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의문]정부와 사측은 살인을 멈추고, 쌍용자동차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정부와 사측은 살인을 멈추고,
쌍용자동차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지난 8월 2일 새벽 노사 교섭이 결렬되고 난 뒤, 물과 음식이 끊긴 것에 이어 사측은 전기마저 끊어버렸다. 쌍용자동차 사태에 일차적인 책임이있는 정부는 7월 20일부터 15일째 공권력을 공장안에 상주시키며 회사의 행태를 비호하고 있다.
이미 수차례 각계에서 쌍용자동차의 심각한 인권유린적 상황을 지적하였음에도, 문제는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시간이 지날수록 정부와 사측은 노동자들과 가족들을 먹지도, 자지도, 쉬지도 못하게 하는 고문에 가까운 탄압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과 음식이 반입되지 않아 공장안에 있는 수백명의 노동자들이 주먹밥으로 연명하고, 빗물을 받아서 씻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의 성분분석 결과 발암물질이 들어있어 치명적이라는 체루액을 헬기를 동원해 연일 뿌려대고 있지만 물이 없어서 노동자들은 피부가 썩어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의료진 출입도 막고있는 회사에게 정부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만을 제시하고 있다. 과연 대한민국 공권력은 무엇을 하는가? 전쟁시 적군에게도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게 되어있다. 그런데 지금 선량한 시민들이 공장안에서 죽어가도록 방조하고, 이를 묵인하고 있는 정부는 살인방조죄가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설상가상으로 8월 2일 전기공급이 중단되었다. 물을 끊고, 음식을 끊고, 이제는 전기마저 끊어버리는 것은 살인행위라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 물이 끊겨서 화재가 나도 어떤 대처를 할수 없도록 해 놓은 상태에서 전기마저 끊어버리는 것은 화재를 부추기는 행위일 뿐이다. 신너와 휘발유 등 위험물질이 넘쳐나는 도장공장에 전기를 끊으면 촛불을 키라는 말인가? 칠흙같은 어둠속에서 자칫 사고라도 나면 대형 참사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에 대해 우리는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
또한 주먹밥으로 연명하던 공장 안 노동자들은 이제 밥을 해 먹을 수도 없게 되었다. 그동안 전기밥솥으로 밥을 해서 주먹밥이라도 근근히 먹으면서 버텨왔던 노동자들에게 그마저도 먹을 권리가 없다는 것 아닌가? 쌍용 노동자들을 중범죄자로 취급하는 이러한 살인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
7차례에 가까운 협상을 진행하였지만, 과연 사측이 대화를 진정으로 원했는지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대화를 원했다면, 목이 타들어가는 노동자들에게 물을 지급해야 했고, 다친 사람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줘야했으며 적어도 기본적인 식생활은 가능하게 했어야 했다. 그러나 사측은 노동조합만을 탓하며 반인권적 탄압을 자행해왔다 정부도 또한 이러한 사측의 태도와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정부는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공권력 투입에만 열을 올렸을 뿐 진정으로 노사 간 평화적 해결을 위해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노동자들과 가족들이 폭염과 장마에도 버텨올 수 있던 이유는 지금까지 몸바쳐 일한 회사에서 다시 일할 수 있을거라는 오직 단하나의 희망, 회사에 대한 애정 때문이었다. 생생여성행동, 쌍용자동차 가족대책위, 민주노총 여성위원회는 이러한 반인권적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과 슬픔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동시에 우리는 정부와 사측에 대한 강력한 규탄과 투쟁의 의지를 밝히는 바이다. 우리는 쌍용자동차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는 그날까지 함께 싸울 것을 약속하며, 파업대오 976명의 의지를 담아 삼보 일배를 진행하고자 한다. 삼보 일배 진행에 앞서 우리는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하나, 정부와 사측은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에 대한 단전 단수 등 살인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하나, 사측은 정리해고를 철회하고, 쌍용자동차 회생을 위해 노력하라!
하나, 정부는 공권력을 즉각 철수하고 쌍용자동차의 평화적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구한다!
2009년 8월 4일
쌍용자동차 가족대책위원회, 생생 여성행동,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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