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광복회는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건립 방해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
광복회는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건립 방해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
광복회와 독립운동 유관단체는 오늘(11월 3일) <서대문독립공원 내 일본군 ‘위안부’ 박물관건축 허가 철회를 위한 기자회견>을 가진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광복회를 비롯한 순국선열유족회, 민족대표33인 유족회 등 32개 독립운동 유관단체는 서울시가 “독립공원 내에 일본군‘위안부' 박물관 건축을 허가한 것은 몰역사적인 행위로서, 수많은 독립운동가들과 독립운동을 폄하시키는 ‘순국선열에 대한 명예훼손'”이며 "‘일제에 의해 수난만 당한 민족'이라는 왜곡된 역사인식을 심어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서대문 독립공원 내 일본군 ‘위안부' 박물관 건축 결사 저지를 선언”하고, “‘최후의 일인까지' 결사 저지한다.”고 반대의지를 밝혔다.
이 박물관을 건립하기 위해 일해 온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와 여러 시민사회단체, 종교단체, 여성단체, 학자, 후원자, 각국의 '위안부 결의안'을 통과시켰던 전세계 평화애호인들은 광복회 등 독립유공 단체들의 결사저지 의사에 대해 황망함을 넘어서 분노를 감출 수 없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과거 식민지역사가 제대로 청산되지 못해 피해자들이 피해후유증으로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가운데 온몸과 마음에 상처가 깊어질 대로 깊어왔지만, 그 피해를 이겨내면서 일본과 아시아를 넘어서 미국으로, 유럽으로, 오세아니아주 등 세계를 돌며 일본정부가 공식사죄와 법적 배상을 할 것을 요구하며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세계로부터 지지와 연대를 이끌어내었다. 그런데, 이번 ‘독립유공단체들의 반대 행동'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얼마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의 아픔에 무관심하며, 여전히 보수적인 잣대로 전쟁 피해자 여성들을 대하는지 절실히 느꼈다.
“우리 기업 이미지와 ‘위안부' 박물관 이미지와 맞지 않아서 박물관 건축비를 후원할 수 없다.”는 주요 기업들의 반응도 국민들의 참여와 호응으로 극복해 가며, 1년 여 전부터 반대입장을 표명하며 서울시를 압박해 왔던 독립유공자 할아버지들의 반대에 대해서도 해방 후 우리 역사가 그 분들의 ‘독립유공’을 소홀히 대했던 것에 대해 함께 아파하면서 독립유공자들의 문제도 조속히 해결되기를 바라면서 여기까지 왔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10월 16일, 서울시에서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사업인가가 나왔다. 이 사업인가는 서울시 단독 결정으로 된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지원과 참여로 이루어진 것이다. 서울시가 건축허가 조건으로 정대협측에 제시했던 건축비의 50%인, 17억여 원 성금을 국민들이 모아 주었고, 건축허가를 내기 전, 9월에는 두 주 동안 주민공람 기간을 거쳐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반대의사가 없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에 서울시가 사업인가를 내게 되어 내년 3월 착공을 앞두고 있다.
우리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의 역사가 결코 우리가 자랑으로 내세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부끄럽게 여겨 숨기고, 은폐할 일도 아니라고 본다. 피해는 극복해 나가야 할 역사이며, 다시는 그런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기억하고, 교훈으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피해의 역사만을 박물관에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 피해를 다시는 겪지 않도록 올바르게 기억하고 교육할 수 있도록 하며, 그 피해를 이겨내기 위해 살았던 생존자들의 노력과 희망, 그 피해자들과 함께 손잡고 세계를 변화시키며 적극적으로 활동했던 지난 18년의 기록, 할머니들의 활동에 세계가 함께 연대했던 역사를 미래 세대들에게 알려주고자 한다. 부족하지만 이것이야말로 순국선열들과 독립유공자들이 세우고자 했던 우리 겨레의 완전한 독립이요, 비로소 과거의 전쟁의 시대에서, 반여성인권적이었던 사회에서 진정한 독립이고 해방이라고 우리는 믿는다.
그러나 오늘날 독립유공자와 그 후손들이 서대문 독립공원 안에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의 박물관 건립을 반대하는 것은 도리어 그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뜻을 모독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일본이 가해의 역사를 후세들에게 심어주기 싫다며 교과서 왜곡을 일삼는 마당에 ‘우리 민족은 적극적인 항일투쟁보다 일제에 의해 수난만 당한 민족'이라는 역사인식을 심어준다는 왜곡된 시각으로 ‘위안부' 박물관을 독립공원에 두지 않겠다는 논리는 그야말로 ‘일본과 국제사회에 웃음거리를 제공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전쟁 중에 자행되는 여성의 인권유린 재발을 막고, 후세들에게 여성인권의 소중함과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기 위해 작지만 의미 있는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은 반드시 건립되어야 한다.
독립운동 유관단체들은 일본 제국주의가 과거 우리 겨레에게 자행한 반인도적인 범죄행위를 올바르게 해결하도록 앞장서서 투쟁하여야 한다. 아직도 과거범죄를 진심으로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평화헌법 개악시도, 교육법 개악, 재일동포 탄압 등 군국주의 망령을 되살리며 평화를 위협하는 일본 정부를 상대로 싸우기를 바란다. 박물관 건립에 독립유공자 단체들도 함께 참여하여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의 피눈물을 닦아주어야 한다.
이제 다시는 이 땅에 일본군‘위안부’와 같은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평화와 인권교육의 장이 될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 건립에 온 국민의 뜻이 더욱 모아지기를 바란다.
2008년 11월 3일
◦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공동대표 : 윤미향, 한국염 / 회원단체(20개여성단체)
: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의전화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이화민주동우회, 전국여대생대표자협의회, 기독여민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여성위원회, 한국교회여성연합회, 한국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새세상을여는천주교여성공동체,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여신도회전국연합회, 기장여교역자협의회, 한국여신학자협의회,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여교역자연합회, 여성교회, 기독교대한감리회전국여교역자회, 기독교대한감리회여선교회전국연합회,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 함께하는통영거제시민모임, 한국정신대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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