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2011 성폭력 가해자교육 강사 워크숍 현장을 공유합니다~!
지난 6월, 세 번의 토요일에 걸쳐 [성폭력 가해자교육 강사워크숍]이 진행되었습니다.
성폭력 가해자들에 대한 교육적 접근이 확대되면서, 일선 상담소들이 가해자 교육을 진행하게 되는 일도 증가하는 추세인데요, 이를 반영하듯 이번 워크숍 수강생의 대부분이 평일엔 열심히 업무를 보시고 주말에 짬을 내어 교육을 들으러 오신 현장 활동가와 강사들이셨습니다. 거기에 개인적인 관심과 업무 관련성에 따라 수강을 하시는 분들도 계셨고요.
모두의 노력과 열정에 박수를 보내며 일곱 강좌의 워크숍 장면을 살짝 공개합니다.
◆ 기본 익히기
6/11 10시 - 1강. 가해자 교육, 그것이 알고 싶다!
_이선미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활동가)
성폭력 가해자 교육이 언제부터 시작되었고,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하여 자세하고 꼼꼼히 짚어주는 시간이었습니다. 성폭력 가해자 교육이 갖는 의미와 국내외 가해자 교육 현황 및 역사를 쭉 훑어봄으로써 가해자 교육의 목적과 방향성을 점검하는 것이 목적인 강의였지요.
특히 외국에서는 한국에 비해 훨씬 오래전부터 체계적으로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교육적 접근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장기적이고 효과적인 프로그램 구성을 위한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성폭력 피해자 상담 현장에 있는 실무자가 가해자 교육 현장에 투입 될 때의 애로사항 (가해자 교육 진행 초반에 피해 지원자로서 느꼈던 분노 감정을 조절하기에 쉽지 않았던 에피소드 등)에 대해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하네요.
6/11 1시 - 2강. 경계를 넘나드는 성폭력 개념
_전희경 (가톨릭대 강사, [오빠는 필요 없다]저자)
'성폭력에 반대하기는 쉽다. 그러나 성폭력이 무엇인지 알기는 어렵다. - 여성학자 이박혜경’의 말처럼 우리 사회가 성폭력에 대해 갖고 있는 ‘분열적 태도’에 대해 날카롭게 파고드는 시간이었습니다. 가해자 교육을 진행하는/할 사람들이 성폭력에 대해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하는지, 성폭력에 대한 단순 ‘분노’ 이후에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에 관하여 생각해볼 수 있었지요.
‘피해자 관점’에서 성폭력을 바라본다는 것의 의미, 성폭력 사건들 내에서도 위계가 발생함으로써 생기는 문제들, 성폭력 사건을 둘러싼 질문 자체가 이미 가해자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현실 인식하고 바꾸기와 같은 세밀한 고민들을 짚어주는 강의였습니다.
쉬운 예시를 곁들인 설명과 물 흐르듯 유연하게 진행되는 강의가 탁월했다는 반응들이 많았습니다.
6/11 4시- 3강. 남성의 권력 지도 : 지배와 폭력의 관계를 넘어서
_조중헌 (한양대 사회학과 박사과정)
성폭력 가해자의 다수를 차지하는 남성들. 성폭력 가해 행위로 이어지는 이들의 ‘남성 섹슈얼리티’는 결국 우리 사회가 만들어 낸 ‘남성성’ 규범의 양면성을 기반으로 하여 구성된다는 점을 이야기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강하고 우월한 남성’되기를 사회로부터 강요받음으로써 그것이 성별 권력으로 활용되는 동시에 남성들 내면의 두려움과 분노를 형성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지요.
때문에 ‘모순적’인 남성들의 권력 경험을 인식하고 그것을 둘러싼 ‘권력’과 ‘고통’의 유기적 관계를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풀어내야만 진정한 변화가 제대로 이행될 수 있음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성폭력 가해자들의 경우 남성 자신의 연약하고 상처 입은 내면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어 응시하고 치유하는 것은 자발적이고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매우 중요한 작업이기 때문에 단순히 ‘개인’ 차원을 넘어서 구조적 차원의 문제 인식이 중요함을 알 수 있었지요.
6/18 10시 - 4강. ‘성폭력, 가해자’를 두려워하는 성폭력 가해자
_이임혜경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장)
성폭력 가해자 교육을 진행할 때 직접 만나게 되는 가해자들의 특성에 대하여 실제 교육 진행 경험을 토대로 살펴보는 유용한 시간이었습니다.
성폭력 가해 행위로 인해 교육에 참여하게 되었음에도 자신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며 자신의 가해 행위와 성폭력에 대한 일반적 인식을 분리해서 생각한다든지, 끊임없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피해자에게 사건 발생의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하는 경우에 부딪히는 일이 많음을 알 수 있었지요. 혹은 사건에 대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회피 양상을 보이는 경우, 사건 당시 피해자가 정말로 싫어하는 줄 몰랐다는 식의 발뺌도 가해자들의 주된 반응이라고 해요.
그렇다면 이러한 반응을 다루어 가해자의 인식 변화를 이끌어 내야하는 강사들은 가해자들의 감정과 생각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되 어떤 지점을 파고들어 냉철하게 프로그램을 진행해야할지 충분히 준비가 되어있어야겠지요. 원망과 부인과 회피의 단계를 넘어 잘못을 스스로 시인하고 인식과 행동을 교정하는 과정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가해자들의 반응에 대한 실질 정보가 많은 도움이 된 강의였습니다.
◆ 실전 맛보기
6/18 1시 - 5강. 성의식 점검의 필요성 + 강의안과 팁
_유경희 (한국여성민우회 이사)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다양한 접근 방식 중에서도 ‘성 의식’을 점검하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의 필요성에 대해 강사들이 기본적으로 익혀야 할 인식과 관점을 다시 한 번 짚어주는 강의였습니다.
개인의 의식을 바꾸는 과정은 지난하고 먼 작업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그 과정을 통해 가해 행동과 맞닿을 수 있는 지점에 대한 성찰을 돕고, 그를 통해 성 의식 변화를 이끌어냄으로써 가해자가 새로운 삶을 기획하는 중요한 자원을 획득하고 평등한 관계 맺기와 수평적 의사소통을 위한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강의 후반부에는 실제 가해자 교육에서 성의식 점검을 위해 사용되는 강의안을 살펴보고 활용방안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6/25 10시 - 6강. 반(反) 폭력 감수성을 키우다 + 강의안과 팁
_정하경주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사무국장)
반 폭력 감수성 키우기는 가해자가 자신을 연민하는 것으로부터 빠져나와 피해자가 느꼈을 감정에 대해 공감하고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는 것으로 한 걸음 나갈 수 있는 첫 걸음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어떤 것을 ‘폭력’의 범주에 놓을지, ‘반폭력’은 어떤 가치인지에 대한 내용 점검이 중요하다고 해요. 그렇기 때문에 교육 진행자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이 우선될 필요가 있는 것이죠.
폭력 전반에 대한 성찰과 함께 나의 일상 경험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 좋았다는 반응에서부터, 실제 교육에서 활용하고 있는 다양한 참여식 프로그램과 최근 사례들을 활용한 설명으로 이해가 쏙쏙 잘 됐다는 수강생들의 열렬한 반응이 많았던 시간이었습니다.
6/25 2시 - 7강. 성폭력의 이해 + 강의안과 팁
_이임혜경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장)
성폭력 가해자 교육에 있어 가장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성폭력 개념의 이해와 통념 점검’에 대한 주제를 교육에서 어떤 방식으로 풀 수 있을지에 대해 전반적으로 배울 수 있는 강의였습니다.
다양한 맥락 하에서 발생하는 성폭력 개념을 설명할 때 가해자들의 주장과 부딪히는 상황들을 예측해보기도 하고, 가해자들이 내재하고 있는 성폭력에 관한 사회적 통념들을 짚어가며 가해자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고 있었던 부분에 대해 인식의 변화를 제안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죠.
특히 성폭력이 권력 관계를 바탕으로 발생하거나 잘못된 성적의사소통을 기반으로 하여 일어날 수 있음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여러 강의 자료와 기법을 살펴볼 수 있어 유익했다는 평입니다.
이렇게 총 3일, 7강에 걸쳐 [2011 성폭력 가해자교육 강사 워크숍]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언제나 느끼는 것은 성폭력을 바라보는 관점을 늘 점검하고
튼튼히 하는 것의 중요성인 것 같아요.
자기 성찰을 게을리 하지 않으며 충실히 강의에 참여하셨던 모두에게
지지와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안타깝게도 이번 워크숍에 참여하지 못하신 분들은
지금 절찬리에 판매중인 [2011 성폭력 가해자교육 매뉴얼] 교재를 구입하셔서
활용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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