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후기]여성주의 고전읽기-열독의 따뜻한 사진과 후기
지난 9월 28일 여성주의 무상교육! 열독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선뜻 재능나눔으로 강의를 준비한 민우회가 사랑하는 최정은영 강사님께 다시한번 감사의 인사와
따뜻한 마음과 정성이 깃든 간식과 선물을 기부한 오스칼, 그리고 교재공동구매를 가능하게한 유이~~~ 이렇게 멋찐이들이 있어 민우회에서 여성주의 무상교육을 기획하고, 실천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민우회 열독에 열정을 가지고 참가한 여러분들 모두들 수고 많았습니다.
훈훈했던 열독의 현장을 사진과 함께 참가자들의 후기를 소개합니다.
멋진 최정은영(로미오)강사님의 강의모습
열씨미 열독하고, 열정적인 이들의 컷!
민우회 신입회원 다희의 후기를 소개합니다.
열독에 열정적으로 참여한 스머프님의 후기를 소개합니다.
여성주의 고전 읽기 ‘열독’을 듣고.
2011. 10. 10. 스머프
우연한 기회에 민우회에서 주최하는 여성주의에 관한 고전 읽기 강좌가 있다는 걸 알고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신청했다. 이유는 여성주의를 입에 달고 사는 내가 정작 여성주의의 본질이나 그 내용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공부할 기회는 쉽게 오지 않는다. 기회는 잡는 자에게만 누릴 자격이 있다!
매주 수요일 강의를 들으러 망원역까지 가는 길은 만만치 않았다. 퇴근 후 어딘가로 간다는게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닐뿐더러 갔다가 돌아올 것을 생각하면 가기도 전에 부담감이 밀려오기 때문이다. 첫 번째와 두번째 강의는 의무감으로 이왕 시작한거니까 끝을 보자는 마음으로 결의에 찼는데 세 번째 강의부터는 게으름이 몰려왔다. 역시 세 번째 강의는 연휴를 끼고 2주만에 하는 것이어서 인지 수강생이 많이 오지 않았다. 이번에는 큰마음 먹고 책까지 샀는데 제대로 읽지는 못했다. 가야트리 스피박의 ‘다른세상에서’ 는 오래된 책이라서 인지 주문 후 며칠이 걸렸다. 집에 도착한 책은 부담이 될 정도로 두껍고 내용도 만만한 책이 아니었다. 덤으로 산 스티븐 모튼의 '스피박 넘기‘를 펴 들었다. 다른세상에서 보다는 쉽고 간추려진 내용이지만 역시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할 수 없이 강의에 의존하기로 마음 먹고 세 번째 강의를 들었다. 스피박은 주로 제3세계 여성문제를 다루며 헤체론, 맑스주의, 페미니즘, 포스트식민주의, 문화론 등을 거쳐 여러 가지 주제를 두루 고민하고 연구한다. 특히, 언어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스피박 강연을 들으면서 가장 와 닿았던 것은 이분법적 사고의 오류였다. 나는 종종 이분법적으로 사고하는 것에 익숙해 있었는데 그것이 어떻게 폭력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또한 스피박은 “하위주체는 말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스스로 말하지 못하는 제3세계 여성에게 말을 시킬 것을 유도하고 배제되지 않도록 주의하며 그들의 목소리에 귀 귀울여야 한다고도 했다.
난해한 책이었다. 몇십년동안 연구하고 발로 뛰면서 이루어 낸 그녀의 논문을 일주일 동안 읽고 서너시간 강독을 통해 안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임이 분명했다. 달다, 쓰다는 맛만 보기에도 버거운 책이라고나 할까?
뤼스 이리가레이의 ‘하나이지 않은 성’을 마지막으로 한 달간의 열독 강의가 끝났다. 학교 다닐 때 공부 좀 더 할 것을, 하는 후회가 밀려왔고 말로만 떠들고 다녔던 가벼운 치기가 부끄러웠다. 얄팍한 지식의 한계는 언젠가 탄로 나기 마련이고 그것으로는 무수히 싸워야 할 많은 것들에 허방이란 것을 깨닫게 해 준 강의였다.
청력이 좋지 않아서 강독을 듣는데 좀 힘들었다. 강사가 중간중간 위트가 섞인 얘기를 해 주어서 지루하지 않았으나 듣는 사람과의 소통이 활발하지 않아서 아쉬웠다. 2회에 걸친 뒤풀이가 그것을 만회하기는 했지만 강의 중에 의견 수렴할 기회가 있었다면 다양한 관점의 여성주의 시각을 엿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강의 시간이 너무 촉박해서 그렇게 하지 못한점은 이해가 간다. 한가지 더 아쉬웠던 점은 다소 어렵고 주목할만한 내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일정이 짧게 잡혔다는 것이다. 한권의 책으로 2회 정도 강독을 했으면 좋았겠다는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난 개근을 했다. 개근상으로 받은 무지개 색깔 우산은 나이가 들어도 찬란하게 여성주의의 고민을 늦추지 말라는 뜻으로 여길 것이다.
끝으로, 무료로 강의를 해준 로미오 강사와 준비해준 민우회 활동가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고운 무지개 빛 우산을 기증해 주었고 강의가 있을 때 마다 맛있는 먹거리를 제공해 준 열독 수강생이며 민우회 회원인 오스칼 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기회가 된다면 민우회의 많은 소모임 중 ‘여성주의 책읽기’모임에 가입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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