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알아야 할 <낙태>
@2010년 민우회에서는 낙태 처벌을 반대하는 기자회견, 회원들과의 인터뷰,
인권위 진정 등의 대응활동을 진행했습니다.
2010년의 국면을 지나
한국에서 낙태는 불법입니다. 형법상 성폭력이나 인척간의 임신일 경우 등을 제외한 모든 낙태시술 시 여성과 의사는 처벌받습니다. 2010년 산부인과 의사들로 조직된 <프로라이프 의사회>의 낙태 고발과 국가의 저출산 정책이 무섭게 만났습니다. 프로라이프의사회는 낙태를 하고 있는 병원 4곳을 고발하였고, 보건복지부가 나서 낙태신고센터를 개설하는 등 낙태 처벌이 강화되었어요.
몇 개월간 시술 비용이 10배 넘게 뛰었고, 중국 등지로 원정 낙태를 가는 여성들도 생겼습니다. 국가가 60년대, 과출산의 문제로 낙태를 종용한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인구조절정책으로 정부가 낙태 처벌 여부를 활용한다는 것은 정말 무서운 일입니다. 언제든 출산율이 높아지면 낙태는 종용되고 출산율이 낮아지면 낙태는 금지되는 것을 전제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어떤 공백을 깨닫습니다. 뭔가 빠져 있지 않나? 여성인권이라는 문제 말입니다.
낙태는 절대로 하나의 주제가 아닙니다.
언뜻 <낙태 찬반론>은 개인의 윤리적 판단 만으로 낙태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가능한 양 착시효과를 냅니다. 언론사나 일부 남성들이 묻습니다 "그럼, 당신은 낙태 찬성합니까?" 저희는 말합니다. 찬반론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도덕성을 체킹하는 잣대로 활용되는 허울 좋은 주제 탐구는 당신들끼리나 하라고. 이 질문의 배경에는 여성이 왜 낙태하게 되는지, 사회적으로 왜 낙태는 (불가피한)선택일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전제와 구체적인 현실이 삭제되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어떤 여성도 낙태 하고 싶은 여성은 없습니다. 몸의 고통 뿐만 아니라 그 수술 자체가 여성에게 가해지는 정서적 영향력까지 생각한다면 누구도 원할 수 없습니다. 이 전제를 갖고 가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것은 어떤 집단에 대한 사회적 신뢰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합니다. 신뢰는 혐오와 반대말입니다.
낙태는 성관계, 피임교육, 피임을 제안할 수 있는 여성과 남성의 관계, 육아가 가능한 사회적 지원체계, 그리고 본질적으로는 한 인간이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여성에게 출산을 결정하는 것은 내 인생을 결정하는 것과 동등한 무게입니다. 낙태가 불법화된 사회에서 낙태 시술 도중 죽어간 여성이 한 해 7만여명에 달하는 것이 이것을 반증합니다.
작년 시술가능한 병원을 묻는 전화부터 심리적 문제, 미혼모 지원시설 등을 문의하는 전화가 민우회로 오기 시작했습니다.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아이가 많아서, 키우기에는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낳고 싶지만 남자친구가 원하지 않아서 등등. 낙태를 하게 되는 이유를 질문하기 위해서는 육아가 가능한 사회적 조건과 함께 논의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계속해서 질문해야 합니다. 무조건 아이를 낳으면 키울 수 있는 사회일까요?
@수능과 임신과의 서글픈 상관관계-여성에게 성관계는 낭만인 동시에 공포입니다.
'걸레' 같다고.
며칠 전 <최고의 사랑>에서 구애정과 띵똥의 대화가 기억나네요. 고모에 대한 기사 댓글을 보던 조카가 '걸레'라는 단어가 무슨 의미냐고 묻자 그런 말하면 안된다고, 학교가서는 네가 구애정 조카라는 것 말하지 말라던 그 장면에서 마음이 미어졌습니다. 문득, 낙태한 여성을 '걸레'라고 하던 모 기사의 댓글이 생각나더군요. 낙태는 성관계의 범주와 절대 떨어질 수 없는 주제입니다. 낙태가 옳은가 옳지 않은가를 넘어서 낙태 반대의 기저에는 성관계한 여성에 대한 혐오를 깔고 있습니다. 낙태죄는 이 혐오가 처벌로 이어지는, 정신적 징벌을 법제화한 것 뿐입니다. 여성이 성적 주체가 되는 것을 '더러운'일이라고 말하는 사회가 바라보는 시선을 그대로 담는 것입니다. 미국사회의 보수적인 종교 문화에 대해 풍자하는 코미디언 조지칼린이 말했습니다.
"낙태 불법화의 발로는 친생명이 아니라 반여성"이라고.
@내부 회의 중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당신이 생각하는 낙태는 없다.
처음에 이 활동을 할 때 어떻게 보면 간단한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여자이기도 하고, 실제로 이 경험에 대한 잠재적 공포를 항상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낙태율이 높다면 그 이유를 살펴보고 대안을 찾아가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요. 그런데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낙태에 대한 이 사회의 상상치는 참으로 저열하고 폭력적입니다. 낙태하는 여성의 상황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처벌로 낙태율을 낮출 수 있다는 정부의 태도는 현실 안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의 삶의 조건을 외면합니다. 2011년, 민우회 여성건강팀에서는 낙태와 낙태를 하게 되는 여성의 대한 몰이해에 대해 문제제기하고 이를 바꿔내기 위한 대중 캠페인, "낙태, 여성의 경험으로 세상과 공명하다" 사업을 진행합니다. 여성에게 침묵과 공포로만 존재하는 이 주제에 대해 사회적 인식 변화와 법개정, 정부 정책 변화를 위한 시작단계입니다. 그동안 일부 종교계의 문제제기에 '대응'에 주로 초점을 맞췄다면 올 해 사업을 통로로 여성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세상에 알려낼 예정입니다. 힘들고 어려운 싸움의 시작입니다. 많은 지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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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l 민우회 여성건강팀
tel. 02-737-5763
[email protected]
[사업 소개]
■ 토론회 : 법, 정책의 개정 방향 제시 등
**본 사업은 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 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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