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경찰력과 살상무기가 아니라 물과 음식, 의약품을 투입하라!
경찰력과 살상무기가 아니라
물과 음식, 의약품을 투입하라!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만이 살 길,
노사모두 적극적 대화에 나서라
지난 25일 예정되었던 쌍용차 노사교섭이 사측의 불참으로 무산되면서 쌍용차 사태의 평화적 해결이 또 다시 불투명해지고 있다. 그 가운데 경찰, 사측, 노조원간 충돌로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고, 도장 공장에 대한 물과 음식물, 의약품 반입 차단과 경찰 측의 무차별적인 과잉폭력 행사로 농성중인 노조원들의 생명과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 받고 있다. 그러나 사람의 생명과 안전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 우리 시민사회단체는 경찰, 사측, 노조가 서로를 자극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과 대형 참사로 연결될 수 있는 도장 공장에 대한 경찰력 투입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최소한의 인도적 조치차원에서 물과 음식, 의약품 반입을 허용할 것을 경찰과 사측에 간곡하게 요청한다. 또한 평화적 해결원칙에 합의한 만큼 사측은 즉시 다시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정부는 지난 24일 쌍용차 사태 중재를 위한 정치권과 노사간 대책회의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안대책협의회를 얼어 쌍용차 평택공장에 대한 경찰력 투입 방법을 집중 논의했다. 정부가 노사간 대화를 주선하고 중재에 나서도 모자랄 판에 강제해산 분위기를 조성하며 평화적 사태해결을 위한 정치권과 노사간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노조원들에 대한 과잉․폭력진압으로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은 대테러 진압용 무기인 ‘테이저건(전기충격기)’을 농성자의 얼굴을 향해 발사하고, 헬기를 띄워 스티로폼도 녹일 정도의 강력한 최루액을 농성자들을 향해 연일 퍼붓고 있다.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은 무시한 채 테러범 진압이나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작전을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펼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경찰의 의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다. 더욱이 평화적 사태 해결을 위해 정치권과 노사간의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찰이 도장 공장에 대한 포위망을 좁혀가며 농성중인 노조원들을 자극하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할 것이다.
또한 쌍용차 사측은 사실상 노사대화를 거부한 채 경찰력에 의한 노조원 강제진압에만 집착하고 있다. 전쟁터에서조차 인도적 차원에서 의료행위가 보장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쌍용차 사측은 도장 공장에 물과 가스 공급을 끊고, 음식물과 의약품 반입을 차단하고 더 나아가 화재 발생 시 사용해야 할 소화전마저 끊었다. 더욱이 사측은 평화적 해결원칙에 합의했으면서도 단 하루 만에 약속을 뒤집고 쌍용차 노사교섭에 불참하는 등 파행적 행보를 계속 하고 있다. 이는 사측이 평화적 사태 해결을 아예 포기한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지금 쌍용차 노동자들의 농성장은 생지옥을 방불케 하고 있다. 물과 음식물이 끊겨 화장실에서는 심한 악취가 발생하고 있고, 노조원들은 일주일 넘게 주먹밥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 또한 의약품과 의료진 출입 차단으로 부상자가 발생하고, 한여름 땡볕과 물 공급 차단으로 탈진하는 사람들이 발생해도, 경찰이 뿌린 최루액에 맞아 피부에 수포가 발생하여 진물이 흘려내려도 노조원들은 응급조치조차 못 받고 있다. 이와 같은 경찰과 사측의 반인권적인 행위는 어떤 이유에서도 용납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경찰과 사측에 인도적 차원에서의 최소한의 조치를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첫째, 물과 음식물 반입을 허용해야 한다.
둘째, 의약품과 의료진의 출입을 허용해야 한다.
둘째, 최루액과 테이저건 등 농성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진압장비의 무차별적인 사용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
넷째, 경찰은 경찰력 투입시도와 노조원 악법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정치권과 쌍용차 노사가 평화적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만큼 정부는 무리한 경찰력 투입 시도로 농성자들을 자극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다섯, 사측은 시간을 끄는 수업, 평화적 해결을 포기한 듯한 행태를 중단하고 즉시 성실하게 중재단의 중대와 노사대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
우리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번 사태가 절대적으로 평화적인 방법으로,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대화를 통해 해결되길 바란다. 평화적 타결의 원칙과 당사자간 대화의 원칙만이 노사 양측이 살길이고, 또한 노사 양측이 그를 합의한 만큼 사측이 성실한 태도로 대화에 나설 것을 거듭 호소한다.
또한 평화적 사태해결을 위해 정치권과 노사간의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정부는 경찰력 투입 시도를 중단하고, 갈등 조정의 역할을 포기하고 이번 사태를 수수방관할 것이 아니라, 정치권의 중재단과 더불어 적극적인 자세로 중재와 대화 주선에 나설 것을 요청한다. 노사 양측의 극단적 대결을 방지하고 사태의 평화적이고 합리적인 해결을 촉진하고 주선할 책임이 정부 당국에 있는 것이다.
2009. 7. 28
쌍용차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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