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차별]1인가구의 경제문제란?
지난 10월 25일 반지하사는 여성들의 모임 '반만올라가면 일층' 주최 보습: 경제특강이 열렸습니다.
1인 비혼 여성들의 참여 속에 돈때문에 받은 상처를 위로받고 경제적으로 종속되지 않는 대안을 고민해 볼 수 있었던 실용적 강의였습니다.
강의를 함께 기획한 모임원 바다의 후기입니다.
(왼쪽_강사 박미정님: "내가 만들어가는 참 삶 참 경제 이야기" 저자. 경제교육강사, 여성미래 재무상담센터 상담팀장)
후기는 그때그때 써야한다’ 주변인들을 눈치를 보며 살살 자판을 두드리는 지금, 폐부를 휑하니 뚫고 지나가는 이말은 후기 쓰기의 정석이자 묘미다. 때를 놓쳐 생기도 사라진데다 필기해둔 수첩을 펼치니 암호로 가득하다. 으음... 모이스처라이징 유어 머니: 보습 경제특강. 제목만 보면 미디어란 미디어에서 언제나 봐야만하는 *와머니류의 광고를 연상시키나 웬걸 머니 앞에서 작아지기만 하는 내게 비빌언덕을 내어주는 시간일 줄이야.
때는 지난 10월 25일. 교육장 안을 보고 주춤거리던 나를 보고 역시 어슬렁 거리던 신기루가 문을 따줬다. 그 곳엔 시간지킨 강사님과 수강생 한분이 앉아계셨다. 교육장이 유난히 서늘했던 건 그날의 때 이른 가을추위 탓 만은 아니었다. 주최 측의 마음이란 이런 것이로구나라고 생각하는데 반지하사는여성들의모임‘반만올라가면일층’(반지하 모임)의 일원인 블랙뻘도 도착했다. 이날 반지하 모임 코드명은 카키. 의도된 것은 물론 아니다.
강의는 세입자들이 철새마냥 떠돌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불안정한 주거의 문제에서 조삼모사 통신비의 비밀(?)에서 비롯해 우리가 의식적으로 소비할 수 업게 짜여진 현재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졌다. 남들도 나도 열심히 아등바등 사는데 왜 항상 쪼들릴까,, 주머니를 털리는 듯한 찝찝한 기분의 실체가 강사님의 입으로 설명되는데 교육장 여기저기서 아! 하는 탄식인지 모를 소리가 터져나왔다. 입을 반 쯤 연채로 맞장구 치던 나도 메모하는 걸 잊었다.
일이년에 한번 씩 이사짐을 꾸리고 계약금도 떼여보고 주거비 압박을 피해 별별 궁리를 하다 종전엔 ‘공동주거’라는 모험도 감행해 본 나로썬 남일이 아닌거였다. 박미정 강사님은 타인과의 공동주거는 상당한 성숙함을 요하며 경제적인 이유하나로 하우스메이트를 찾은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하신다. 후회는 소용없다지만.. 이 글을 읽는 나홀로 생활자들이 귀기울여 들어주시길 바란다.
신용카드 포인트로 고가의 접이식 자전거까지 경품으로 받아보셧다는 강사님의 실제이야기도 어렵다면 어려운 경제이야기에 윤활류가 되어줬다. “반값 세일 오늘 하루만!” 딱지가 붙은 30만원 짜리 원피스를 카드로 긁는 순간 이성은 어느새 외출한 상태다. 룰루랄라 원피스를 사서 집으로 돌아와 카드 명세서를 보며 이 돈이면 몇 달치 밥값에다 영화값에다 맞바꾸는 값인데 하며 후회가 파도처럼 밀려온 적 한번 쯤은 경험한 적 있지 않나? 난 원피스를 거의 입지 않지만 이런 내게도 장롱 속에서 잠자는 원피스들이 서너개 있다. 옷도 운명처럼 만나기 쉽지 않다고 스스로 위로해 보지만 바깥구경 몇 번 못해보고 철 지난 구식이되가는 옷들을 보면 심란해질 뿐이다.
만약 내게 신용카드가 없다면? 30만원을 인출하기위해 가까운 은행으로 가거나 수수료를 내지 않기위해 멀더라도 주 거래 은행으로 가야한다. 더군다나 오후 6시 이후라면 수수료를 무는 일까지 거쳐야 한다. 이 지난한 과정을 거치는 동안 외출한 이성이 돌아와 조용히 속삭인다. “아무개야.. 그렇게 해서 까지 사야겠니이?” 그럼에도 현금을 손에쥐고 돌아간다면 그옷은 정녕 아무개의 운명이다. 그냥 가서 사면된다. 많은 이들이 신용카드 혜택을 바라지만, 조건없는 혜택은 어디에도 없다. ‘실적’ 달성을 위해 무던히도 긁고나면 고갱님께 무이자 혹은 경품 같은.. 다시 초과달성해주십사 하는 사탕이 주어진다. 아 역시나 찝찝하다.
이것말고도 사회적합의가 이루어진 비용들 가령 휴대폰(최근 스마트폰을 포함해)사용 여부는 개인에게 이제 선택의 자유가 없으며, 우리가 모르는 사이 빠져나가는 비용의 실체를 알아갈 수록 머릿속에선 댕댕댕 징소리가 울려댔다.
강사님의 요는 이렇다. 내가 선택한 ‘벌이’ 안에서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소비를 해야한다. 이를 위해선 자신의 소득과 지출을 정확히 아는 노력이 필요하고 이를 실천할 때 미래계획도 세울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현재를 잘 사는 사람만이 미래가 있다는 것. 이 말이 내겐 적지 않은 위로가 됐다. 이번 잘 쓰고 잘 벌기에 대한 강의는 맛배기라고, 아직 못다한 얘기가 너무 많다고 하신다. 일명 꼬리에 꼬리를 무는 강의 -_-; 강의가 마무리될 쯤 질문시간도 없을 만큼 2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고 어느새 사람들로 채워진 교육장은 온기로 차있었다. 게다가 아쉬움의 눈길은 보너스. 이전의 쓰다버린 가계부는 잊으라는 말과 함께, 통계의 즐거움을 안겨줄 거라는 가계부를 받아들고 다음 강의를 슬며시 기약해본다. 그렇다고 후기를 내가 쓴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투 비 컨티뉴~~
●바다(반만올라가면 일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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