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제작자, 세상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 미디어오늘 2018.06.21.
‘저널리즘의 문제’를 규정하는 방식부터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윤정주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은 “미디어를 비평할 때 저널리즘의 문제를 여전히 공정성·신뢰하락으로만 얘기한다”며 “소수자의 시각을 왜 저널리즘에 반영하지 않는가, 성평등 관점을 제대로 다루지 않는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KBS는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인 ‘저널리즘토크쇼J’를 만들었다. KBS가 과거를 반성하겠다고 만든 프로그램이다. 윤 소장은 “사회자를 제외하고 모두 패널이 남성이었다”고 지적했다. 윤 소장은 “선거 개표방송을 보면 MBC부터 종합편성채널까지 판세를 분석하는 사람, 출마한 (광역단체장)후보들도 다 남성이었다”며 “여성은 정치 분석 등에서 배제하고 기회를 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윤 소장은 방송에서 주로 여성은 20대 출연자가 많고 남성은 40대 출연자가 많다는 것을 지적했다. 그는 “여성은 젊음, 외모을 중요하게 보고 남성은 경력을 중요하게 본다는 것”이라며 “예능에서도 여성은 한두번 평가로 출연이 판가름나지만 남성은 될 때까지 키워주고 가끔 범법행위를 저질러도 소위 ‘자기 사단의 PD’를 통해 복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기회가 공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분야를 막론하고 프로그램은 자연스럽게 남성 중심으로 흘러간다. 윤 소장은 여성이 중심이 된 드라마로 JTBC ‘미스티’, KBS ‘마녀의 법정’ 등을 꼽았다. 윤 소장은 “그나마 마녀의 법정은 여성가족부의 지원을 받아서 만들었다”며 “외부에서 돈을 주고 만들어 달라고 해야만 만들어줘야 하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언론인들의 감수성은 젠더·노동 등 인권 전반에서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명숙 활동가는 “블랙하우스에서 정봉주 문제를 다루는 방식이나 전참시 논란을 보면 시민들이 잘못됐다고 말해주지 않으면 제작진들은 그것이 잘못됐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따라서 “형식의 다양성은 있지만 내용이나 관점은 다양해지지 않는다”고 했다.
한 예로 KTX 해고 노동자 문제를 다룰 때 방송사들은 노사 입장을 반반씩 담는다. 김혜진 방송계갑질119 스태프는 “노동자는 보편적 요구를 가지고 싸우지만 약자의 모습으로 재생산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최저임금 논쟁을 봐도 방송이 정부의 발표를 검증해야 하는데 고용이 줄었다는 보도자료만 인용 보도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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