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시청자를 볼모로 한 지상파 HD 방송 중단을 당장 그만둬라!
<논평> 시청자를 볼모로 한 지상파 HD 방송 중단을 당장 그만둬라!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다가왔다. 어제 오후 2시 케이블방송은 지상파방송과의 협상 결렬로 지상파 HD 방송 송출을 중단하였다. 결국 시청자는 양 사업자의 싸움에서 새우등 터진 꼴이 되었다. 이는 잘 못 되어도 한 참 잘못 된 것이다.
시청자가 무슨 죄가 있는가? 시청료 내라고 해서 꼬박꼬박 시청료 냈고, 난시청 때문에 지상파방송을 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유료방송에 가입했을 뿐인데 이것이 죄인가? 이제 방송사업자들은 지상파방송을 보기 위해 이중 요금을 내게 하는 것도 모자라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마음대로 지상파 HD방송을 끊어 버렸다.
케이블방송에게 묻고 싶다. 당초 신규 디지털 가입자에 대해서만 재전송료를 내라는 법원 판결과는 달리 왜 디지털 가입자 전체를 대상으로 실력행사를 하고 있는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이런 식으로 시청자를 팔아도 되는지.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디지털 케이블 방송을 시청하는 시청자에게 어떻게 보상할 것인지. 케이블방송은 분명한 답을 내 놓아야 할 것이며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이번 사태에 대해 지상파방송의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근본적인 책임은 지상파 방송이 지금까지 수신환경 개선에 모르쇠로 일관한 것이다. 수신환경 개선을 통해 난시청 해소라는 지상파방송 본연의 책무를 성실히 이행했다면 지금 이 사태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며 시청자들이 방송사업자들의 이익을 위한 볼모로 전락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사태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도대체 방송통신위원회는 무엇을 하고 있었단 말인가? 방통위는 그동안 해를 넘기면서 까지 끌어온 양 사업자의 힘겨루기에 대해 관리 감독 기관으로서 뚜렷한 방안을 내 놓지 못하고 각 사업자의 눈치만 보고 있다. 그 사이에 시청자는 시도 때도 없이 방송을 끊겠다는 협박을 받고 급기야는 그 협박이 현실이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사태가 벌어졌어도 방통위는 제재를 가한하는 입장만 밝힐 뿐 시청자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고 있지 못하다.
따라서 우리는 엄중히 경고한다. 시청자는 방송사업자들의 이익을 위한 방패가 아니다. 케이블 방송은 당장 중단한 지상파 HD방송을 원상복귀하고 시청자들에게 더 이상의 협박을 하지 말라. 지상파 방송 또한 서둘러 디지털 난시청 해소를 위한 수신환경 개선에 나서라.
이미 우리 단체는 누누이 2012년 12월 아날로그방송 종료까지 KBS2TV, MBC, SBS까지 한시적 의무 재송신과 지상파의 디지털 직접 수신 환경 구축을 법으로 강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 놓았다. 따라서 방통위는 이러한 관점으로 그 누구도 아닌 시청자 입장에서 대책을 마련하여 시청자가 더 이상의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해라.
만약 이번 재전송 문제에 대해 사업자는 사업자대로 막가파식 실력행사를 하고 방통위는 방통위대로 계속 무능력한 모습을 보인다면 우리 시청자들은 결코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임을 거듭 경고한다.
2011. 11. 29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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