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후기]2010년 여성주의학교-간다
여성주의학교 '간다', 총 5강의 강의가 끝났습니다. 미처 강의 못오신 분들을 위해.
11/18(목), 11/23(화)에 진행된 4,5강 여성주의학교'간다' 후기 나갑니다.
@백영경샘(방송통신대 문화교양학과 교수/민우회 정책위원)
4강은 "내 몸 속에 괴물>이 산다_낙태, 대리모 그리고 국가"입니다. 최근 불거진 '낙태'문제와 더불어 국감 때도 반짝 언론에 오르내렸었죠. '낙태'범죄화 대응 활동의 과정에서 여성의 몸은 다시 화두가 되었어요. 물론 여성의 몸으로 화두가 된 적은 없었지만.
의료화와 여성
강의 제목을 보면 타자로서의 괴물이 여성의 몸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생각해볼 수 있다. 여성의 몸과 건강에 대해 누가 괴물이냐라고 했을 때 제일 흔하게 얘기되는 것은 의료화 자체를 괴물로 보는 것이다. 전에는 여성 스스로가 자신의 생식능력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이 있었는데 현대 사회에서는 그게 아니다. 의료화가 가속화된다는 것은 의사들이 자신의 통제 하에 여성의 출산 전 과정을 개입하는 국면으로 바뀐 것. 그 전에는 나이와 경험이 있는 여성인 산파가 있었는데 이제 면허를 가진 의사에 의해서 출산을 하게 되고 전국에 조산소가 10개가 남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현상 자체를 비판적으로 보는 것, 의료화의 문제에 대해 자각하는 것이 1차적인 과정이겠다. 여성의 몸을 갖다가 외부적으로 통제 하는 것, 자체를 '괴물'이라고 말을 했는데 여성운동사의 맥락에서 봐도 의료의 개입을 갖다가 비판을 하고 전문가들의 개입, 의사들의 개입을 비판을 하다보니까 비판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부딪치는 게 뭐냐면 여성들이 원한다는 것이다.
가장 큰 괴물은 '정상성'
외모지상주의, 키크는 약물을 복용하는 아이들이 많아지는 현상을 보면서 느꼈던 것이 괴물이란게 의료도 괴물이지만 크게는 '정상성'은 과연 무엇인가 이다. 우리가 어떠 해야만 한다는 생각 자체, 거기에 개입하지 않는다면 의료를 비판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사람들이 생각하는 정상적인 몸, 아름다운 몸, 정상적인 성장, 정상적인 인간.
가령 불임을 질병이라고 얘기하기도 한다. 특히 여성에게 불임을 혼전의 사생활이 '더러워서' 그랬다는지 성관계 많이 해서 문제가 됐다고 하는 의료적으로 전혀 증거 없는 편견이 있다. 하지만 질병이고 할 경우 여성 개인의 입장에서는 도덕적인 비난은 하지 않고 의학적으로만 언급되는 것을 편안하게 생각하는 국면도 있다. 어떤 몸도, 누구도 정상성의 범주에서 탈락자다. 정상성이라는 괴물이 여성의 몸과 어떻게 관련되있는지를 파악하는 것, 이것이 여성의 몸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관통하는 주요한 키워드라는 것.
몸의 범주는 과연 어디부터 어디까지일까? 정말 내 '몸'의 주인은 나일까?
나는 어디부터이며 몸은 어디까지일까. 피부 껍데기로서의 개인의 몸을 넘어 사회적으로 정상적으로 규범적으로 인지하는 몸의 영역을 우리는 또 어떻게 여성건강이란 범주로 건드려야 할까?
질문이 많아지는 강의였어요. 이 내용을 토대로 앞으로 여성건강과 관련된 민우회 활동도
촘촘히 만들어 가야할 것 같습니다.
5강은 한채윤씨의 "섹슈얼리티, 젠더에게 사기치다"의 내용이여요.
@한채윤(한국성적소수자문환인권센터 대표)
동성애자가 교사가 될 수는 없어.
동성애자는 다른 건 괜찮아. 동성애자가 호떡 만들면 그것도 먹을 수 있어. 하지만 동성애자들이 교사는 되면 안 돼. 하비 밀크 보면 아시켔지만 교육 누가 할 것이냐 굉장히 중요하다. 사람들이 동성애교사에 대해 두려움이 많다. 동성애자가 교사가 안 된다는 얘기는. 교사가 교육하면, 애가 동성애자가 되게 교육할거라는 거다. 교사의 사회적 지위를 생각할 때 교사가 동성애자면 동성애자가 되어도 좋겠다고 생각할 거라는 거다. 동성애 교사가 아이들을 유혹한다는 식으로도 생각한다. 그러면 배우는 학생들은 모두가 이성애자인가. 이성애자 교사가 동성애자 청소년들을 가르치는건 괜찮을까? 그럼 이 문제는 어떻게 할까. 학생들이 이성애자라는 전제 하에서 동성애 교사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얘기를 하는 거다. 그리고 이성애자 교사라는 개념은 없다.
남자교사가 여학생들을 많이 추행한다. 질문하면 괜히 어깨 만지면서 가르쳐주고. 예뻐해주는 건지 추행인지 그런 경험들이 많다. 이성애자 교사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 아닌가. 교사가 동성애자라면 게이라면 여자한테 관심갖지 않으니까 나는 안전하게 학교다닐 수 있는데. 학교를 정말 안전한 공간으로 만드려면 여학교 교사는 모두 동성애자여야 하고. 그렇게 성별구분 해서 맞춰 놓으면 교내 성추행 없어지지 않을까. 사실 그게 본질적인 해결방법은 아니다. 이성애자 교사라고 해서 모든 이성애자 남교사들이 여학생에게 침흘리지 않는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모든 이성애자 교사가 이성애 학생들에게 침흘리지 않을거라고 생각하니까 교사의 지위를 준다. 이것을 인정한다면 역으로도 인정해야 한다. 무엇이 역의 인정은 하지 못하게 만드는가.
이성애자라는 정체성은 없.다.
동성애자라는 정체성은 없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만들어내고 있고. 아까 얘기한 것처럼 누군가는 불행해야 하고 누군가는 애정 없이 결혼하고 사랑 없는 가족관계 꾸려지고, 여자는 여자답게 남자는 남자답게 지내야 한다는 그 역할이 정당하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착각 불러일으키고 정당성을 위장하기 위한 도구로서 어떤 사람들은 불행해야 하고, 그 필요성에 따라 동성애자라는 정체성을 만들고 강화하는 것 아닌가. 이성애자라는 정체성은 정말 있는가. 이성애자라는 단어를 그렇게 많이 쓰는가? 이성애자의 정의에 대해 들어본 적 있나? 누가 이성애자죠? (동성애 아닌 사람. 이성애가 전제될 때만) 만약 이성애자가 있는데 그 이성애자가 실수로라도 동성애자가 되지 않으려면, 뭘 해야 하죠? 이성애자임을 증명하는 건 자기 동성애자 아니라고 얘기하는 것 뿐이다. 이성애자임을 증명하는 방식은 동성애자를 내가 어떻게 다루는가를 통해서 증명된다.
커밍아웃 받을 준비 되셨어요?
권력체계에 대해서 문제 삼지 않으면 우리는 어떤 특정한 정보에 대해서만 허용하고, 어떤 중요한 정보는 발설한 사람 자체가 죄책감을 가지게 되는 것을 용인하는 것과 같다. 동성애자가 커밍아웃 할 거냐 말 거냐가 초점이라기보다 누군가 나에게 그걸 밝혔을 때 밝히는 행위에 대해서도 내가 어떻게 접수할 수 있는지 그 태도가 준비되어 있는가, 미리 생각해 본 적 있는가, 들을 준비가 되어있는가를 돌아봐야 한다는 거다. 그래서 사람들이 너무 쉽게 커밍아웃에 대해서 뜬금없다고 얘기한다. 또 동성애자가 커밍아웃 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용기 없다고 비난한다. 이것은 커밍아웃 주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반드시 누군가가 들었을 때 새로운 사실이 드러난다. 그러므로 듣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어떤 태도를 취할지 박자가 맞아야 한다. 우리 사회가 커밍아웃을 받을 준비가 되어있는가도 물어야 한다.
이번 4,5강의 강의는 지금 사회적으로 많은 이슈를 몰고 다니는 '낙태'와 '동성애'를 둘러싼 사회적인 담론을 꽉 붙잡고 어떻게 인식의 방향을 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 속에서 기획되었지요. 물론 민우회 활동도 어떻게 해 나갈지에 대한 힌트도 얻구요. :)
@ 하이디(교육팀 활동가)가 시를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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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성주의학교가 끝났습니다.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셔서 더더욱 고맙습니다. 내년에도 재미있고 속깊은 교육 만들어가겠습니다. 혹시 문의사항이 있으신 분들은 언제든 연락 주저 마시구요.
교육팀 꼬깜, 하이디(02-737-5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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