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민우회 상담사례 토론회 2부 '반성폭력 길을 묻다'
귀는 쫑긋, 눈은 번쩍, 말초신경은 ‘아~’ 하게 만들어주는 토론회 후기 시간입니다.
반성하지 않는 사람이 자신의 권력을 이용하여 악의를 뿜어내는 것을 보여주는 강용석 의원. 그의 뒤를 밟는 것보다는 아주 조금 흥미가 떨어질 수 있는 토론회 후일담. 하지만 블랙마케팅 없이 반(反) + 성폭력 + 운동이라는 타이틀을 붙이고 이정도 흥행이면 ‘우리도 괜찮다’ 싶네요.
5년간의 상담을 분석하고 반(反)성폭력 운동에 대한 고민과 과제를 정리하기 위해 마련한 토론회. 의자가 부족할 만큼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셨습니다. 그 동안의 고민을 정리하기 위해 논의했던 시간들을 정리, 발표하고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토론자들과 함께 고민을 나눴습니다. 하고자 했던 논의나 제안들이 미진한 실력으로 인하여 충분히 전달되지 못한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앞으로 더욱 섬세한 언어로, 때로는 과감한 행동으로 노력하면 될 것이라는 위안을 삼으며.... 앞으로의 활동을 계획하며 토론회를 마쳤습니다.
토론회에는 관심갖고 찾아주신 참가자와 매섭고 날카로운 질문을 날려주신 질문자들
그리고 진행을 위해 곳곳에서 애쓴 상담소 활동가 썬, 달개비, 하나와 함께하였습니다.
․ 일시 : 2011년 11월 8일 1시
․ 장소 : 국가인권위원회
․ 사회 : 이임혜경(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장)
․ 발제 :
반(反)성폭력 운동의 길을 묻다
- 2006년 ~ 2010년 상담 분석 및 반(反)성폭력 운동에 대한 고민과 과제
이선미, 최김하나(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활동가)
․ 토론 :
홍성수(숙명여자대학교 법학부 교수)
권김현영(여성주의 연구/활동가, 이화여자대학교 여성학과 박사 수료)
조지영(민주노총 충남본부 서부지역지부 교육선전부장)
김영란(나무여성인권상담소장,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서울권역대표)
이윤상(한국성폭력상담소장)
“100번의 습작보다는 1번의 실전작이 필요하다는 믿음으로 토론회를 준비했습니다”
사회 :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장 이임혜경
그 동안의 성폭력 상담을 중심으로 한 반성폭력 운동에 대한 평가지점을 정리하고 활동가들의 고민을 잘 드러내는 것을 시작으로 앞으로 새로운 담론을 모색하고 이슈화 하는 디딤돌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긴 ‘100번의 습작보다는 1번의 실전작이 필요하다는 믿음으로 토론회를 준비했습니다’라는 사회자의 말로 시작된 토론회.
사진도 참~ 잘 나왔습니다. 45도 들린 얼굴각도와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는 마이크. 흠잡을 곳 없는 토론회 포즈. 베스트 포토제닉으로 꼽을만 합니다.
발제: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활동가 이선미
발제문을 통해 5년간의 통계와 함께 다음과 같은 상담 사례를 살펴봤습니다. ①보호자 입장에서 상담되는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성폭력 예방, 보호, 교육 등에 대한 상담 ② 여성의 성에 대한 이중규범이 성폭력 문제에 미치는 영향 ③ 성폭력 이후 해결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와 ‘해결’에 대한 다양한 의미를 중심으로 한 상담사례.
또한 반성폭력 운동에 대한 고민과 과제로 세 가지를 제안하였습니다. 아동성폭력 관련 정책을 중심으로 한 국가 감시권 강화 흐름에 대한 평가, 법률 안에 갇혀 일상의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는 성폭력 개념에 대한 검토, 이중적이고 모순적인 성규범을 해체하기 위한 조건을 살펴보기 위한 몇 가지를 제안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토론회 자료집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발제에 이은 토론 시간. 민우회 활동가들의 분석과 고민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준 것 뿐 아니라 알차고 진지한 고민을 담아 주신 토론자. 토론회 자료집을 읽지 않는다면 평생 후회가 될 토론문을 간단하게나마 요약합니다.
토론1. 반성폭력 운동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단상 : 작은 정치의 복원을 위하여
홍성수(숙명여자대학교 법학부 교수)
법적 성과물은 서구의 경험과 비교해서도 결코 미약한 수준이라고 보기 어려운데, 이러한 법적 성과가 실질적으로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강화하는데 기여했는가 하는 점을 살펴봐야 한다. 법에 대한 여성운동의 전략적 선택은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며 ‘작은 것들의 정치’를 복원하기 위한 활동을 해야 한다. |
토론2. 반성폭력 운동의 현재 - 대표성의 위기와 여성 주체의 문제
권김현영(여성주의 연구/활동가)
피해자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하지도 못하고 대표가능하지도 않으며 피해자를 어떻게 운동의 주체로 만들어 낼지에 대한 전망의 부재 속에서 피해자들을 대변하는 역할에 대한 권위와 정당성마저 감소하고 있다. |
토론3. 민주노총 내 성폭력사건의 논쟁지점과 그로 인한 사건 해결의 문제점 조지영(민주노총 충남본부 서부지역지부 교육선전부장)
공동체 해결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2차 가해와 피해자 중심주의는 단순히 명문화된 규정 속 단어가 아니라, 활발하고 공개적인 토론을 통해 구성원들의 이해와 인식을 하나로 모아가는 과정 속에서 다시한번 재정립 되어야 한다. |
토론4. 발제에 대한 토론 두 마디
김영란(나무여성인권상담소장,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서울권역대표)
170여개의 성폭력상담소가 설립되어 활동하면서 성폭력운동의 출발지점에서 사회변화를 주도하던 운동중심의 활동과 개별 피해자에 대한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활동이 마치 서로 차원이 다른 일처럼 인식되면서 두 활동이 통합적이지 못하고 각각의 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는 상담소간에도 연대와 신뢰가 줄어들고 있다. 성폭력상담이 무엇인지, 성폭력상담소에서 이뤄지는 상담은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
토론5. 상담운동의 급진성을 생각한다
이윤상(한국성폭력상담소장)
반성폭력 운동은 성폭력을 가능하게 하는 젠더규범에 균열을 내는 것이 주요 목표라고 할 수 있고, 이를 위해 어떤 상담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지난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성폭력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우리 운동에 맞는 ‘상담과 지원’의 내용이 무엇인지 우리가 보다 근본적으로 다시 점검하고, 보다 과감한 시도를 단행해야 하는 때가 아닐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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