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KBS는 왜 시청자위원을 공개 안 하나?
KBS는 왜 시청자위원을 공개 안 하나?
참 이상한 일이다. 이병순 체제의 KBS에는 상식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인가? KBS가 별다른 이유도 없이 지난 9월 1일 이미 임기가 시작된 시청자위원의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도대체 누가 시청자를 대표해 위원으로 선정되었는지, 1주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알 길이 없다.
시청자위원회는 시청자의 권익보호를 위해 일하는 기구로, 전체 시청자를 대표해 KBS에 의견을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당연히 시청자들은 시청자위원회가 대표성 있게 잘 구성되었는지 알 권리가 있고, KBS는 시청자위원회의 구성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책무가 있다. 합당한 이유도 없이 여태껏 선정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직무태만이자, 시청자를 무시하는 행위이다.
KBS는 시청자 위원 지원자에게만 선정결과를 개별 통보했는데 그러다보니 웃지 못 할 촌극마저 벌어졌다. 한 인터넷매체가 자사의 편집장이 KBS시청자위원으로 위촉되었다고 보도함으로써 오직 한 사람의 신상만 덩그러니 드러난 것이다. 그러나 나머지 시청자위원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우리단체는 공개가 미뤄지는 정확한 이유를 듣기 위해 KBS시청자위원회에 직접 문의했다. 그러나 제대로 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언제 공개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도 정해진 바 없다고 하며, 막연하게 ‘조만간’, ‘9월 중’ 발표될 것이라는 대답만 들을 수 있었다.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답변이다. 마땅히 공개해야 하는 것을 시기를 보며 차일피일 미루는 꼴을 보니 당장 공개해서는 안 될 어떤 이유라도 있는 모양이다.
이에 우리는 KBS가 즉각 시청자위원의 명단을 공개하고, 공개를 미뤘던 이유를 설명할 것을 요구한다. 사실 이번 시청자 위원 선정과정은 처음부터 끝까지 어느 하나 투명하게 진행된 것이 없다. 공모를 하는 척하면서 공고도 내지 않았고, 심사위원 및 심사기준, 선정절차도 알리지 않은 채 밀실에서 논의했다. 이런 과정을 차치하더라도 시청자위원회 구성이 잘 되었다면 선정결과조차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다. 선정결과도 공개할 수 없고, 그 이유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면 어느 누가 이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단 말인가?
만약 시민사회의 우려대로 이병순 사장 개인의 사리사욕 때문에 공개가 늦춰지는 것이라면 이병순 사장은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아울러 KBS는 또 한 번 국민들의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병순 사장 1년 동안 몰락한 KBS의 신뢰도 역시 곤두박질 칠 게 분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KBS가 수신료 인상을 위한 공청회(오늘, 8일)를 연다니 기가 막힐 뿐이다. 다른 말이 필요 없다. KBS는 즉각 시청자위원 선정과정과 심사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라. 그리고 시청자의 알 권리를 짓밟은 시청자위원 명단 미공개에 대한 납득할 만한 사유를 밝혀라. KBS의 성실한 답변을 기대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진실을 밝히고 전체 시청자와 함께 책임을 물어나갈 것이다.(끝)
2009년 9월 8일
언론사유화 저지 및 미디어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 (미디어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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