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KBS 유재천이사장 사퇴관련 성명
2008년 8월 8일은 대한민국 방송사에 치욕스런 날로 기억될 것이다.
공영방송은 국민의 것임을 다시 한번 천명한다.
국민의 수치다.
국민의 방송 KBS에 경찰난입을 요구한 유재천 KBS 이사장은 국민 앞에 사죄하고 즉각 사퇴하라.
○ 충격이다. 어찌 이리 무도할 수가 있단 말인가? 국민의 수치다. 2008년 8월 8일은 대한민국 방송사에서 가장 치욕스런 날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세계에 자랑할 만한 공영방송을 소유한 나라의 국민이 되고 싶던 사람들에게 치욕을 안겨준 그날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21세기 한국에서 선진국 도약을 위해 “뒤돌아보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자, 최선을 다하겠다”던 이명박대통령과 한나라당 약속의 실체를, 그들이 꿈꾸는 선진국의 실체가 어떤 허울을 쓰고 있는지를 많은 국민들에게 똑똑히 보여준 순간이었다.
○ 8월 8일, 임기가 보장된 공영방송 사장을 몰아내기 위해 이명박정권은 감사원과 검찰을 동원해 사퇴를 압박하더니 공영방송의 발전과 국민을 위해 복무해야 할 KBS 이사회가 아무런 권한도 없으면서 국민의 방송 KBS에 경찰을 불러 들이고 수백명 경찰의 보호아래 공영방송 사장의 해임제청을 의결하였다. 경찰이 공영방송에 난입해 방송종사자들을 폭력으로 진압하고 있을 때 옆나라 중국 베이징에서는 제29회 올림픽 개막식 축포가 터지고 있었다. 세계인의 축제가 열리고 있어 국민의 눈과 귀가 베이징으로 향하고 있을 때 러시아는 그루지아를 침공했고, 이명박정권과 그의 하수인 노릇을 자처하는 KBS이사회는 국민의 방송 KBS를 무력으로 침탈하였다. 마치 올림픽이 열리고 국민의 관심이 베이징과 금메달에 향하기만을 기다렸다는 듯, 이 얼마나 사악한 짓인가.
○ 이명박정권과 한나라당을 둘러싼 세력들은 ‘잃어버린 10년’ 운운하며 자신들이 집권하지 못한 탓을 방송 때문이라고 주장해왔다. 자신들의 영구집권을 위해, 집권 초기부터 국민의 방송인 공영방송 KBS를 정권의 홍보도구로 전락시키려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을 내세워 KBS이사인 신태섭교수를 강제해임시키고, 이를 이유로 KBS이사자격을 박탈하였다.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할 ‘검찰, 경찰, 감사원’까지 동원해 임기가 보장된 공영방송 사장을 몰아내고 자신들에게 충실히 복무할 낙하산 사장을 내려 꽂으려 하고 있다. 이를 반대하는 국민들을 강제연행하는가 하면, 경찰력을 동원, 탈법적 결정을 한 이사회의 해임제청을 받아들여 이명박대통령은 정연주사장의 해임을 바로 결정(8월11일)하였다. 기다리기라도 했던 것처럼 검찰은 다음날(8월12일) 정사장을 긴급체포하고 묵비권 행사로 인해 조사가 불가능해지자 조사하지 않고도 기소가 가능하다고 큰소리치며 오는 20일쯤 불구속기소할 방침이라고 한다. 방송통신위원회도, 이사회도, 대통령도 모두 자신들 권한 밖의 일을 일사천리로 결정해가고 있다. 모두들 제정신이 아니다.
○ 공영방송 KBS를 공권력으로 무참히 짓밟은 것은 독재정권시절뿐이었다. 90년 4월 정권의 나팔수이기를 거부하고,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기 위한 방송민주화투쟁이 지속되고 있을 때 있었던 경찰난입 후 18년이 흘렀다. 뒤돌아보지 말자던 이명박정권은 과거를 복습, 8월 8일을 기해 스스로 독재정권임을 인정한 것 아니겠는가. 87년 6월민주화항쟁 후 선거를 통한 정권교체를 이뤄내고 국민의정부, 참여정부를 거쳐 오며 우리사회의 절차적 민주주의는 어느 정도 달성되었다는 평가가 있었다. 그러나 누가 짐작이나 했겠는가. 지금 우리 주위에서, KBS를 비롯한 방송주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방송장악 움직임들을. 지금 대한민국을 선진국이 아닌 후진국의 길로 인도하고 있는 이들이 바로 선진국 진입을 약속한 이명박정권이라는 것을 국민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
○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법치주의국가다. 어떻게 공영방송을 둘러싸고 이런 초법적, 탈법적 행태가 일사분란하게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방송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공공성 공익성 실현에 있다. 우리 공영방송은 이를 위해 발전해오고 있었다. 지금 KBS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태는 단순히 KBS만의 일이 아니다. 이는 우리 사회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 아닐 수 없다. 공영방송은 기업이 아니다. 생산성을 최대로 할 수 없는 소중한 사회공공재이다. 정권이 왜 이토록 방송을 장악하려고 하는지 국민들은 똑똑히 알아야 한다.
시청자는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하나. 임기가 보장된 공영방송 사장을 몰아내기 위해 공영방송 KBS에 경찰난입을 요구한 유재천 KBS 이사장을 필두로 이춘호, 권혁부, 박만, 강성철 방석호이사는 공영방송 이사 자격 없다. 당장 사퇴하라.
하나. 방송독립성을 훼손하고 방송장악에 앞장서고 있는 방송통신위원장 최시중은 즉각 물러나라.
하나. 초법적 결정을 한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에게 사과하고 해임결정을 원천무효화하라.
2008년 8월 19일
미디어수용자주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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