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대선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는가 - 성평등 외면하는 퇴행적 대선정국 규탄 기자회견
대선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는가 성평등 외면하는 퇴행적 대선정국 규탄 기자회견
■ 일시와 장소 : 2021년 11월 19일(금) 오전 11시 / 서울 청계광장 소라탑 앞(광화문역 5번출구 인근) ■ 공동주최 : 38개 여성시민사회단체 (경기여성단체연합 경남여성단체연합 경남여성회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기독여민회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구여성회 대전여민회 대전여성단체연합 부산성폭력상담소 부산여성단체연합 새움터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수원여성회 여성환경연대 울산여성회 인권운동사랑방 전북여성단체연합 제주여민회 제주여성인권연대 젠더교육플랫폼 효재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차별금지법제정연대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포항여성회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한국성인지예산네트워크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연구소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성장애인연합 한국여신학자협의회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한국한부모연합 함께하는주부모임)
■ 프로그램(*사회 : 도구(김현수) 한국여성단체연합 활동가)
1) 발언 ● 대선정국 규탄 및 향후 방향 제안 -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 - 이정아 경기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 오매(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 류(류형림) 한국여성민우회 성평등복지팀장 - 이효린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사무국장 - 장예정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
2) 기자회견문 낭독 - 이영분 기독여민회 총무, 미류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양이현경 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 3)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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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기자회견 참여자들이 "성평등 외면하는 대선후보 규탄한다!" 피켓을 들고 현수막 뒤에 서있다.
▲ 사진 : 기자회견 참여자들이 페미니즘의 힘으로 대선 시계를 성평등으로 돌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있다.
[기자회견문]
<대선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는가 - 성평등 외면하는 퇴행적 대선정국 규탄 기자회견>
우리는 성차별·성폭력 구조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바탕으로
성평등 국가를 만들어 갈 대통령을 원한다!
내년 3월 9일 실시될 제20대 대통령 선거는 사회 대전환을 위한 경고였던 코로나19의 여파 속에서 진행된다. 코로나19는 구조적 차별 문제의 해결 없이는 미래도 공존도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성차별은 없어졌고 오히려 역차별이 존재’한다는 것도 사실이 아님이 드러났다. 경제위기에서 먼저 일자리를 잃는 사람은 여성일 만큼 노동자로서 여성의 위치는 주변적이고 취약했다. 사회의 모든 돌봄노동은 여성의 일로 전가됐지만 ‘덕분에’라는 공치사만 있었을 뿐 정당한 대우나 돌봄 불평등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 청년여성들의 자살률은 급증했지만 이 심각한 사회적 위험 상황은 ‘조용한 학살’로 불릴 만큼 사회적 무관심으로 일관되었다.
이런 사회의 성차별·성폭력의 구조를 드러내고 바꿔온 것은 여성들이었다. 여성들은 오랫동안 여성의 몸을 재생산의 도구로 통제하고 처벌해온 낙태죄를 폐지했고 성별권력관계에 기반한 성폭력을 바꾸기 위한 여성들의 분투는 각계각층의 미투운동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사회 곳곳에 여성을 향한 차별과 폭력은 여전하다. 여성들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채용면접에서 성차별적 질문을 받고 탈락하거나 배치와 승진, 임금에서 차별 받는다. 디지털을 비롯한 과학기술의 발달은 외려 여성의 몸에 대한 폭력을 양산하고 확산했다. 이것이 한국사회의 현실이다. 그런데 지금 거대 여·야 대통령 후보들의 행보는 어떠한가? 여성들이 만들어 놓은 성평등의 시계를 오히려 거꾸로 되돌리고 있다.
현재 거대 여·야 대통령 후보들의 행보를 보면 과연 성평등 국가 실현에 의지가 있는 것인지 매우 의심스럽다. 두 후보는 여성가족부를 개편 하겠다고 밝혔다. 성평등이라는 헌법 가치를 주도적으로 수행해야 할 부처의 권한을 강화하고 그에 걸맞게 부처의 이름을 바꾸는 것은 매우 필요하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하겠다며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아서는 안 되는 것처럼 남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것도 옳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는 ‘성평등’이라는 표현을 쓰기는 했으나 사실상 성평등을 기계적인 ‘양성평등’으로 인식하고 성차별이 남성중심 가부장제 사회에서 타자이자 ‘2등 시민’으로 취급받는 여성에 대한 차별을 의미함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여성가족부가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홍보’를 했다며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하겠다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더더욱 문제다. 윤석열 후보의 발언은 매년 성폭력 가해자 성별 비율이 남성 95%(법무부, 2020)를 웃도는 상황에서 남성을 포함한 가부장제 사회문화에 대한 변화를 촉구하고 이끌어내는 것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다. 이는 성폭력의 발생 원인이 성별권력관계라는 것과 성폭력·성차별이 난무하는 현실, 그리고 여성가족부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다. 사회에 존재하는 명백한 차별을 시정하기 위해 시행되는 제도와 정책은 차별이 될 수 없다는 뚜렷한 사실을 인지조차 못하는 것이다.
도리어 두 후보는 애꿎은 페미니즘을 문제 삼고 왜곡하고 있다. 페미니즘은 여성에 대한 차별뿐만 아니라 불평등한 권력관계와 구조에서 차별을 발견하는 관점이자 언어, 실천이다. 그런데 윤석열 후보는 ‘페미니즘이 정치적으로 악용돼서 남녀 교제를 막는다’고 발언하고, 이재명 후보는 페미니즘의 개념과 배경을 왜곡하는 글을 공유하며 오히려 차별의 언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런 두 후보의 행보에 여성 유권자들이 실망과 분노를 표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성평등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대통령 후보들의 정책에 대한 비전과 이에 대한 적극적인 토론이 매우 시급하고 중요한 시기에 두 후보는 ‘공정한 양성평등’, ‘젠더갈등’ 따위의 허구적인 담론을 오히려 부추기고 이를 선거에 이용하며 한국 사회 전체를 퇴보시키려 하고 있다. ‘젠더 갈등’은 성평등한 사회로의 변화를 요구하는 여성들의 목소리와 이에 대한 백래시를 여성 대 남성의 대결 구도로 보는 허구적 담론이다. 현재의 상황을 그저 ‘새로운’ 싸움, 혹은 남녀 간 동등한 사회적 위치와 상황에서 발생하는 갈등의 양상으로만 본다는 것은 오히려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다. 두 후보의 이런 인식은 그간 여성들이 겪어온 차별과 폭력의 문제와 이에 대한 문제제기에는 무관심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드러내는 것일 뿐이다.
한 나라의 대통령은 그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폭력을 해결하기 위한 국정운영 방향을 명확히 제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을 마련해 국민들을 설득해나가야 한다. 대통령 후보가 지금처럼 표 계산에만 골몰하며 현재의 잘못된 흐름에 편승해서는 안 된다. 대선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대통령 후보는 필요 없다. 우리는 유권자로서 성평등을 외면하고 퇴행시키는 후보를 준엄히 심판할 것이다.
성평등이 민주주의의 완성이다. 대통령 후보가 해야 할 일은 성평등이 무엇인지, 성차별의 원인과 그 현실은 무엇인지 제대로 인식하는 것, 그리고 성차별을 해소하고 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어떤 정책을 마련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이다. 우리는 성차별·성폭력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바탕으로 성평등 국가를 만들어 갈 대통령을 원한다. 선거까지 단 4개월, 3.8 세계여성의날 하루 뒤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에서 유권자로서 우리는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선택할 것이다.
2021년 11월 19일
경기여성단체연합 경남여성단체연합 경남여성회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기독여민회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구여성회 대전여민회 대전여성단체연합 부산성폭력상담소 부산여성단체연합 새움터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수원여성회 여성환경연대 울산여성회 인권운동사랑방 전북여성단체연합 제주여민회 제주여성인권연대 젠더교육플랫폼 효재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차별금지법제정연대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포항여성회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한국성인지예산네트워크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연구소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성장애인연합 한국여신학자협의회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한국한부모연합 함께하는주부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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