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회원송년회 <민우회 날라리> 후기 :)
즐거웠던 민우회원 송년회 12월 2일, 정말 불타는 밤을 보냈습니다. :)
그 밤을 함께 한 회원 바리님의 후기와 사진으로 생생하게 정리해보았어요.
이제야 겨우 민우회에 찾아오는 길 도중 두리번거리지 않게 된 만큼의 신입회원.
민우회의 이름으로 열리는 많은 행사들은
늘 오잉? 이거 가고싶어!! 라는 첫마음 후에 어김없이 따라드는 근데 내가 가도 되나?
난 그냥 신입회원인데... 라는 소심함으로 발걸음을 주저주저하게 하곤 했더랬다.
이번 송년회도 그랬다. 궁금하고 설레이는 마음 한편으로 너무 나서는 건가,
난 소모임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는데... 라는 소심함에 몇 번씩 뻔뻔해지자!!
애써 결심했던 자리. 우여곡절 끝에 맞이한 D-day, 극장으로 내려가는 발걸음은 두근두근.
하지만 그런 나를 맞이해주는 민우회의 얼굴들은, 참 밝다. 주저했던 마음이 멋적어질 만큼.
어디에 앉을까 쭈뼛거리다 벽쪽에 혼자 붙어있었을지 모를 내 수줍음을 헤아린 것처럼,
신촌 종로 등등 랜덤으로 배치된 자리표.
퇴근 시간 늦어 헉헉 달려왔을 허기짐을 토닥이는 든든한 주먹밥.
주먹밥 한 술 뜨는 기다림의 시간, 이름표를 들어보이면서 인사 건네는 회원님.
반가워요, 저도 회원이에요~ 라고 커다랗게 말해주는 듯한 내 이름표.
아. 이런 것들로 벌써 뭉클해지다니. 부끄.
드디어 시작. 떠들썩한 기다림의 시간 그대로 이어지는 들뜬 분위기가 오히려 훈훈하다.
3년 연속 송년회 베테랑 사회자 오스칼님과 신입회원이라지만 믿기지 않는 최강님의 사회.
무대 한쪽에 올라오는 실시간 자막은
단지 청각장애인을 위해서라기보다 또하나의 소통 같다.
작은 실수에도 터져나오는 환호와 웃음에, 가득 묻어있는 응원과 애정이 느껴진다.
(▲인사를 전하는 민우회 대표 날라리 박봉 대표)
(▲ 회원 에바님과 자보님의 멋진 탱고 공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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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모람별 순서. 첫 번째로는, 여성주의 책을 함께 읽으며 쌓아온 내공을 경쾌하게 소개해준 <내공세미나>와 <글쓰기모임>의 낭송이 있었던 문학관. 특히 캔디님이 낭송해주신 글은, 조금씩 마음을 간질간질이더니 기어이 울컥 눈물을 맺히게 하고서야 끝이 났다. 담담하고 맑은 목소리로 이어지던 어떤 하루 누군가의 발자국을, 그곳에 있던 모두가 숨죽여 함께 따라걷는 듯한 느낌.
그곳에 있던 우리 모두가 같은 대목에서 웃고, 같은 대목에서 작은 탄성을 뱉으며, 아마도 같은 대목에서 눈물이 맺혔을지도 모른다. 그 교감이, 나 혼자가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이, 낯설고 신기하고 고마웠다. 그래, 여기가 민우회구나, 라는 묘한 따뜻함이랄까. |
이어진 <세여소>의 "애정세". 최효종이 빙의한 체리향기님의 명연기(?)와 신들린 애드립, 다시 생각해봐도 정말 쵝오. 아. 눈물나게 웃었다.
민우회 생활 중 '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애정세의 결론은, 일단 무조건 나오면 된다는 것. 나처럼 쭈뼛거릴 필요도, 이럴까 저럴까 걱정할 필요도 없다는 것. |
다음은 동시상영관. 사회자 최강님의 명연기로 빵빵 터졌던 <자기성장모임>콩트에 이어진, <요망단>의 화제작 "빨래와 떡볶이". 충격 영상에 이은 폭발적 반응. 반지하와 차림사가 녹아든 줄거리와 섬세한 감정묘사, 숨어있는 갖가지 트릭과 복선까지, 와우!!
<작심삼일> 멤버 각자의 이야기로 꾸며진 멋진 영상 "감사합니다" 역시 빵빵.
1부의 마지막 순서는 <코드명:치명적>. 맑은 기타 소리 뒤로 '가카는 이나라를 말아드시려 하시나보다~'며 곱게 노래하고, '쫄면 안돼'와 '풀잎 사랑'의 화음이 어우러진 멋진 공연이었다. |
잠깐의 휴식 이후, <설로우고고>의 흥겨운 장단으로 2부가 시작된다. 치복을 갖춰입고 삼색띠를 멘 몸짓들에 그동안의 정성이 배어있는 것만 같다. 풍물 장단 때문인가, 가슴도 덩달아 콩닥콩닥. |
이제 우리 차례, <무모한도전> "빨래"를 패러디한 뮤지컬 "설거지". 커튼 속에 숨어서 나갈 차례를 기다리며, 조마조마 무대를 지켜본다. 연기 중인 민트와 수풀, 날리의 대사를 입속에서 따라 읊으며 응원의 에너지를 온몸으로 쏘다가 객석을 보니, 모두 같은 눈빛이다.
응원과 애정을 담은 눈빛으로 조용히 귀기울여주고 있다. 아. 왠지 또 울컥. 뭉클해져버린 마음을 애써 꾹꾹 누르는 사이, 그렇게 순식간에 공연은 끝났다. 대기실로 퇴장하자마자 얼싸안고서 한달의 시간, 못다 전한 마음들을 나누고. |
할머니 분장을 지우려 화장실에서 씨름하는 동안, 엄청난 환호성이 3층까지 들린다. 한 발 떨어져 있어도 느껴지는 이 에너지. 아, 나도 놓치고 싶지 않아서 발만 동동. 민우회 1년 활동을 키워드로 한 빙고와, 각자 준비해온 선물을 나누는 시간이 있다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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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둘러 내려가보니 <다소>의 "다소가 제일 잘 나가" 댄스댄스. 뒤쪽으로 보이는 영상 속 웃음들이 끈끈해보인다. 모두가 웃으며 들썩들썩,
노래가 끝나고 신입회원 소개가 있었다.
신입회원이라는 말에 괜히 움찔, 그런데 웬걸~
신입회원들이 무대를 가득 메웠다. 이 사람들이 다 신입회원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숫자도 많았지만, 앞 순서에서 열심히 활동을 보여주었던 회원들이 저마다 신입회원이라며 소개를 하고 있다. 그래, 나만 안쫄면 되는 거였는데, 새삼 긴장이 풀린다.
오늘의 코드였던 '복고'와 '날라리' 컨셉의 "압구정 날라리" 라인댄스를 마지막으로, 열기는 더더욱 후끈후끈~ 이어진 송년회의 하이라이트, 길고도 뜨거운 밤, 뒤풀이 이야기는 이만 패스.
말 그대로 신입회원, 민우회를 알게 된 짧은 시간 동안, 참 멋진 이들과 건강한 에너지에 이끌려 함께 하고프면서도, 내 자리가 있을까 괜시리 주저했던 시간이 아쉽다. 민'우'회의 '벗 우'라는 글자가 자꾸만 떠올랐던, 따뜻한 송년회의 밤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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