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우액션
[재판동행후기] 보이지 않는 협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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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13.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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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성폭력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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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4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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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73
[보이지 않는 협박]
재판동행지원단 -세미-
오늘 재판 동행이후 지원단들과 지금까지 동행하여 모니터링한 사건들과 동행하면서 느낀 부분에 대해 얘기들을 나누기로 하였다. 그래서 그날의 대화는 ‘보이지 않는 협박’에 대한 대화들로 이어졌다.
성폭력사건을 머릿속에 그려보라고 한다면 어떤 사람들은 칼을 휘두르는 낯선사람으로부터의 폭력을 상상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사실은 다르다는 것이 자료에서도 보여지고 재판동행을 하면서도 느낀 것이다. 친하게 지냈던 사람, 애인이나 옛애인, 심지어는 남편까지도 성폭력의 가해자인 경우가 많은 것이다.
[2012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상담통계]
그리고 이렇게 인연이 있던 사람들과는 보이지 않은 상황의 압박이 있을 수 도 있다는 것이다. 육체적 폭력도 없고 언어폭력도 없지만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수긍할 수 밖에 없고 저항을 할 수 없는 상황이 형성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물론 성폭력의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로서 이러한 점들이 재판에 반영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물질적인 증거 없이 무조건 다 들어 줄 수 없다는 재판부의 입장도 이해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같이 어떻게 하면 재판부에서 그러한 반항할 수 없는 상황, 그 ‘보이지 않는 협박’을 재판장님한테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을 해보았다. 고민하면 할수록 정말 어려운 고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공정해야하는 재판장님의 눈에는 물질적인 증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더 잘 이해하지만 성폭력이 무조건 눈에 보이는 협박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다는 것을 사회에서 인식하게 된다면 재판부에서도 그런 사회적 인식을 반영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다들 생각하였다.
하지만 사회적 인식이라는 것은 바꾸기 힘들다는 것을 잘 아는 우리들이였기에 답답함이 해소되지는 않았다. 그래도 이러한 인식을 다른 사람들이 조금씩 받아줄 수 있도록 대화를 하고 우리의 이런 의견을 나눴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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