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여성노동자 영상 상영회와 소시오드라마 관람 후기
10월 15일 나루 지하 1층 원경선홀에서는 작은 영상상영회와 공연과 이야기마당이 펼쳐졌습니다.
원주지부에서 식당여성노동자 인터뷰를 중심으로 만든 영상을 함께 보고, 민우회 회원들로 구성된 소시오드라마 소모임 ‘얼음땡’의 연극을 관람했습니다. 소시오드라마란 사회적 주제를 가지고 팀 구성원들이 연극으로 만드는 것이라는군요.
연극은 식당여성노동자를 소재로 한 것이었고 이번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함께 각본을 짜고, 각자 자신이 맡은 역할의 대사를 직접 썼다고 합니다.
연극의 개략적 내용은 이렇습니다.
금주씨와 남영댁이 일하는 작은 식당이 있습니다. 어느 날 남영댁이 아파서 못 나오겠다는 전화를 받은 사장은 일손이 부족한데 웬만하면 나와달라 하고, 부담을 느낀 남영댁은 아픈 몸으로 출근합니다. 하루종일 끊이지 않는 일을 하며 남영댁은 손님이 놓고간 지갑을 슬쩍한 도둑으로 취급당하기도 하고, 금주씨는 술 취한 남자손님이 술 한잔 받으라며 강권하여 어쩔 수 없이 못 마시는 술을 마시기도 합니다. 식당 주인은 불판 닦을 때 맨손으로 닦는 게 잘 닦인다며 고무장갑을 못 끼게 합니다.
힘든 하루의 끝에 남영댁과 금주씨의 마음이 독백으로 펼쳐집니다.
남영댁이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나 부탁이 쪼매 있다. 우리 겉은 사람 종 부리듯이 부리지는 마라. 우리는 종이 아이다. 내 그리 없이 보여도 울 아~들 엄마다. 사람 그리 우습게보지 마래이.”
손님들에게 일갈하는 한 마디가 가슴을 울리며 계속 남습니다.
식당여성노동자들이 고객에게 바라는 가장 큰 점은 이것인 것 같습니다. 고객들이 같은 사람으로서 존중하고 무시하지 않는 태도로 대하는 것. 이렇게 될 때까지 식당여성노동자의 인권적 노동환경 만들기 사업은 계속 되어야겠지요.
연극이 끝나고 난 후에는 식당노동, 식당여성노동자를 주제로 모둠을 나누어 이야기마당을 펼쳤습니다.
소시오드라마팀의 준비과정에서 식당여성노동자의 상황에 대한 많은 고민과 긴 시간의 연습이 녹아들어서인지 조명과 음향에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대부분 감동적이었다고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울컥했다”
“식당여성노동자의 현실을 눈으로 직접 보는 것 같아 그들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와 닿았다”
“이전에는 남의 이야기로만 느껴졌는데 연극을 보니까 나와 가까운 문제로 느껴진다”
는 등의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마음을 두드리는 데는 연극의 힘이 참 크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도 울컥했으니까요.
11월 25일에 식당여성노동자의 인권적 노동환경 만들기 1년 사업을 정리하는 총화토론회가 있습니다. 소시오 드라마팀은 시나리오를 수정, 보완하여 그 날 다시 공연을 하기로 했습니다. 더욱 깊이있는 내용과 멋진 연기를 볼 생각을 하니 기대가 됩니다.
우리 11월 25일 토론회도 참여하고, ‘얼음땡’의 연극도 함께 관람하도록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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