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페미니스트 올림픽 온라인 뒤풀이 2탄: 올림픽을 보면서 복잡한 마음이 들기도...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캡처 이미지. "여자배구 한일전도 공중파에서 안하는거 보고 황당" "여성높이뛰기 선수 경기하다가 남성육상 하니까 갑자기 어제 바꾸어버렸어요...케베쓰..." "한일전에 그렇게 열광하면서 왜..."라는 대화 내용
여러분 여름 어떻게 보내셨나요?
배구, 핸드볼, 농구, 양궁 등 여성 선수들의 멋진 경기를 보며 여름을 보내신 분들이 많으실 것 같아요.
페미니스트와 함께 올림픽 중계방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겠다는 의견이 모여서 [페미니스 올림픽 온라인 뒤풀이]를 열기로 했습니다.
폐막식이 열렸던 8월 8일 저녁 8시 윤소, 똘똘, 보라, 데이지, 윤*진, 응, 수다, 비커스, 삐융, 필리, 온다, 수우, 제이드, 매일, 김연경안녕이 함께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함께 보실래요? 대화 내용과 함께 공유되었던 기사도 함께 기록해 보았어요.
이번 글은 1탄에 이은 2탄입니다. 지난 후기 1탄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후기] 페미니스트 올림픽 온라인 뒤풀이 1탄: 올림픽 중계 방송 어떨게 보셨나요?
https://womenlink.or.kr/minwoo_actions/23843
이제 여성과 스포츠를 키워드로 이야기해볼까요?
#스포츠계에_더많은_여성을
윤소 이번에 선수단 여성 비율 아시는 분 계신가요? 전체 선수단에서는 절반 정도였다고 기사를 봤는데.
보라 49%요! 역대 가장 높은 비율이라고 들었어요.
필리 아하 절반에 가깝네요!!
윤소 선수 비율은 49%이지만 여성 코치진은 13%라네요.
수다 아직도 갈 길이 머네요.
똘똘 그러게요.... 충격ㅎㅎㅎ 10명 중 1명이라니…..
필리 남자팀도 남자감독 여자팀도 남자감독
비커스 어떻게 선수가 절반인데 코치는 10% 대
보라 맞아요 IOC 구성도 여성이 30%대 정도라고 하더라구요.
온다 야구는 여성 팀이 없었지요? 선수 수가 많은 종목에 여성들이 없기도 했던 것 같은데... 투자가 많이 필요한 종목들에 여성이 안 보이는 것 같기도 해요.
윤소 1회 올림픽은 여성이 참가할 수 없었대요.
온다 그것까지 고대를 따라할 필요는 없는데...
보라 근대올림픽의 창시자 피에르 드 쿠베르탱은 '여성이 운동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추하며 상스럽다'고 표현했다는 얘기가.
매일 스포츠는 '신사들만을 위한 것'이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프로선수들이 출전 못하게 했었대요. 신성한 스포츠를 돈 받고 할 수 없다! ← 귀족집안 자제들만 할 수 있음 ㅇㅇ
관련기사: 2024 파리올림픽이 진짜 ‘성평등’ 올림픽이 되려면(한겨레, 2021년 8월 8일)
https://www.hani.co.kr/arti/society/women/1006877.html
2020 도쿄올림픽에서 여성, 혼성, 남성 경기 비율 그래프 (출처: SBS)
#성차별적_샐러리캡
윤소 오늘 신청자 중에 배구 샐러리캡 이야기하고 싶다고 남겨주신 분도 있었어요.
보라 맞아요. 여자 배구 샐러리캡이 한팀에 23억? 정도 밖에 안 되던데... 남자배구 샐러리캡은 31억이던데 왜 때문에 차이 나는 것인지 너무 궁금해요.
필리 저는 최근에 노는언니 편 보면서 테니스가 유일하게 남성 여성 대회상금이 같다길래 그럼 다른 종목은 전부 달랐구나 싶었어요....
온다 관련한 영화 빌리진 킹이 재미있었어요! 스포츠 역사에 멋진 여성들 너무 많아요
윤소 대회 상금이 다른 이유는 뭔지...
똘똘 SNS에서 봤는데 테니스는 상금 다를 뿐만 아니라 여성선수 협회도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여성 스포츠 성장 자체가 더뎠다고…
필리 문제가 정말 많은데ㅠㅠ 관심을 갖게된 이제서야 저도 문제를 알게됐다는게 충격이에요.
#성차별적_선수의상
윤소 기계체조 보면서 읭? 하긴 했어요. 남자 선수들은 딱 붙는거 안입더라고요.
매일 유니폼 다를 이유가 진짜 전혀 없는데 말이에요.. 이번에 그래도 이런 것들이 꽤 이슈화되어서 좋았어요, 변화하고 있구나 느꼈어요. 문제 자체는 엄청 오랫동안 똑같이 있어온 것들이니깐.
삐융 여자 배구 바지도 너무 짧고 붙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ㅠㅠ
필리 그래서 여배 선수들 인터넷 검색하면 몸매 외모 같은거나 올라오고
보라 복장 진짜 같은 종목인데 여자선수 남자선수 옷 너무 차이 크더라고요.
윤소 어떤 기능면에서 좋은 것이라면 여성 남성 모두 같은 옷을 입어야 하는거 아닐까요!
보라 그냥 관행이 아니라 연맹 규정인 경우도 많아서 어기면 벌금 같은거 있고.
온다 이게 충격이었어요 단지 관행이 아니었다니ㅠㅜ
비커스 누굴 위한 유니폼 ㅠㅠㅠ
수다 아티스틱 스위밍 종목 같은 경우는 카메라 앵글 자체가 선정적으로 잡기도 해서..
똘똘 갑자기 다른 얘긴데 저는 민소매 입은 여성 선수들 보면서 아니 겨드랑이털을 다…저렇게 매번 밀기 너무 귀찮겠다….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니 세계 1등도 겨털을 밀어야 한다니!
매일 겨털 보이는 여성 선수 한 번도 본 적 없는 거 같네요 그러고보니..... 아닌가 제가 놓친 걸까....
데이지 숏컷도 이난린데 겨털 달고 나오면 거의 졸도할듯..
관련기사: "쳐다보지 마세요" 노출 유니폼 안입는 올림픽 女 체조 선수들(파이낸셜뉴스, 2021년 7월 29일)
https://www.fnnews.com/news/202107291008058707
2020도쿄올림픽에 참가한 독일 여자 기계체조 대표팀이 원피스 수영복에 긴 소매만 덧대진 '레오타드' 유니폼이 아닌 몸통에서부터 발목까지 덮는 전신 유니폼인 '유니타드'를 입고 있다. (출처: 뉴스1)
올림픽을 보면서 복잡한 마음이 들기도...
#인종차별 #환경파괴
매일 트위터에서 브라질이랑 한국이랑 인종차별 전쟁 벌어진 거 아시나요.... 여자배구 경기 때 브라질 트위터리안들이 한국사람들 계정 몰려와서 인종차별적인 싸이버불링 엄청 많이 했거든요. 근데 거기에 대고 한국 사람들도 같이 달려들어서 함..... 우리 이러지 맙시다 ← 라고 말리는 한국인 계정을 한국인들 몇천명이 싸이버불링하는 것을 보고 인류애를 상실...
윤소 여성 경기를 재미있게 봤으면서도 찝찝한 기분이 드는게 이런 부분인 것 같아요. 공정한 스포츠를 표방하고는 있지만 국가주의와... 인종주의와....
보라 일다에서 이런 기사를 보기도 했어요. 〈가난도, 질병도 ‘극복’? 올림픽 보도의 한계〉. 가난과 질병이 극복의 대상으로 그려지고 대상화되는 보도에 대한 글이여요.
윤소 올림픽이 얼마나 인간을 극단적인 상황으로 내모는지...
매일 사실 공정이랑은 매우 거리가 멀죠.. 결국은 국가들 간 파워게임인 거 같아요 근본적으로. 애초에 스포츠를 키워낼 자원이 있는 나라들이 있고 그렇지 않은 나라들 간의 차이가 너무 크잖아요. 스폰기업이나 협회의 재력 차이가 많이 좌우하고... 하지만 그럼에도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는 건 너무 감동이ㅠㅠㅠㅠㅠ 가섬이 선덕선덕하고ㅠㅠㅠㅠ 그래서 모순된 심정으로 올림픽을 보게 되어요.
윤소 맞아요 정말 복잡한 마음이 들어요.
똘똘 그리고 환경파괴를 진짜 많이 하는 거 같아요.
데이지 도쿄를 재작년에 갔었는데 그 모든 곳이 올림픽 준비한다며 공사로 쑤시더라구요 평창처럼..
김연경안녕 이제 사실상 하계 올림픽은 할수 있는 나라가 없대요. 기후위기 때문에.
매일 얼마나 문제가 많을지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라든지 국가재정의 투입 비중이랄지...
윤소 올림픽의 이면을 언론에서 외면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똘똘 이제 올림픽을 하면서 경제가 살아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삐융 근데 이런 행사들이 자원봉사로 되게 많이 이뤄지잖아요. 느낌이 참.. 뭐랄까 이상하더라고요.
데이지 도쿄올림픽 자원봉사자가 7만이었다는 이야기를 하네요...7만의 노동력을 희생했군요.
수다 저는 일본이 정치적 목적으로 무리하게 올림픽을 한거로 생각돼요.
삐융 뭔가 국가의 위상을 위해 우리 함께하자 이런 ..
관련기사: 〈가난도, 질병도 ‘극복’? 올림픽 보도의 한계〉(일다, 2021년 8월 4일)
#변화한_지점 #정치적_메시지
윤소 변화하는 지점이 보이기도 해요. 트랜스젠더 선수도 있었고, 소수자 인권을 위한 목소리를 내는 선수도 있었고.
매일 미국 체조선수 바일스가 기권을 하기도 했죠. 이분이 미국 체조선수 아동 성학대 사건 피해자 중 한명이시더라고요. 피해자들 중 유일하게 이번 올림픽 출전한 거라 부담이 더 컸대요.
김연경안녕 이번에 미국 펜싱 단체전 핑크색 마스크로 보이콧하는 거 멋졌어요. 가해자가 바로 옆에 있는데.
보라 “펜싱 에페 남자 단체전에 미국팀이 참가하던 7월 30일엔 핑크 마스크가 등장했다. 이 핑크 마스크는 성폭력 피해생존자에게 지지와 연대를 보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흥미로운 부분은 4명의 선수 모두 핑크 마스크를 쓴 게 아니라 3명이 핑크 마스크를, 나머지 한 명은 검정 마스크를 썼다는 점이다. 혼자 검정 마스크를 쓴 선수는 앨런 하지치로, 그는 동료 여성 선수들에게 부적절한 성적 행위를 한 일로 고발당했다. 그의 성범죄를 폭로한 선수는 한 명도 아니었다. 심지어 그는 대학 시절에도 유사한 일로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매일 핑크마스크... 그 과정이 궁금하더라고요 어떤 식으로 결정된 것일까.
김연경안녕 옛날에 흑인 인권관련해서 검은 장갑낀 주먹을 다같이 들었다가 메달 박탈당한거 유명하죠
매일 이번에도 성소수자 지지 표명하면서 손으로 엑스자 만든 선수... 징계 여부 논의중이라고 했던 거 같아요. 올림픽에 이미 엄청나게 "정치"가 개입되어 있는데, "정치를 배제"한다는 것 기만적인 거 같아요.
윤소 맞아요. 정치적 메시지를 배제하는 것이야 말로 정치적인거 아닌가요?
매일 결국 기존 체제에 순응하는 것만 포함하겠다는 말밖에 안됨 ㅇㅇ
‘차별과 혐오 반대’ 올림픽의 변화 이끄는 선수들(일다, 2021년 8월 4일)
https://www.ildaro.com/sub_read.html?uid=9112%C2%A7ion=sc7
펜싱 에페 남자 단체전에 미국팀 선수 중 3명이 핑크색 마스크, 1명이 검정색 마스크를 쓰고 있다. (출처: 이브티하즈 무하마드 트위터)
#장애 #성별
윤소 〈올림픽 정신 빛났다…신유빈 진땀 뺀 '외팔 탁구 선수'〉 (연합뉴스) 저는 이 기사도 어이 없었는데 장애인인것 부각되는것 싫다고 본인이 밝혔는데도 장애만 부각되는 기사...
똘똘 장애 얘기를 올림픽 출전 때마다 들어서 지겹다고 했는데 또ㅎㅎ
매일 넌더리가 납니다...
똘똘 친구는 장애 관련 활동을 하는데 올림픽이 끝나간다는 표현이 맞나 올림픽과 패럴림픽은 다른 것이니 당연한 건가 그런 이야기를 하기도 하더라고요
윤소 맞아요. 방송사들도 일제히 정규방송 모드로 돌아왔잖아요.
똘똘 비장애인 올림픽이 끝났으니 각 방송국마다 기존 방송을 재개한다고 하는 것도 뭔가…언론이나 방송이 어떤 것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필리 맞아요. 저는 평창 동계올림픽 자원봉사로 참여했었는데 패럴림픽에 대한 관심은 너무 적어서 다들 안타까워했어요. 올림픽을 세계인의 축제라고 하는데 패럴림픽이 따로 있다는건 장애인은 세계인에 포함되지 않는다는건지...
김연경안녕 패럴올림픽 출전하는 남자선수들 많은 비율로 군대에서의 부상때문이더라구요.
똘똘 맞아요 대부분 그러 식으로 후천적으로 장애를 얻게 된 경우가 많더라고요.
필리 같은 종목이 남성 여성 경기가 있듯 같은 올림픽에서 장애인 경기를 따로 개설하는 것도 방법인 것 같은데.
비커스 그것도 좋은 방법이겠지만 경계를 허무는 참여가 많아져야 할 듯요
매일 아니면 장애 여부 경계를 흐뜨리는 새로운 스포츠를 더 고안할 수도 있을 거 같고요.
윤소 성별은 나누는 것은 또 무슨 의미인가 싶기도 하고... 올림픽 아니면 여성 스포츠를 이렇게 볼 수 있는 기회조차 없는 것도 화가 나요.
김연경안녕 맞아요. 김연경 선수만 해도 해외리그 경기 중계해주는 곳이 없어요.
온다 혼성경기가 생기면서 여성 선수가 늘어난 건 좋지만, 그게 '이벤트성' 경기로 취급되는 것도 참 맘이 복잡해요. 성별이분법을 강화하는 효과를 내는 것 같기도 하고...
수다 올림픽위원회가 우리 채팅방에 들어와서 이야기를 들어야 할 것 같아요.
필리 맞아요ㅠㅠ 올림픽에 많은 의제가 엮여있네요...
오늘 어떠셨는지 소감 나누어 주세요
매일 이번 올림픽... 주목할 만한 이슈가 많다고는 생각했는데 이렇게 모여서 얘기해보니 정말 많았네요!
온다 그나저나 이번에도 폐회식 수어통역을 한 명이 교대 없이 했다는 것도 깨달았어요. 마지막까지 계속 생각할 거리만...ㅠㅜ
김연경안녕 비인기 종목의 선전, 올림픽 결과에 달라진 선수들의 반응, 스포츠계 여성들 선전 과 국내 방송국의 여전한 무시관행... 같이 이야기 나눌수 있고 또 공감하는 이야기라서 너무 좋았어요.
보라 즐거움도 고민도 함께 나누어서 좋았습니다!!
윤소 기쁨과 고통이 함께 하는 올림픽......
필리 ㅋㅋㅋ맞아요 다양한 주제로 얘기 나눠서 의미있고 좋았어요!!
이렇게 소감을 나누고도 한참을 “다양한 여성의 모습을 다음 세대에 보여줬다는게 뿌듯해요” “근데 스스로 목에 메달거는거 넘 좋지 않나요?” “열심히 해내고 결과를 받아들이는 사람들 모습 보는 거 자체가 너무 멋져요.” 등등의 이야기를 나누다가 파리에서 마스크도 안 끼고 다음 올림픽을 환영하는 인파를 보고 올림픽 과연 괜찮은가를 다시 이야기하며 자리를 마무리하였습니다.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는데, 모두 전할 수 없어서 아쉽네요. (이미 많은 내용을 전하긴 한 것 같지만 ㅎㅎㅎ) 또다시 여성과 스포츠에 대한, 그리고 스포츠 중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자리를 기대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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