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민우여성학교 1강- 화병에는 직구가 필요해
<민우여성학교시작!>
4월 9일 저녁 7:30분, 원경선홀에서
민우여성학교 첫번째 강의가 있었습니다.
낮부터 비바람이 몰아치는 궂은 날씨임에도 많은 분들이 오셔서 자리를 채워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유명호한의원' 원장이시며, [내가 살던 고향은 꽃피는 자궁]의 저자 이유명호 선생님께서 시원한 돌직구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선생님은 민우회가 낙태 비범죄화 운동을 시작했을 때는 많은 금액의 후원금을 보내주시며, 지지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베스트셀러가 되고싶은) 낙태 사례집 [있잖아, 나...낙태했어]의 추천사도 흔쾌히 써주셨습니다.
이렇게 민우회와의 깊은 인연을 비롯하여 꾸준히 여성운동을 지지하고 활동해오셨습니다.
한의학과 인생 경험을 오고가며 재밌는 강의를 해주셨는데요,
'화'가 주제라서 빨강꽃이 그려진 옷을 입고 오셨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모두의 관심은 선생님의 헤어스타일에 더 집중^^:)
속이 시원해지는 돌직구를 던지며, 화가 나면 화를 내야한다고 하셨습니다.
다만, 화를 내는 '나'를 거리를 두고 바라보고 정말 화를 내야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보라고 하셨습니다.
여자들에게 "착하게 살라"고 하는 것은 음모라며 경계와 한계를 뛰어넘는 삶을 이야기해주시고, 다양한 인생 이야기로 풀어주셨습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오디 회원님의 후기를 읽어보실까요?
나는 언제 화가 나는가? 나는 종종 지하철에서 이리 밀쳐지고 저리 밀쳐질 때 화가 난다. 나는 또 언제 화가 나는가? 나는 근래 선거 개표 때마다 화가 났다. 비단 그 ‘순간’뿐이랴. 이미 지난 일인데 뜬금없이 불쑥 떠오르면서 “아, 왜 그 때 그 말을 못했지?”하고 화가 치밀기도 한다.
화가 나면, 일단 기분이 더럽다. 에너지도 많이 소진되어 평소보다 일을 잘 처리하기 어렵다. 그래서 화가 안 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혹은, 화가 나도 내가 화를 통제하여 화를 안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오늘도 난 이 강의에서 화를 완화하고, 화를 안 내는 방법을 배우는 줄 알았다.
그런데 왠걸? 이유명호 선생님은 화를 내라고 한다. ‘주옥’ 같은 욕을 차지게 사용하면 그 시원함이 배가 될 것이라고 한다. 참으면 화병이 난다. 삭히지 말고 표출하여야 한다. 대신, 본인이 무엇 때문에 화가 나는지 명확하게 인지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공연히 엉뚱한 곳에 화풀이 하게 된다.
우리는 참고 사는 것이 미덕이라고 하는 사회에서 자랐다. 특히 우리가 배우는 전래동화는 여성이 참고 사는 것이 아름답게 그려지는 경우가 많다. 여성납치강간 및 감금을 자행한 <선녀와 나뭇꾼>, 아동매매를 다룬 <심청이> 등. (이유명호선생님은 강의에서 두 이야기를 이렇게 설명하셨다)권선징악으로 포장되었지만 사실 착하면(=시키는 일 다 하고 참고 살면) 왕자님 만난다고 하는 전래동화들. 이런 동화를 듣고 자라면서 참는 것이 당연하다고 내제되었는지, 여전히 매맞으면서도 참고 사는 여성들이 많다고 한다. (연예인들의 사례도 있지 않은가) 생각해보니, 콩쥐도 팥쥐 엄마에게 당하지만 않고, 통쾌한 한마디 날렸다면 좋았을텐데 싶다. 그걸 혼자 찔찔 울고 앉았니. 화병 안 날 수가 없다.
강의가 끝나고 몇몇은 뒤풀이에 가서 내가 화”풀이”를 한 경험에 대하여 잠시 이야기했다. 내가 ‘갑’의 위치에 있을 때, ‘을’(특히 서비스업 종사자)에게, 그리고 그것이 진짜 잘못된 것이라 내가 화를 내는 것이므로 나는 정당하다고 생각하며, 그냥 지적해도 될 것을 ‘묵혀두었던’ 화까지 다 끄집어내어 화풀이 하는 것이다. 가끔, 정부 하는 꼬라지 때문에 울화가 치미는데, 가서 대통령 멱살 잡을 수도 없고 답답함이 쌓이면 어떻게 할까? 괜히 지인들에게 화풀이 하지 마시고 나꼼수의 주옥 같은 욕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잘 해소하길 바래요.
여러모로 상큼하고 재미있었던 강좌, 내친 김에 4주치 강좌를 다 신청했다. 다음 주 강의도 기대된다. 다음 주에는 뒤풀이도 함께 해요! ♥
* 다음 강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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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배후'가 있을지도 모르는 사회문화적 배경을 함께 탐구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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