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공대에 여학생이 적은 이유?!_미디어X페미니즘 대중강좌 AI는 성차별이 뭔지 알까?(3강)
[미디어X페미니즘] AI 대중강좌 3강은 숙명여대 인문학연구소의 임소연 선생님을 모시고 "페미니즘은 성차별적인 AI 기술에 개입할 수 있을까? : 페미니스트로서 과학하기"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실시간 채팅창에 여성공학도를 비롯한 참여자들이 분노와 경험을 함께 나누어 주셨습니다.
인공지능 연구 개발 현장의 성비는?
올해 카이스트 최문정 교수 연구팀의 [인공지능 기술 연구 및 전문인력 양성정책 특정성별영향평가]를 보면 예상대로 여성비율은 매우 낮은데요. AI 분야 여성 비율은 약 20%대이지만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관리자 급으로 갈수록 비율이 줄어듭니다.
(유튜브 강의 캡쳐. 인공지능 연구개발 현장의 여성비율을 보여주는 표. 인공지능 연구개발 현장은 어떠한가. 인공지능 산업계는 기업 SW전문인력 19.1%, 기업 대표자 3.1%, 대학원 여성 교수진 7.1%)
그럼 자연스레 이런 질문이 떠오르는데요. “사회가 성평등해지면 인공지능 현장의 여성비율도 늘어나지 않을까?” 하지만 최근 연구(UNESCO EQUALS, 2019)를 보면 성평등 수준이 높은 나라가 꼭 *ICT의 여성비율이 높은 건 아니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공학계 성비 불균형 문제의 진짜 원인은 무엇일까요?
*ICT란 정보통신기술을 말하며 ICT분야는 (AI와 관련이 큰) 컴퓨터 사이언스, 컴퓨터 공학 등의 분야를 포함한다.
공학적 능력과 여성성의 양립불가능성?
소위 ‘남성적’이라고 여겨지는 과학기술 분야, 특히 공학 분야에서 여성 공학인은 인지부조화 현상을 경험합니다. 이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지금까지 여성 과학기술인이 취한 전략은 크게 두 가지인데요. 첫째는 여성성을 최대한 배제하는 전략입니다. ‘난 여성이기 이전에 엔지니어이다.’라는 말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둘째는 여성성 활용전략인데요. 사회적으로 여성의 특성이라 여겨지는 소통능력, 감성, 관계지향성 등을 수용해 경쟁에서 내세우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능력은 공학적 능력의 기준에서 주변적 능력이기에 경쟁력의 한계가 있습니다.
실시간 채팅에서 한 여성 공학도는 “아주아주 공감되네요 두 전략 다...하지만 두 전략 다 굉장히 에너지 소모적이고 혼란스러워요” 라며 경험을 공유해주셨습니다.
어떤 학생들이 공학을 선택하는가? : 공학/컴퓨터 과학 분야에 남성들, 정말 능력자들인가?
여성 이공계 학생을 양성하기 위한 여러 제도들에 대해 ‘왜 능력도 없는 여성에게 기회를 줘야 하느냐’는 반대의 목소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정말 그런 걸까요? 여성 공학도를 양성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미국 조지프 심피안 교수 연구팀은 고등학생 당시 물리학·공학·컴퓨터 과학 전공 진학 희망자의 학업 성취도와 실제 전공 선택 비율 간 관계를 분석했습니다.
(X축은 학업성취도 구간, Y축은 전공 선택 비율을 나타낸 그래프)
이미지 출처 : 임소연, 한겨레. “여자가 공대는 무슨” 오랜 편견 넘어서려면 (링크)
여학생(주황색)은 성적이 좋을수록 전공 선택 비율이 높았으나, 남학생(보라색)은 성적이 전공 선택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적어 최하위권의 절반 이상이 해당 전공을 택했습니다.
이 연구결과를 보면 공학계열의 성비불균형을 해결한다는 건 자격이 없는 여성을 진학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이공계 분야의 여성들에 대한 기존의 사회적 담론인 ‘유리천장을 깬 여성들’이 아닌 새로운 담론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계속해서 ‘유리천장을 깬 여성들’만을 강조한다면 (예비) 여성 공학도는 ‘난 저렇게 뛰어나지 않으니까 공학을 할 수 없을 거야’라고 생각할지도 모르니까요. 그래서 대안은 멤버십, 여성 집단의 능력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페미니즘이 공학을 바꿀 수 있을까?
공학계에 여성의 비율을 높이는 것은 최소한의 조건일 테고, 이제 구체적으로 페미니스트가, 또 페미니즘이 공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궁금해지는데요. 성인지 분석을 하나의 도구로 활용해 연구한 뉴로젠더링 네트워크를 소개합니다.
‘여성과 남성의 뇌는 다르다’라는 말 많이 들어보셨죠?
(인터넷 뉴스 제목 이미지. 나우뉴스 [핵잼 사이언스] 남녀의 ‘뇌 구조’는 정말 다르다...과학적 입증, 경향신문 [전문가의 세계-뇌의 비밀] (4) ‘남녀유별’한 뇌 시상하부...성별의..., 조선일보 쇼핑 때 女는 물건선택, 男은 카트 몰도록 진화)
2015년 다프나 조엘을 비롯한 유럽과 북미, 호주의 여성 과학자와 페미니스트들은 '과연 여성의 뇌와 남성의 뇌를 구분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하는 연구를 진행합니다. 인간의 뇌 부위 중 남녀 차이가 가장 큰 10개의 부위를 골라 '여성형', '남성형'으로 분류했고, '여성의 뇌', '남성의 뇌'라는 것이 정말 있다면 하나의 뇌에서 일관된 성별분포가 보여야 할 것이라는 새로운 가설을 도입합니다. 결과적으로 성인 1400명의 뇌 MRI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일관성을 보이는 뇌는 6% 뿐이었다고 합니다. 사실상 여성의 뇌, 남성의 뇌라는 구분이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죠. 우리나라에 [젠더모자이크]라는 책으로도 번역되어 있습니다.
공감능력부터 수학능력 등 모든 것을 ‘남녀의 뇌가 달라서 그래’라고 설명하는 사람들이 꼭 봤으면 좋겠네요! 이렇게 과학계에서 페미니즘 관점으로 연구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이 이 더 많아지는 날을 기다립니다.
페미니스트로서 과학하기 : 질의응답
강의를 마치고 참여자분들이 사전에, 또 실시간으로 주신 질문으로 질의응답을 진행했습니다. 기술이 가지고 있는 차별적 시선을 없애기 위해 개발자들에게 필요한 교육은 무엇일지, 인공지능 학과의 페미니스트 학생으로서 백래시가 두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대중과 관계 맺는 기술을 개발 할 수 있을지 등 고민과 질문을 나누었습니다.
후기에 담지 못한 좋은 이야기가 많은데요. 아래 버튼을 클릭하면 한국여성민우회 유튜브에서 강의를 보실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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