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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어느 금요일 봄밤의 기억, <봄인데 밤인데>
5월 10일 금요일 밤, 민우회 건물 지하에 있는 성미산마을극장에
희한한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접이식 의자가 전부 뒤로 밀리고, 한 구석에 텐트가 설치되고,
한쪽엔 쿠션블럭이 오밀조밀 쌓이고, 온갖 물건들이 촤라락 진열되고,
디제이박스나 칵테일바라는 테이블이 들어서고,
곳곳에 요상한 안내문들과 표지판들이 붙었습니다.
그날 하루 저녁에만 반짝 존재했던
야시장 같기도 하고 놀이터 같기도 한 이 낯선 공간은
바깥 세상과는 다른 규칙으로 굴러가는 세상이었습니다.
물건에는 가격 대신 이야기가 붙었습니다.
돈 대신, 특별한 '기여'가 오갔습니다.
물건 하나에, 기여 하나씩. 하지만 모든 기여는 물건과 상관없이 마음껏 할 수 있었고요.
선택할 수 있는 기여란 이런 것들이었어요
▶공감과 위로 나누기
<공감과 위로의 텐트>에 나의 이야기를 더하기
▶지혜를 낭독하기
책 <여자로 살기 여성으로 말하기> 중 마음에 닿는 구절을 마이크 잡고 낭독
▶나름대로 인물화 선물
참여자들의 이름이 들어 있는 통에서 이름을 뽑아, 그 사람을 '나름대로' 그리고
간단한 메세지와 함께 그림을 선물
▶민우회에 힘주기
민우회 활동의 중요한 동력, 활동비^^
'아무렇게나 후원통'에 내 맘대로 정한 액수의 후원금 넣기
▶오늘 밤을 전세계에 전파하기
sns를 통해 이곳의 풍경을 전세계에 전하고, 상황판에 스티커로 알리기
특별히 벼룩시장 판매수익으로 민우회를 후원하고 싶은 사람은
자율적으로 물건에 가격을 붙여 내놓을 수도 있도록 하였답니다.
텐트 안에서 뭔가를 적고 있는 여유
요런 규칙에 따라, 누구의 강제도 없이,
자유롭게 그리고 평화롭게 <봄인데 밤인데>의 세상은 굴러갔습니다.
도란도란하니, 왁자지껄하니.
텐트 안에는
이런 글귀가 눈에 띄네요.
'집이, 가족이 지옥같고 전쟁같은 너. 가족 바깥에서도 얼마든 행복할 수 있단 거,
보여주자! 세상에!'
<공감과 위로의 텐트>는 괜찮은 포토존이기도 하더군요.
햇살과 아이들^^
새로운 참여자에 의해 업데이트되는 물품들
(물품의 양이 엄청 많았어요! 게다가 놀랍도록 고품질의 물품들이 많았다는)
블럭으로 둘러쳐져 편히 널부러질 수 있는 어쩐지다방
회원 '혜영'이 기꺼이 실력을 발휘해준 칵테일바
(3종의 칵테일이 인기리에 판매되었죠)
이날의 일일 DJ로 활약한 '먼지'의 디제잉과 선곡으로
각자의 취향에 따라 이런 저런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답니다.
이 옷 괜 찮지 않아?
도란도란
두런두런
그리고 이날 회원가입하시는 분들께는 깜짝 선물이 준비되어 있었죠!
첫 회원가입은 페이스북에서 <봄인데 밤인데> 광고를 보고 오셨다는 '박집사'님!
그자리의 모든 사람의 환호 속에 민우회원이 되어주셨지요^^
(교육수강권을 선물로 드리기 전에 찰칵ㅋ)
이날 민우회원이 될 기회를 놓치지 않은 분들이 또 계셔요,
위 사진의 앤, 써니, 홍정연 님! 민우회로 오신 걸 환영합니다!
고조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의 신 꼬깜이 마이크를 들고 나섰습니다.
벼룩시장의 하이라이트라는 경매.
여성학자 전희경 님의 자필 메세지(↑)가 적힌 책을 필두로
유난히 좋아보이는(^^) 가방, 머플러세트, 옷 등이 경매물품으로 올랐어요.
맘에 쏙 드는 물건 끝내 득템하신 분들, 멋지십니다. 축하합니다ㅋ
꼬깜의 찰진 진행, 재밌었어요.
민우회원 봉달과 함께 오신 루시 님이
민우회의 갑작스런 요청을 받고는, 노래를 들려주셨었요.
<봄인데 밤인데>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에서 오신(..) 루시 님의 노래는
가사를 몰라도 마음을 짠하니 움직였어요. 목소리가 너무나 아름다우셨다는.
중간중간 예고되었던 막바지 추첨이벤트도 있었습니다.
미리 몰래 점찍어둔 물건을 가져간 사람이 행운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었죠.
"'빤짝이는 느낌의 분홍색 라운드 니트' 가져간 분 누구신가요?"
이렇게 추첨된 네 명의 참가자들은
끝에 뭐가 적혀있는지 알 수 없는 여러 가닥 실 중 하나를 골라 잡아당기면
그 선물을 받을 수 있었지요.
과자, 교육수강권, 뒷풀이비면제권,
나만을 위한 <명치>(민우회 기타소모임 '코드명:치명적')의 공연!
'나만을 위한'이라고는 했지만 좋은 건 다같이 보면 더 좋으니까
우리는 명치의 연주와 노래를 함께 들었습니다-
♬봄봄봄-
어느덧 마무리할 시간.
루시의 노래를 다시 청해 들으며
그곳에서의 우리 모습을 찍은 사진들을 슬라이드로 보며
어쩐지 재밌는 가게 <봄인데 밤인데>는 문을 닫았습니다.
그리고 새벽까지 신나는 뒷풀이가 이어졌습니다:D
이 금요일 봄밤의 파티에서 만난
마흔일곱 분의 참가자 여러분 모두모두 반가웠어요!
즐거운 자리에 좋은 사람들:-)
벼룩시장에 참여하진 못했지만 물품을 잔뜩 후원해주신
들통, 사랑초, 프마, 윤정주, 멍군 님- ♡고맙습니다!
덕분에 무척 풍요로웠어요^^
민우회를 아껴주시는 마음, 완전 느껴졌어요!ㅜ
그리고 스페셜 땡쓰투.
칵테일 얼음과 투명컵을 후원해주신 '달커피'(민우회 건물 1층에 자리한, 커피가 맛있기로 유명한 카페^^),
바지런히 칵테일을 제조하면서도 틈틈이 재밌게 놀아준(^^) 회원 혜영,
♡고맙습니다!
간만에 민우회 사람들이 모여서 같이 노니 참 좋았습니다.
오고 싶었지만 못 오신 분들도 꽤 많았다는 안타까운 얘기도 들려옵니다.
아쉽지만 어쩌겠어요.(음?ㅋ)
다음에는 놓치지 말고^^ 또 재밌는 자리를 같이 만들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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