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OTL 실천단] 성형광고 취재기 - '지하철 2호선을 타봤어' ②
"사는 얘기나 하자며 만난 친구와는 ‘성형’얘기를 한참동안 하고,
멍 때리며 터벅터벅 목적지를 향해 버스카드를 찍고, 스크린도어 앞에 섰을 때 나를 반기는 건
몸을 숙이며 가슴을 모으고 있는 여성이 등장하는 가슴성형 전문 성형외과 광고였다.
무심히 문이 열려 몸을 실은 전철 안에는 성형전후 사진이 있는 성형광고가 있었고,
도착 후 출구정보를 찾는 안내판엔 성형외과 위치 설명만 수십 개.
밖으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 하단엔 평소 습관이 어떻게 사각턱을 만드는지를 설명하는 얼굴성형전문 병원 광고가 있다.
‘가슴 성형에 사용되는 실리콘이 문제가 됐다는’기사를 읽기위해 클릭한 나의 모니터엔 징그럽거나 불쾌하거나 선정적이거나 개인적으로는 화면을 찢어버리고 싶은 성형광고를 필두로 한 광고 11개가 기사를 먹어버리고 있었고,
잠이 안와 적적한 마음에 킨 스마트폰 라디오 앱에서는 성형광고가 이어진다."
성형광고 취재기 ‘지하철 2호선을 타봤어②’는 5월 중순에 실천단이 성형광고 조사 작업을 했던 후기를 담은 첫번째 글에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지하철역에는 얼마나 많은 성형광고가 있는지, 성형광고를 보며 들었던 생각은 무엇인지-
지하철 2호선에는 총 70개의 성형광고가 있었습니다. 예상대로 강남역에 제일 많은 12개의 광고가 있었고, 건대입구에 11개의 성형광고가 있었습니다. 물론, 성형광고가 전혀 없는 역도 많았구요.
생각보다(?) 많진 않았지만 지하철 2호선에서 찾은 성형외과의 위치를 보니 몇개의 역으로 모여졌어요.
압구정이나 신사역! '이런, 2호선이 아니다. 안되겠다. 그곳을 가보자'며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뷰티벨트라 불리는 3호선 압구정~신사역(2km)에는 230여개의 성형외과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까요? 단 두 개의 역에서만 153개의 성형광고가 있었습니다.
이런 광고들에는 어떤 내용이 흐름이 있을까? 여성의 몸은 어떻게 생각되고 보여지고 있을까? 가 궁금했습니다. 아래는 그 질문에 대한 실천단들의 이야기들 입니다:)
-정엽
“성형 이미지를 분석해보니, 성형 광고의 변화의 큰 흐름이 하나 느껴졌어요. 비포&에프터 사진으로 수술 효과를 내세우던 예전과 달리, 병원의 '브랜드' 자체를 광고하는 경우가 많았구요. 성형외과가 기업화되고 있다는 뜻이지 않을까요.
제가 발견한 성형외과 광고들의 공통점은 몇몇 광고들을 제외한 거의 모든 광고들이 광고사진으로 '여성'의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었다는 것이었어요. 광고의 주된 이미지나 성형을 경험한 사람의 이미지로는 대부분 여성의 이미지가 사용되었고, 예외적으로 성형외과 의사가 광고의 중심을 차지할 때에는 남성의 이미지가 사용됐어요. 성형수술을 해주는 사람은 남자, 그리고 성형수술을 받는 사람은 여자. 여기에는 어떤 함의가 있지 않을까요?
성형외과 의사의 이미지로 대부분 남성의 이미지가 사용된 것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을 고려해서 그냥 그렇다 치고. (성형외과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의 병원에도 남성인 의사가 더 많을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환자/소비자의 이미지로 거의 99% 여성의 이미지가 사용된다는 것은 꽤 눈여겨 봐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생략)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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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광고들이 ‘성형’을 선택하게 하는데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는 저마다 생각이 다를 겁니다.
하지만, 지하철 말고도 성형광고를 싣고 있는 교통수단은 버스, 택시 등이 있고 끊임없이 성형을 권하는 사회에 살고 있음을 깨닫게 되는 요즘이랍니다.
각종 교통수단에 있는 성형광고가 문제인 걸까요?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성형외과 광고가 이렇게 많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러한 광고들은 심의를 받고 있기나 한 걸까요?(그렇지 않다) 심의를 받는 것만이 답이 될 수 있을까요? 커다란 얘기지만 우리는 우리의 몸을 어떻게 바라봐야할까요?
이런 질문들을 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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