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천주교신자x낙태죄폐지 참여자분들이 남겨주신 의견을 소개합니다.
천주교신자x낙태죄폐지
지지선언 참여인원 1,015명.
남겨주신 의견들을 소개합니다.
이 의견들과, 남겨주신 의견서 전문은 오늘 기자회견 진행 직후
정부, 국회, 종교계 등 관련 부처로 각각 <의견서> 형태로 발송되었습니다.
천주교에서 낙태죄 폐지 반대 서명을 진행한 뒤로 성당은 더 이상 제게 안식처가 아닙니다. 임신을 하지도, 출산을 하지도 않는 신부들이, 눈 앞에서 강론을 듣는 '자매'들에게 낙태가 얼마나 익숙한 경험인지 상상도 못하는 신부들이, 함부로 죄를 이야기하는 오만함을 견딜 수가 없습니다.
저는 천주교 신자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저는 생명의 소중함을 알고, 생명을 지키는 일을 하며 살아갈 것입니다. 그리고 낙태죄 폐지에 찬성합니다. 그것이 우리 자매들의 생명을 보호하는 일임을 알고 있습니다.
부디 우리 교회와 교회를 위해 일하는 자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깨닫고 반성하길 바랍니다.
- 구네군다 -
낙태죄 폐지가 낙태를 하고야 말겠다는 다짐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미혼모나 교회 내 여성 노동자들의 육아도 제대로 지원해 주지 않으면서 생명 사랑을 이유로 들어 낙태죄에만 집착하는 게 모순처럼 느껴집니다. 그렇게 생명이 소중하다면, 이미 태어난 생명, 그 생명을 키우는 여성에 대한 처우도 좀 신경을 써 주시지요.
- 세라피나 –
종교의 이름으로 타인을 박해하는 행위는 중단되어야 합니다.
임신중지에 대한 선택권은 여성에게 돌아가야 합니다. 국가와 종교는 더 이상 여성의 몸을 통제할 수 없을 것입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낙태죄"에 반대합니다. – 미로페 -
세월이 흘러도 참 바뀌지 않는 곳이 카톨릭이라 생각합니다. 카톨릭의 역사는 차마 고개 들 수 없는 암담한 일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심지어 현재도 카톨릭 내부에서 많은 일이 묵살되고 있습니다. 이런 묵살되는 일의 중심에는 늘 여성과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제는 제발 그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길 바랍니다. 낙태죄 페지는 당연히 되어야합니다. 이미 폐지되었어야합니다. 역사를 잊지 마십시오.
그 역사 속 사람과 같은 사람이 되려하지 마십시오. - 글라시아 –
길게 말 할 필요가 있을까요. 주님께서는 고통받고 외면당한 사람들과 함께하셨습니다.
제가 걸어야 할 길은 이것입니다. 낙태죄 폐지를 지지합니다. - 안젤라
“이미 헌법불합치 판정이 나온 낙태죄 폐지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정부에 실망을 금할 수 없습니다.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에 대해서는 그렇게 애틋하고 소중하게 여기면서 이미 태어난 아이들에 대한 복지는 어떤지 먼저 되돌아보기를 바랍니다. 아동보호법이 개정되었어도 여전히 많은 아이들이 학대당하고 방치당하고, 여전히 많은 아이들이 수많은 병원비 앞에 놓여 있고, 여전히 많은 아이들이 입양시설 앞에 버려집니다. 진정으로 아동 복지를 생각한다면 낙태를 죄로 묻기 전에 미혼모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습니까? 하다못해 낙태시키도록 만든, 책임지지 않는 남성에 대한 죄라도 규정하던지요, 한 쪽으로만 기운 저울은 무너집니다. 어떤 조건도 없는 낙태죄 폐지에 대한 신속한 결정을 바랍니다.”
- 엘리사벳 -
저는 이제 막 60대에 들어선 오랜 천주교 신자입니다. 성당에서 오랜 기간 봉사자로 일하면서 낙태를 경험한 수많은 5-70대 여성을 만나왔습니다. 단순히 본인의 의지가 아니었음에도, 혹은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있었음에도 20년, 길게는 50년 전의 낙태 경험으로 평생 죄책감을 갖고, 같은 '죄'로 끊임없이 고해성사를 보는, 고통 받는 여성들을 보며 이런 단죄가 무엇을 위한 것일까, 그리고 왜 이 단죄는 여성들만을 향하는 것인가 깊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오신 것은 우리를 단죄하기 위함이 아니라 사랑을 알려주려 오신 것임을 기억합니다. 우리 교회 내에 함께하고 있는 존재들,
자매들을 단죄가 아닌 사랑으로 보듬을 때라고, 그것이 하느님의 뜻이라고 믿습니다.
– 크리스티나 -
신부님, 그리고 많은 형제자매 여러분. 저는 100만 낙태죄 폐지 서명운동에도 참여하지 않았고, 주보에 낙태죄 폐지와 관련한 유감 성명문이 나왔을 때에는 부끄럽기 그지 없었습니다. 저는 교리교사로서 아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학교는 아니지만 아이들에게 좋은, 건강한 가치를 알려주고 싶어서요. 근래만큼 교리교사로서 부끄럽고 고민을 해야하는 시기가 없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이런 부끄러운 종교 교리에 대해 알리고 싶지 않아요. 신앙인으로서, 페미니스트 교리교사로서, 그리고 하느님의 자녀로서 여성도 보호받기를 원합니다. 제가 동경했던 진보적인 교회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 라파엘라 -
국가는 시대에 따라서 언제나 다른 출산율 조정 정책을 써왔습니다. 지금이야 출산율을 늘리기 위해 뭐든 하고 싶겠지만 불과 삼사십년 전만 해도 국가는 아이를 한명만 낳으라고 권고하다 못해 직접 낙태버스까지 운영하곤 했습니다. 여성의 몸이 이렇듯 국가에 의하여 멋대로 조정될 수 있는 물체입니까? 시대에 따라서 필요하면 낙태를 권장하고, 그렇지 않으면 반대하게요? 미혼모, 사회적 취약 계층이 홀로 아이를 낳아 키우며 겪게 될 고통에 대비한 어떠한 안전장치도 마련해놓지 않고서 오롯이 여성에게만 출산과 양육의 의무를 지게 하는 국가가 답답합니다. 적어도 제대로 된 사회적 안전망과 여성 지원 정책, 아이의 아버지에게도 같은 부담을 지게하는 법률이 우선적으로 생기지 않는 한 낙태죄는 무조건적으로 여성차별적일 수밖에 없고 그렇기에 저는 낙태죄 폐지에 찬성합니다.
- 안젤라 -
종교계의 눈치를 보느라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이런 구시대적인 법을 유지하고 있는 현 정부, 사법부에 안타까움을 표합니다. 호주제 폐지 당시 나라가 망한다는 말을 많이들 했었죠. 그래서 망했었나요? 평등한 길은 많은 반대가 따르기 마련이지만 옳은 결정을 하기를 바랍니다.
- 제노베파 –
여성에게만 책임을 묻는 낙태죄를 유지하라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여성이 힘들게 아이를 낳더라도 행복하게 키울수 있는 법과 제도,
남성의 책임을 묻는 법과 제도를 만들어야합니다. 그저 생긴 생명을 낳아야 한다는 발상은 매우 시대착오적이고 무용합니다.
여성은 아기 낳는 기계가 아닙니다. 여성의 몸에 국가가 이래라 저래라 할 권리는 없습니다.
- 로사 -
임산부입니다 그 축복이라는 임신이 얼마나 괴롭고 힘든 지 아십니까. 임신은 병이 아니라서, 입덧약도 비보험인 이 세상 속에서- 남성이 임신한다 하더라도 안일하게 ‘축복’으로 여기라고만 할 지 궁금해졌습니다. 임신도 낙태도 그것이 가능한 자의 선택입니다. 그 ‘축복’이라 부르는 것이 여성의 삶의 질을, 직장을, 목숨을 잃게도 합니다. 목숨 걸고 얘기하겠습니다. 낙태죄폐지 찬성합니다“
- 유스티나 –
혼자서 낳을 수 있는 아이가 아님에도 낳는 사람만 처벌받는 법이 세상에 어디 있나요?
어린이는 보호하지조차 않으면서 태어나지조차 않은 태아는 보호하고 싶어하는(이게 정말 보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부가 우습습니다.
현재 대한민국 땅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해주세요. 단지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몸이기 때문에 처벌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우스운 일인지에 대해서요.
– 프란체스카 -
하느님의 말씀을 전한다는 신부님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신자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는 교회 사람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것입니다. 그런 신부님들의 입으로 '생명존중'을 위해 낙태를 반대한다는 말은 눈 뜨고 살아있는 수많은 여성 신자들을 묵살하는 말입니다. 우리도 생명입니다. 우리가 생명입니다. 저는 천주교 사제들이 낙태죄 폐지 반대서명운동을 시작한 때부터 냉담을 시작한 신자입니다. 저는 낙태죄 폐지를 찬성합니다. - 가타리나 –
낙태를 하고 싶어하는 여성은 없을 겁니다. 다만 낙태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있을 뿐이겠죠.
여성들이 낙태를 하지않아도 되는 세상이 되길 바라지만, 낙태하는 여성에게 처벌을 하는 세상을 원하진 않습니다.
낙태가 없어지길 바라는 것과 낙태죄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형법으로서의 낙태죄는 반드시 없어져야 합니다.
대신 낙태가 필요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 교회가 좀 더 힘써주길 부탁드립니다.
- 안젤라 -
2주라는 짧은 시간 동안 1,015명이라는 많은 천주교(+개신교) 신자분들이 #낙태죄_전면폐지 지지 선언에 함께해주셨습니다.
미처 다 소개하지 못한 의미있는 의견들이 너무 많았습니다ㅜㅜ.
소중한 의견들을 <의견서> 형태로 담아, 정부·국회·종교계 각 부처로 전문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낙태죄_전면폐지 를 위해 이어지는 활동들에,
올해 말까지 얼마 남지 않은 입법 기한 동안,
끝까지- 뜨거운 응원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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