저귀갈고 목욕시키고 하는 건 힘든 거 아니잖아요. 지극히 단순한 거잖아요. 진짜 힘든 건 뭐냐면 애가 우는 데 의사소통이 안 돼, 애가 좀 자 줬으면 좋겠는데 안자 이게 힘든 거지, 똥싸서 기저귀갈고 하는 거는 그런 건 일이 아니잖아요. 까짓거 하면 되는 거지
나랑 : 어떠세요?
문문주 : 네 쉽습니다. 애들 목욕시키는 건 기분 좋아요. 힘들긴 한데 좋더라구요. 씻기러 들어가서 좋아가지고 안 씻기고 꼭 안고 있기도 하고...목욕시키고 애 기저귀 가는 건 쉽고 재밌고 그래요.
김세중: 저희 중학교2학년인 큰 딸이 이따금 얘기를 하는데 어릴 때 목욕을 하고 나서 들고 이동해야 되잖아요. 어떻게 했냐면은긴 수건을 입에 물고 이러며는(팔 벌려) 애가 폭 안겨요. 긴수건을 침대에 하나 깔아놓고 거기에 애를 누이고 입에 물고 있던 수건을 덮으면 위 아래가 자동으로 닦이는 거잖아요. 애가 그걸 기억을 해요. 지금도 지가 샤워를 하고 나오다가 저랑 눈이 마주치면 아, 내가 어렸을 때 아빠가 이렇게 해줬었는데 하고 기억을 해요.
그런 건 작지만 나름 보상이 있는거고. 무엇보다도 머리를 쓸 필요가 없는 거잖아요, 애랑 교감할 필요없이 그냥 하면 되는 거잖아요. 근데 애랑 교감을 나눠야 되는데 의사소통이 안 될 때 특히 우는 데 이유를 모를 때 제일 힘든 거죠.
이유가 없는 게 아니라 우는데 이유를 모를 때...왜 이유가 없겠어?(다같이 웃음)
나랑: 그럼 어떻게 하세요? 밤새도록 울어요?
신태중 :그렇게 까진 아닌데요. 워낙 애기때부터 같이 지내고 있는 거잖아요. 아이야 이유가 있겠죠. 초반엔 소통이 전혀 없는 거잖아요, 자기만 아는 거고 끊임없이 일방적으로 내세우는 거니까 그걸 잘 캐치를 못하는 거니까 초기에는...
뭐 울 때는 뻔하죠 안아주고 기저귀 갈아주고 그래도 울면 밥먹는 시간(지금은 3시간에 한번씩) 되면 밥 먹이고 그래도 울면 열있나 찾아보고 안아주고 계속 달래고 아이가 울만한 상황들이 뭐뭐다 대충 짚어보고 계속 시도해 보는 거죠.
맞아 떨어지면 진정이 되어서 웃고 놀고 하는데 그러지 않을 때는 계속 우는 거니까...
김세중 : 경우의 수 싸움이라고 하죠. 자기가 알고 있는 6~7가지 경우의 수를 차례차례 여러 가지 다 해보고서 그것도 없을 때 저는 마지막으로 쓴 방법이 차에 싣고 동네 한바퀴...그럼 자니까...
그러다 땅끝까지 가는 거에요. 2박3일동안 애를 데리고 홧김에...여러번 숙달되면 짐이 있잖아요. 분유 젖병 젖병 삶을 거 문경 새재 넘어서 갔다가 온천있으면 온천 들렀다가 또 고속도로 탔다가 정말 해남 땅끝까지 갔는데 수업날이 된 거에요. 그래서 애 데리고 그냥 수업 받으러 들어가고(대학원생일 때)...
나랑: 반응이 어땠어요?
김세중 : 남자들이 회식이나 일요일 직장이나 학교나 회의나 그럴 때 아이를 데려오면 많은 경우 칭찬받아요.
이거 여자들이 못 누리는 거. 여자들이 학교모임이나 뒤풀이에 데리고 오면 일과 사생활을 구분하지 못하는 칠칠치 못한 여자가 되는데 남자가 데려오면 굉장히 멋있는 놈이 돼요 그 점에서 아무리 힘들어도 애 키우는 여자 앞에서는 겸허해야 돼요. 업신여김에 앞서서 무엇보다도 많은 사람들이 대단하네 해주잖아요. 근데 여자분들은 전혀 인정 못 받고 당연한 일이 되잖아요.
죄송해요. 저는 오늘 딴지거는 역할이에요. 난 그렇게 섭외가 됐는데..(웃음) 저는 지금 자녀분들하고 띠갑 차이가 나는, 그리고 육아휴직을 못 해봤다는 억하심정...
나랑 : 잠 안 잘 때...이거 적으신 거죠. 어떠세요?
문문주 : 먼저 자는 척을 하거든요? 그러라고 하더라구요. 애가 조금 땡깡을 부려도 제가 자면 따라 잘꺼다...애가 이제 조금 말 할 단계였는데요, 한번은 화장실에 가면 똑똑똑 이걸 가르쳐 줬거든요. 똑똑똑이란 말을 배웠어요. 하도 못살게 구니까 이불 뒤집어 쓰고 자는 척을 했거든요. 울더라구요. 근데 안 일어났죠. 너무 피곤하고 짜증나서 자는 척했죠. 근데 애가 울면서 “똑똑똑” 소리지르는 거에요. 갑자기 너무 미안해지더라구요. 다른 집은 9시면 재운다는데 10시, 11시가 돼도 안 자고 그러니까 부모들이 생활주기가 그래서 그런 영향도 있겠지만은 밤에 일찍 안 잘 때 힘들더라구요.
배시시 : 아이가 생활리듬이 야간형인가봐요.
문문주 : 아침에 얼마나 일찍 햇볕을 보느냐에 따라서 잠자는 시간도 달라진다고 하더라구요. 아침에 일찍 햇빛을 보면 애들이 잠을 일찍 잔다고 하더라구요. 그때는 몰랐습니다. 요새 둘째는 아침에 안고 산책을 잘 나갑니다.
둘째는 엄청 순해요. 첫째에 비해서 키우기 편해요.
나랑: 첫째랑 둘째 어떻게 다르셨어요?
김세중 : 동성일 경우에는 둘째가 한결 쉽죠. 왜냐면 능숙하기도 하고 그 전에 심드렁해지잖아요. 첫째는 난리 난리 쳤다면 둘째 때는 심드렁 해지니까.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애가 특별히 유별나거나 성별이 다르거나 특별한 사정 아니면은 둘째가 수월하죠
신태중: 그런 얘기들은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한번 키워보신 분들은 둘째부터는 발로도 키우겠다 뭐 이런 얘기...
김세중: 내가 솜씨가 다르고 마음이 다른데...
신태중: 육아도 경험이 참 중요한 것 같더라구요. 아는 분들 얘기 들어보면 하나 키운 분들도 둘째 낳으면 수월하게 키우겠다...첫째는 긴장감 갖고 하는 거잖아요. 한번 키워본 경험을 갖고 하게 되면 좀 더 자신감 있게 하는 것 같더라구요. 둘째는 첫째보다는 마음 졸이는 게 줄어드는 것 같다고
문문주 : 신기한 게 없어지니까요.(웃음) 첫째는 모든 게 다 신기하죠. 손발보는 것도 신기하고 엉덩이 생긴 것도 신기하고 얼마 지나면 손가락 요렇게 하면 눈이 따라가잖아요. 그런 거 하나부터 말배울 때 먹는 거 못 먹는 거 새롭게 먹게 될 때 모든 거 하나하나가 너무너무 신기해서 기록도 남겨두고...
김세중 : 사진과 비디오의 양이 증명해주죠.
나랑 : 아, 양이 확 줄어요?
문문주: 나중엔 의무적으로 찍어요. 나중에 애가 커서 서운해할까봐
김세중 : 세 명 키우는 사람 말 들어보면 첫째 때 열심히 찍고 둘째 때 첫째 같지 않고 셋째는 아예 안한다고 하더라구요.
배시시 : 전 그래서 돌 사진이 없어요. 저는 넷째거든요. 돌잔치를 아예 안했데요.
김세중 : 육아후배들게 격려의 한 마디. 저는 제일 싫어하는 말이 아이는 엄마가 키워야 돼. 애들한테 엄마가 필요한 게 아니라, 엄마는 본성상 애가 이쁠지 모르겠는데, 애 입장에서는 아닌 것 같은데,
경험상 딱 드러나는 게 우리 큰애는 처음에 1년을 친할머니가 키웠잖아요. 그래서 1 아빠 2 할머니 그리고 마지막으로 엄마에요.외할머니는 소닭보듯 했고, 오히려 동네 할머니 보면 울면서 따라갔어요.
둘째는 외할머니가 키웠잖아요 그 와중에 아이엄마가 암 수술을 받았어요. 그래서 외가가 아예 집 옆으로 이사를 온 다음에 얘는 어떻게 됐냐면은 “나 아빠집에 놀러갈래, 엄마집에 놀러 갈래”하고 와 있다가도 밤에 불만 끄면 울면서 신발신고 외가집에 갔어요. 그러니까 얘는 첫째가 외할머니고 한참 뒤가 엄마야. 그러니까 뭐 애 엄마 입장에선 첫째도 둘째도 자기는 첫 번째 선호하는 대상이 아니잖아요. 결국 애들한테는 돌봐주는 사람이 필요한 거지 그게 반드시 엄마일 필요는 없다는 거죠.
신태중: 저도 되게 짧기는 한데 얼마나 아이한테 시간을 할애하고 교감을 나누냐에 따라서 아이가 바라보는 대상이 달라지는 것 같더라구요. 저희는 쌍둥이 자연분만을 해 가지고 몸이 되게 힘들었던 거에요. 처음에 병원에 있다가 조리원있다가 도와주시는 분 도움받고 이제 둘이 온전히 하는데 회복이 더디니까 밤에 잘 일어나지를 못해요. 밤시간에 거의 제가 둘을 돌보는데 이게 확실하게 물리적으로 보면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사람이 저다 보니까 아이들이 눈을 먼저 마주치고 웃어주는게 저부터 하더라구요.
분명히 엄마라는 존재가 있긴 한데 아이한테는 어떤 사람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갖고 케어를 해주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 같아요.
김세중 : 그러니까 남성 육아권 얘기가 나오는 거에요. 이렇게 시간 투입하고 애랑 교감하고 그런 게 없는 상태라면은 사실 커서 애들이 애비를 남 쳐다보듯이 해도 사실 할 말 없어요. 근데 어릴 때 그런 경험이 있으면 사정이 있어서 현업복귀해서 맨날 늦게 들어와도 애한테 아빠는 좋은 사람으로 각인이 남는 거니까 상당히 나이 들어서까지도 그게 유지돼죠.
근데 지는 한 거 하나도 없고 예를 들어서 놀아준다고 하잖아요. 근데 퇴근한 아빠가 놀아준다는 게 애는 웃을 때랑 잘 때만 이쁘잖아요. 웃는 애기 조금 데리고 있다가 애 울면 “야, 애 데리고 가라” 그건 교감하는 게 아니잖아요. 아무나 할 수 있는 거잖아요. 육아권 얘기를 하려면 교감하는 시간이 있어야지, 그리고 애 입장에서는 자기를 키우는 사람이 둘이 되는 거니까 애한테 parent가 하나인 거랑 둘인 거랑은 다르죠.
나랑 : 어떠세요?
문문주 : 첫애는 엄마를 많이 따라요. 시간 투자는 육아휴직 할 때는 제가 좀 더 많았던 거 같고 그렇지 않을 때도 5대 5 정도 되는 것 같은데...노는 건 저하고 많이 놀고 근데 잘 때는 아빠 나가라고, 방에서 나가라고 하고 지 엄마하고 자고 아주 가끔씩은 아빠 들어와서 자라고 하는데요. 잘 때는 무조건 백프로 엄마하고 잘려고 해요. 그러더라구요.
나랑 : 섭섭하시겠네요?
문문주: 처음엔 그랬는데요. 익숙해지니까 전혀 모르겠어요.
김세중: 잠깐 섭섭하지만 고맙죠.
문문주: 둘째는 원래 그러면 안 된다고 하는데 저랑 자거든요. 둘째는 제가 따로 재우고 큰 애는 엄마가 재우는데 너무 오래 이러면 안 될 것 같아요. 지금은 너무 당연히 큰 애가 따로 자는 걸로 생각해서 아빠 안녕히 주무세요 이러고 방안으로 들어가고
기자: 육아휴직 했을 때 같이 키우셨어요?
문문주 :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죠. 오전엔 보통 같이 있고 오후부터 저녁까진 제가 있고
나랑: 이제 질문지 주제 뽑아서 한번 해볼까요?
"아이 키우는 아빠들 왜 더 힘들게 하는 겨?"
배시시 : 요거 아까 김세중님이 말씀 해 주셨는데 사회에서 아이키우는 아빠의 근처에 있는 사람들은 높이 평가해 주잖아요. 근데 또 막상 아이를 전담하여 육아를 할 때 곳곳에서 부딪치는 소외감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예를 들어 문화센터 강좌 제목이 엄마랑 아기랑 인지능력향상, 엄마랑 아기랑 하는 찰흙놀이 주로 제목이 그렇고, 수유실에 남성출입금지 써있다든지, 생활 곳곳에서 아이 키우는 아빠들이 배려나 존중받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는 얘기를 1차 수다회때 해 주시더라구요. 그런 것들 느껴보신 게 있으신지 얘기해 보아요.
신태중 : 저는 아직 어딜 돌아다닐 때는 아니어서 아직 직접 경험해보거나 이런 건 없는데, 다니는 데가 병원이랑 애기용품 사는데 정도.. 좀 어색하긴 하죠. 병원가면 아이와 엄마, 아이와 할머니 만 있지, 일반병원에서는 아빠가 있는 건 한번도 못 본 거 같고 보건소 갈 때는 본 거 같아요. 근데 그때도 아빠들은 그 시간 짬내서 오신 분들, 양복 입으시고 잠깐 오시는 거니까 뭐 아빠가 아이랑 같이 애기들 장소에 있는 게 익숙한 풍경은 아닌 것 같더라구요. 어린이용품점도 아이를 데리고 와서 사는 경우는 잘 못 본 거 같아요.
배시시: 그 풍경에 계시면 어떠세요 기분이?
신태중 : 뭐랄까요? 어차피 집사람이 복귀를 하면 저혼자 키울텐데 익숙하지 않으니까 약간 좀 시선같은 걸 어떻게 극복을 할까 이런 생각이 들어요. 아이하고 아빠하고만 병원에 가야될 순간들이 있을텐데...어색하지 않고 잘 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나랑 : 적극적으로 아줌마들 사이에 껴들어야 된다고, 내가 고립되어 있으면 애도 고립되고 사회성이 떨어질까봐 걱정을 많이 하시더라구요.
신태중 : 근데 아이가 항상 매개가 되잖아요. 쌍둥이니까 항상 주목을 받더라구요 늘 물어봐요. "쌍둥이네요" 굳이 나서지 않더라도 말 걸어오는 게 있어가지고, 그 시작은 쉽더라구요..그 사이에서 얼마나 서로 불편하지 않으면서 잘 융화가 될지는 아직은 모르겠어요..약간은 좀 불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들거든요. 나만 외딴 섬처럼 두드러져 보일텐데
나랑 : 선배님이 한마디, 노하우 전수 좀 해주시죠.
문문주 : 전 특별하게 못 느끼면서 살았는데요.
김세중 : 저도 못 느끼는 정도가 아니라 이 질문에 대해서는 굉장히 불만이에요. 불편하고 뻘쭘한 거 있겠죠. 그렇다고 더 힘든 거는 아니죠. 약간 불편한거죠. 놀이터에 갔는데 다른 집 엄마들이 말도 잘 안 걸고 그런다 그러길래, 그럼 만약에 애 안 데리고 혼자 갔으면 말 걸겠냐고. 수유실같은 건 모유수유를 위한 공간이거든요. 분유는 쾌적한 환경이면 아무데서나 먹일 수 있어요. 근본적으로 불편한 건 있어요. 왜냐면 모든 게 모자(엄마-아이)로 셋팅되어 있고, 가끔 뻘쭘하고 불편하고 그런 건 있겠지만 더 힘든 건 없다고 봐요.
나랑 : 근데 개인한테는 그럴 수 있는데, 그게 사회적인 분위기가 다 여자만 키우는 걸로 가는 거니까 예를 들면 수유실 문제도..
김세중 : 모유 수유를 전제로 하지 않으면 굳이 수유실 같은데 안 찾아다녀도 돼요. 모유 수유는 노출이 되면 안 되니까 필요한 거죠.
배시시 : 근데 일단 아이를 분유를 먹이려면 편하게 눕혀서 먹여야 될 공간이 필요한거잖아요.
김세중 : 그런 혜택을 남자가 조금 덜 받는거지 더 힘든 건 아니죠
배시시 : 요런 거를 크게 불편하진 않더라고 마음에 좀 남잖아요. 육아휴직하셨던 남자분들이 공동의 목소리를 내면서 사회적으로도 남성 육아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남성의 목소리를 좀 더 내면 사회적으로 남성 육아권이 인식도 개선되고 하지 않을까.
김세중 : 그건 육아문제 보다는 아이가 교육기관 들어갔을 대 더 심각한 거 같아요. 예를 들어서 유치원이나 학교를 갔는데 뻔히 아빠가 갔는데 어머니들이라고... 부모라고 해야죠. 혹시 기억나세요? 우리 초등학교 다닐 때는 학부형이라고 했어요. 뻔히 엄마가 데리고 다니는데 학부형이라고.. 왜냐면 아이에 대한 권리는 아빠한테 있는 거라고 그러던 시절이 있는데 근데 요즘은 한 반에 30명이면 학부모 회의를 하면 아빠들이 2~3명은 가요 근데 거기다 대놓고 어머니들이라고 버젓이 대명사를 붙이거든요. 이런 거는 육아단계보다는 더 나중에 생기는 문제같아요
오히려 힘든 거는 육아휴직 하려고 할 때 조직에서 왜 네가, 왜 아빠가 육아실천 면에서는 육아휴직을 쟁취하는 게 더 힘들었을걸요.
신태중 : 일반회사에서는 다 그러겠죠
문문주 : 1순위는 당연히 엄마라고 생각하니까
김세중 : 아이키우는 여자분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쉴새없이 브레이크 걸고... 제가 그 역할 좀 할게요. 좀 고까와도 저도 편하게 딴지 많이 걸께요.
문문주: 진짜 힘든 거 못 느꼈어요. 문화센터 갔을 때 뻘쭘한 것 빼고는... 병원도 어린이집도 요새는 엄마 아빠가 같이 오고 하더라구요.
나랑 : 문화센터프로그램 등록 하셨어요?
문문주 : 제가 노량진에 사는데 용산 아이파크인가 백화점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있더라구요. 일주일에 한번씩 가는데 낮시간이니까 저처럼 육아휴직을 한 특별한 경우아니면 대부분 엄마들이 오잖아요. 그거 말고는 어린이집 맡기고 찾아오고 할 때도 아빠들이 찾으러 오는 경우 많고 병원도 고 정도는 양해를 시간을 할애해서 올 수 있는가봐요.
김세중 : 혹시 질문 중에 남자가 아이를 키워서 유리한 점이 있나요?
나랑 : 아니요
김세중: 그게 제일 중요한 건데. 육아 포함 가사 일체는 남자가 유리한 점이 굉장히 많아요. 일단 육아와 가사에는 파워가 필요한 게 많거든요. 게다가 쌍둥이 키우시면 애들이 18개월 정도되면 왠만한 남자는 애 둘을 데리고 버스타고 다니고 하는 게 남자들한테는 일이 아니에요. 근데 여자들한테는 엄청난 일이거든요. 집안일도 청소도 그렇고 손빨래도 전적으로 파워로 하는 거기 때문에 아빠들이 더 유리해요.
문문주 : 저도 공감해요
배시시 : 같이 육아에 관련된 뭘 하시다가도 부인께서 힘들어하시면 딴 거하시다가도 얼른 달려가서 하시나요?
김세중 : 잠깐 이의있습니다. 그 질문은 엄마가 할 때 아빠가 이런 게 아니라 둘 중 누구든 둘 중 한사람이 하다가 도움이 필요하면 올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면 당연히 와야죠. 이건 남자 여자 문제가 아니죠.
배시시 : 아, 그게 아니라 파워가 필요한 부분에 관해서
김세중 : 그 때 되면은 아빠가 못 가지고 있는 기술... 예를 들면 애가 모유 수유를 할 때 엄마가 젖을 줄 위치에 있으면 뛰어 와야죠 . 이건 남자 여자 문제가 기본적으로 아니거든요.
나랑 : 다음 주제 펴 볼까요?
김세중 : 전 가만히 있을께요.
"육아휴직 한다고 했을 때 나한테 뭐라고 한 사람 다 나와!!!!"
배시시 : 육아휴직 한다고 했을 때 나한테 뭐라고 한 사람 다 나와! 단체나 노조 활동가가 직장인보다 조금은 유리하시겠지만 가족이나 직장 동료, 상사들 주변분들의 약간의 걱정어린 말씀이 있었을 거 같아요
나랑 : 지난 번에 수다회할 때 한 분이 일하는 곳에서 처음으로 육아휴직을 쓰시는데 엄청 태클이 많았다고 하더라구요. 남자가 애 보면서 하는 게 뭐가 있어? 그냥 놀아주면 되는 거 아냐? 근데 뭐 휴직까지 해? 하도 말들이 많아서 지금부터 나한테 뭐라고 하면 정치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선언하고 그랬다고 하는데 처가나 본가의 반응이 다를 수도 있을 것 같고... 어떠셨어요?
문문주 : 전 편했는데요. 처음에 애 가질 때부터 애 나오면 난 육아휴직 할꺼다 편안하게 휴직을 했고 부모님들은 시골에 계시니까 나중에 육아휴직 했다고 말씀드리니까 한마디 하시긴 하죠. 쓸데없이 남자가 뭐하는... 못마땅하다는 표현을 하시는거지 그것 때문에 불편하거나 그렇진 않았거든요. 육아휴직은 편하게 했습니다, 주변의 반응들도 남자가 육아휴직한 경우는 사무실에서도 없었고 제가 처음이었는데 조직분위기가 그런 거에 대해서는 관대했으니까, 문제제기하는 사람도 없고 복받은 사람이죠
신태중 : 저도 비슷하게, 태어나기 전부터 얘기를 했었구요. 더군다나 쌍둥이니까 쉽게들 받아들였던 것 같아요. 혼자서 하기는 힘들다...그거에 대해서는 태클 걸거나 하는 사람은 없었어요. 근데 다만 이제 좀 시간이 지나니까, 사람이 많은 조직이 아니잖아요휴직 들어간 사람은 잘 못 느끼는데 남아있는 사람들은 휴직한 사람이 했던 역할이 있을 수 있으니까..."복귀는 언제쯤?"
뭐 조직 내에서는 특별히 힘들게 육아휴직 들어가진 않구요. 집에서도 양쪽에서도 특별히 남자가, 여자가 육아휴직 갖고 집안에서 얘기 나온 건 없었구요. 저희... 사실은 현실적인 조건들이 다 그런 것 같은데 애가 태어나면 키워야 될 때 누군가는 쉬니까 수입은 줄어드는 거고 비용은 크게 발생하는 거잖아요. 제도적으로 받을 수 있는 건 50만원인데 포기할 수 있는 소득이 활동가들은 그나마 좀 더 적은 거잖아요.
저 같은 경우에도 제가 키워보고 싶은 욕구도 있었지만 경제적인 부분도 큰 것 같아요. 집사람이 좀 더 잘 버니까 제가 육아를 하게 되면 줄어드는 소득이 적으니까
나랑: 워낙 적으니까 더 적어져 봤자 뭐 이런... 생활할 땐 어떠셨어요? 50만원은 적은 돈이잖아요
김세중 : 정액으로 줘요?
문문주 : 원래 받던 돈이 얼마 안 되가지고요. 또 제가 경제개념이 별로 없어가지고 특별히 못 느꼈어요. 그리고 애 낳을 걸 대비해서 미리 모아놨었죠. 오히려 경제고는 둘째 낳고 나서부터 많이 느끼는데, 첫째 때는 별 걱정없이 키웠습니다.
배시시 : 계획적으로 돈을 모으시면서 임신계획 세워서 낳으신거군요
문문주: 네. 결혼하고 나서 애 낳은 건 4년만인가? 그랬거든요. 처음에 결혼했을 땐 애 낳을지 안 낳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구, 어쨌든 애가 있는 게 좋을 것 같아서 하나만 낳자 이러고 준비를 하고 낳았죠.
김세중 : 전 저 점에 대한 딴지는 000기자밖에 편들어 줄 사람이 없을 거에요
정규직 직종 중에서는 남자가 육아휴직을 한다고 했을 때 엄청난 압박을 받을 뿐더러 자기 커리어에 치명적이라는 두려움이 있을 수 있어요. 근데 그거 포기하고 하면 되거든요 법적으로 싸워서. 자기만 포기하면 돼요. 언론사는 여자기자들조차 육아휴직을 못 하는 경우가 있어요. 여자의사들 경우 근무 중에 출산을 하고 보름정도 휴가쓰고 나오죠. 남자도 그렇고 여자도 못 누리는 직종들도 있어요. 물론 그 직종은 다른 어드밴티지가 있죠. 그러나 여기서 남자는 내가 육아휴직 하고 싶으면 법적으로 싸워서 따내면 되고 내가 잃을 수 있는 건 내가 포기하면 돼요. 근데 여자의 경우는 그렇지 않은 직장분위기에서 육아휴직을 고수하면 그 욕이 나한테 오는 게 아니라, 저래서 여자들은... 하나가 더 붙죠.
자기 권리를 활용하는 경우 조차 남자는 나만 바보되고 나만 출세 못하면 그만인데 여자는 다른 여자까지 도매급으로 이래서 여자를 못 쓴다니까 여자는 조직에 도움이 안 돼 말이 꼭 달라붙어요 그래서 못할 수도 있어요 남자는 겪어보지 못한 차별이죠.
나랑 : 여자는 회사에서 먼저 해고하는 경우도 많으니까
배시시 : 저희 고용평등상담실에도 문의가 많이 들어오거든요. 그 기간에는 해고 금지기간이니까 잘 해보시라고 하는데 육아휴직을 우겨서 쓰고 나서 복직을 하고나면 해고가 예정되어 있는 부서를 바꾼다든가, 해고금지기간 끝나면 몇 달 뒤에 나가라, 복직하고 나서 일을 안주거나 힘든 일을 주거나 못 견디고 나가게끔...
김세중 : 그런 경우에 남성들이 받는 불이익은 개인적이고 눈에 보이는 불이익인데. 그럴 때 여성이 받는 불이익은 눈에 안 보이지만 여성 전체가 직결되어 있는 거죠. 그런거에 비하면 남자가 육아휴직을 할꺼냐 말꺼냐 고민할 수 있는 거는 행복한 거죠.
적어도 "하여튼 남자새끼들은" 하면서 욕하지는 않으니까 딴 남자들한테 미안해 할 필요 없고 내 월급만 깎이면 되잖아요.
근데 웬만한 마초 조직에서 여자 조직원이 나 육아휴직 쓰겠다고 하는거는 그 순간부터 나머지 여자 동료들한테 보이지 않는 불이익을 끼치는 거죠 근데 그 압박이 굉장히 클 수밖에 없죠.
"여보 난 이렇게 하고 싶다규!"
나랑 : 여보 난 이렇게 하고 싶다규! 아이 키우다보면 부부간에 의견 차이도 있을 수 있고 서로 방식이 달라서 일단 힘들고 피곤하니까 서로 짜증내다보면 갈등도 생길 수 있을 것 같고 그런 경우 있으셨는지 그런 경우엔 어떻게 하셨는지 궁금하거든요.
문문주 : 많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농반 진반으로 같이 사는 이유가 애들한테는 참 좋은 아빠니까 같이 살아준다 뭐 그런 소리도 듣는데. 그... 애를 잘 보는 것도 자기 몸이든 정신이든 컨디션이 좋아야지 잘 보고 근데 힘들어지면 애하고 잘 못놀아주는 것도 당연하지만 부부관계도 그런 것 같아요.
싸우죠, 싸우고 애엄마 같은 경우는 애 낳고 나서 산후조리를 썩 잘한 편이 아니어서 그런 것 때문에 짜증이 나고 본인 스스로한테 화가 나고, 그런 거는 제가 이해할 수 있는 한계가 있잖아요, 몸으로 못 느낀거니까 몇 번 들어주고 이럴 수는 있는데 반복되다 보면 저도 모르게 짜증이 나고. 하루 24시간 풀로 완전히 애한테 묶여 있으니까...
특히나 복귀하고 나서는 이쪽 일이라고 하는 게 수련회 같은 게 많거든요. 밤 늦게 들어가야 될 때도 많고 근데 그런 걸 전혀 못해요. 지금도 제가 늦게 출근하고 일찍 퇴근하고 수련회 가도 맘편히 있을 때가 없죠8시, 9시쯤 되면 문자가 오고...저한테는 8시에 가나 9시에 가나 별 의미가 없지마는 애엄마한테는 제가 8시에 가는지 9시에 가는지에 따라 그날 저녁이 완전히 바뀌는 것 같더라구요. 애 밥을 먹일건지 말건지, 기다릴건지 먼저 준비해서 재울건지 그런 거 하나하나가... 얘가 지 스스로 혼자서 크기 전까지는 엄마가 됐든 아빠가 됐든 둘 중 한명은 24시간 붙어있어줘야 되고 근데 둘 다 자기 생활은 있고, 더 많이 자기 생활을 확보하고 싶은데 그러면 누구 한 명은 더 많이 잡혀있어야 돼고일상적으로 소소하게 맨날 실랑이는 있는 것 같아요
김세중 : 그건 성별 문제가 아니라 남자든 여자든 애를 키울 때 누구나 겪는 문제죠. 사실 애 키우기 전까지는 남의 얘기같아서 그랬지. 세상의 절반인 여자들이 사실 매일매일 겪는 일이거든요. 우리가 이제야 볼 수 있게 된거지.
배시시 : 부인과 육아 방식이나 이런 거에 갈등이 있을 수도 있고 생각이 다를 수도 있고 난 이렇게 키우고 싶은데 부인께서는 이렇게 하자 라거나 갈등이 있을 때 어떻게 해결하시는지..
신태중 : 저야 뭐 얼마 안 돼서 어떻게 키우고 싶다 이런 거 까지는 아니어서요. 특별히 갈등이 있거나 이런 건 아닌데 쪼끔, 남녀차이는 아닌 것 같고, 다르긴 한 것 같아요. 엄마는 아이 키울 때 감성적으로 접근한다고 할까, 울면 계속 대화를 시도하고 말로 하고 감성적으로 접근하는데 저는 그쪽으로 잘 발달을 안 해서 그런지 논리적으로 접근하는 거에요.
계속 관찰하고 이럴때 어땠다 저럴 때 어땠다 그게 항상 다 달라서 문제긴 한데, 울면 왜 우는지 파악을 하는 게 첫 번째라고 생각해서 뭐 어제 이렇게 울었을 때 가스차서 그런거 같다 그러면 트림을 시켜주는 거고. 근데 엄마는 그렇게만 하니까, 그런 순간순간이 좀 달라서 약간 차이는 있는 것 같아요.
배시시: 서로 그거에 대해서 아 이사람은 이렇구나 인정만 하는 편이에요? 아니면 왜 그렇게 해? 하는 편이세요
신태중 : 전 뭐라고 해요. 가끔가다 “정신차려”라고 얘기하는 순간들이 있거든요. 애가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한명은 애기랑 있고 한명은 수납을 해야 되잖아요. 근데 출산한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수납하러 제가 가는데 따라오더라구요.
나랑 : 경황이 없으시니까
신태중 : 그때 정신 좀 차리라고 너가 수납을 하든지...출산이 온 정신과 힘을 들여서 하는 거니까 회복하는 기간이 있더라구요. 보면 가끔씩 잠깐 잠깐 놓치는 순간이 있는 것 같더라구요. 그럴때 한 소리 하죠. 그리고 워낙 감성적으로 접근하는 게 있어가지고 제가 보기엔 답답한 순간들이 있거든요. 물론 집사람이 보기엔 자꾸 해결중심적으로 가는 걸 보니까...엄마는 열심히 동요를 불러줘요. 근데 저는 동요를 찾아서 틀어놓거든요. 그런 것처럼 약간씩 서로 차이가 나면서 갈등이 없지않아 있긴 해요
문문주: 조금씩 저는 불안해지더라구요, 요즘에. 어릴 때는 무조건 잘 놀아주는 것 외에는 없었으니까, 애가 하루에 몇 번만이라도 큰 소리로 웃으면 좋은 부모 역할 한거다... 근데 애가 커서 뭔가 배우고 가르쳐야 하는 시기가 됐잖아요. 애를 어떻게 키울 건지 조금씩 의견을 저한테 물어보는데 저는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 있어요. 엄마는 많이 고민을 하는데 나는 고민이 없으니까 대화가 잘 안 돼죠. 이제 힘으로 놀아줄 시기가 아니다, 애랑 정신적으로 교감해야 하는 시점인데 이제부터는 갈등이 많이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세중 : 영유아때보다 애가 교육기관 다닐 때가 문제에요. 영유아 때 부부간의 다툼은 자기들만의 문제잖아요. 세상 여자들한테 돌 맞더라도 할 건데, 경향성에서 아빠하고 엄마하고 결정적으로 다른 두 가지가 애 키우는 엄마들이 쫑알쫑알 말이 많아서 애하고 사이가 나빠지는 경우가 많아요. 왜냐면 엄마가 힘드니까 쫑알쫑알하죠. 내가 보면 많은 경우에 엄마가 잘 못한 경우가 많아요, 그냥 내버려 두면 될 것을...엄마가 그러지 말라고 했지?
그리고 교육과 딴집과의 관계에서 많은 경우에 엄마들이 딴집과 수평적으로 비교하면서 어떻게든 가족 이기주의적으로 우리 애들이 더 나아야 되는...
나랑 : 만약에 여자가 직장이 있어도?
김세중 :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여자들은 오죽하면...이라고 말을 하면서 아빠들이 너무하다고 하겠지만 우리가 보기엔 애랑 엄마랑 싸울 때는 백프로 엄마 잘못이에요. 시비는 애가 걸었을지 모르겠지만 거기서 쫑알쫑알 안 했으면 되는데
나랑 : 그런 문제랑 많이 싸우셨어요? 얘기 좀 해주세요.
김세중 : 늘 마지막 해결은 제가 해야 되요. 왜냐면 저는 갈등의 현장에 동참하지 않고 옆에서 팔짱끼고 있었기 때문에 맨 마지막에는 제가, 깨지는 건 애죠. 굉장히 많은 집에서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일이에요. 감정적 대립을 아빠는 안 하기 때문에 해결하기도 쉬운데 그건 엄마 입장에서 보면 저자식은 마지막에 마지막에 폼은 자기가 내네 엄마들이 복장터지는 경우죠. 아빠들이 보기에는 그 따위로 하니까 애가 개기지...영원히 해결될 수 없는 문제에요.
상대적으로 육아 때는 낫죠. 아직 애가 개기기 전이니까...
나랑 : 아까 애 어린이집 데려다주고 오면서 차에서 우셨다고 하셨는데 그때 와이프가 원망스럽거나 하진 않으셨어요?
김세중 : 저는 처음부터 애는 엄마가 키워야 되는데 내가 왜? 이런 생각 해본적 없어요. 전 그 전에 일단 여성담당 기자 출신으로서 여성단체 다니면서 아직 나에게 현실이 아닐 때 훈련이 잘 되어 있었어요. 그래서 이걸 왜 내가 해? 그런 게 없었어요.
배시시 : 꼭 부인이 아니더라도 다른 누군가 대신해 줬으면 그런 바램은?
김세중 : 그렇죠. 저는 기본적으로 애는 엄마가 키워야 된다는 이데올로기에 반대고 애는 엄마가 키워야 돼 이런 말을 여자들이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여자한테 불리한 담론이에요. 키우고 싶으면 키우면 되는데, 말이라도 여자분들이 먼저 그런 말 하지 말아줬으면 하는 거에요.
신태중 : 근데 왜 그렇게 얘기를 하는 거에요?
김세중 : 남자들이 그게 유리하니까.
배시시 : 제 생각에는 사회적으로 애를 남에게 맡겼을 때 굉장히 불안하고, 엄마가 돌봐주는 것보다 잘 키울 수 없잖아요
김세중 : 아니 그렇지 않아요, 거기서 죄책감이 있는 거지. 내가 못 키운다는 아쉬움과 내가 키워야 하는데 하는 죄책감이 있어요
나랑 : 엄청나게 사회에서 학습시키는 죄책감인 것 같은데 정신분석에서도 3년까지는 엄마가 키워야 애가 안정된다, 안 그러면 성인이 됐을 때 정신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처럼 그렇게 얘기를 하니까...
김세중 : 여성들이 먼저 내가 못 키워서 미안하다든가, 그런 얘기를 의도적으로 발설 안했으면 좋겠어요
배시시 : 저는 사회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아이를 어디에 맡겨도 맘 놓을 수 있고 맡기는 게 제도화되어 있고 여성들 스스로도 내가 못 키워서 미안해 이런 의식이 줄어들 것 같거든요.
김세중 : 그러나 제발 발설 좀 하지 마세요. 의도적으로 애아빠 이새낀 어디 가있는거야 저 자식이 좀 정신차리면 내가 우리애 좀 편하게 키울텐데 전략적으로는 그게 필요해요 애는 엄마가 키워야 된다는 이데올로기를 전술적으로 멀리 해야 돼요.
"백일 선물은 팬티와 일자형 기저귀! 백일이 지나고 나면 이 깊은 뜻을 알 것이다"
김세중 : 갓난아이 아빠 기저귀 채우기. 애가 반년정도 지나면 저희는 천 기저귀 안 썼어요.
팬티형 비싸잖아요. 애가 걸어다닐 때부터 가장 작은 여자아이 빤스를 사, 그리고 일자기저귀를 채워요. 고무줄 필요없어. 그러면 맞아요. 이거는 갈기 되게 편하고 일자 기저귀는 싸잖아요. 저는 팬티형기저귀는 어떤 때 가지고 다니냐면 차 몰고 가는데 애가 똥 싼다 그러면 아무 데나 쌀 수는 없잖아요. 차 세우고 대충 안 보이는 데 가서 기저귀 위에 똥을 누인다음에 돌돌 말아서 갖고 있는거죠. 시골에서 유용한 방법이죠.
비상용 팬티형기저귀는 그렇게 쓰고 똥은 거기에 받아서 말고 있으면 밀봉이 되니까 팬티에 일자기저귀는 애한테도 굉장히 쾌적한 거죠
신태중:쌍둥이 둘을 천기저귀하는 건(다들 웃음) 처음엔 시도를 해볼까 했는데 답 안 나오죠. 하루에도 수십게, 50개 가까이 나오거든요.
김세중: 천 기저귀는 손빨래 해야 되니까
신태중 : 답이 안 나와서 시도는 못 해보구요
문문주
김세중 : 일자형의 제일 큰 장점은 뭐냐면, 애를 옷을 안 벗기고 기저귀를 갈 수 있다는 거. 똥 싼 것만 아니라면, 오줌정도 싼 거라면, 오줌 정돈 안 닦아도 되잖아요. 똥과 달리. 그러면 걸어 다니는 애를 스톱시킨 상태에서 그냥 수건 하나 덮어서 손으로 쓱 빼면 되잖아요. 애를 옷을 벗길 필요가 없다는 거죠.
일동 : 아아~
김세중 : 팬티형은 일단 바지를 까야되잖아요. 그래서 저는 애들 백일 선물할 때 팬티랑 일자형 기저귀를 사다주면서, 백일이 지나고 나면 니가 이 뜻을 알 것이다 라고 해요.
천기저귀가 좋은 건 사실일지 모르겠지만 전 이것도 결국은, 이런 아빠(신태중)들은 예외적인 경우니까, 다 여자들 짐되는 거잖아요. 난 이거는 역시 전술적으로 여성분들은 아이 건강에 천기저귀가 좋다는 거는 알리지 말아야 돼요. 다른 여자들 죽이는 거에요. 죽는 남자는 1%밖에 안 되니까. 자기는 실천할 망정, 다른 여자들한테 알리지 말아야돼요.
신태중 : 친구 중에 환경정의에 있는 친구가 육아휴직을 쓴 건 아닌데 천기저귀를 썼다고 하더라구요. 술 먹고 밤에 들어가서 천기저귀 한 30장 되는 거를 술김에 계속 빨았다고 하더라구요.
김세중 : 남자분이?
신태중 : 예
김세중: 그나마 다행이네. 만약에 남자가 같이 직장다니는 여성에게 육아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여성에게 떠넘기면서, 그래도 아이 피부에는 천기저귀가 좋다 그런 소리하면, 여성단체에서 등에 칼맞아도 할 말 없는 거에요.
신태중 : 그러니까 첨에 애 낳기 전에는 기저귀 하나 썩는데 백년 걸린다, 환경에 안 좋다, 아이한테 안 좋다 이런 얘기 때매 천기저귀를 시도해 봐야 되겠다 이런 생각을 했는데, 어우 정말 일회용 기저귀없었으면 어떻게 키웠을까 싶기도 하고... 노동의 강도나 시간이 훨씬 늘어나는 것 같애요, 천기저귀 쓰는게.
김세중 : 그리고 내가 그걸 하는 건 괜찮은데, 천기저귀가 좋다는 발설을 함으로써 자기가 할 것도 아니면서 애 엄마한테 스트레스를 주거나, 또는 여자분들이 자기만 그렇게 하면 그만인데 불가피하게 일회용기저귀 써야하는 다른 여성분들 들으라는 듯이 '그래도 천기저귀가 애를 위해서 좋지'라고 하는 거는 나머지 여성들한테 커다란 폐를 끼치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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