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는 임시방편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 정책으로 시청자를 오도 하지 말고 제대로 된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 정책을 수립해라
<시청자단체 공동 논평>
방통위는 임시방편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 정책으로 시청자를 오도 하지 말고
제대로 된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 정책을 수립해라
지난 4월 1일, 방통위는 ‘4월부터 케이블방송을 통해서도 EBS2를 시청할 수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였다. 이 자료의 내용은 4월부터 각 케이블방송사가 아날로그상품 가입자를 비롯 순차적으로 EBS2 채널을 재송신하기로 하였다는 내용이다. 또한 IPTV는 하반기부터 재송신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참으로 어이없는 내용의 보도자료이다.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는 말 그대로 ‘수신료이외에 따로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볼 수 있는’ 지상파 방송의 다채널 서비스이다. 비용을 지불하고 보는 유료방송의 다채널 서비스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통위는 유료방송에 채널 하나 더 생긴 것을 가지고 마치 엄청나게 시청자들에게 이익이 되는 것처럼 홍보하면서 시청자를 우롱하고 있다.
또한 보도자료를 보면 EBS2 채널 재전송이 사교육비 경감과 교육격차 해소 효과가 증대 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유료방송에서 볼 수 있는 것을 무료 보편적 서비스로 볼 수 있어야 진정한 사교육비 경감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지금처럼 어차피 유료방송으로 볼 수 있는 것을 일부 유료방송을 통해 재전송 된다고 홍보하는 것은 시청자에게 아무런 이익이 없는 것을 ‘이익’이라고 둔갑 시켜 오도하는 것이며 나아가 방통위가 나서서 유료방송을 보라고 홍보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EBS2 채널을 보려면 지상파방송 수신을 위해 실내‧외 TV 안테나를 설치하거나 공동주택 공시청망에 TV 단자를 연결해야 수신이 가능했으나, 이번에 EBS와 케이블방송사들이 재송신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케이블방송을 통해서도 편리하게 EBS2 채널을 볼 수 있게 되었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는 지상파 직접수신이 너무 ‘불편하고 번거롭다’는 말의 다름이 아니다. 결국 지상파 직접수신 대신 유료방송을 선택해서 보라는 것이다. 이 또한 방통위가 나서서 유료방송을 보라고 시청자에게 권하고 있는 것이다.
보도자료를 보면 “EBS2 채널은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가 “14년 12월 무료 보편서비스 확대 및 사교육비 절감 등을 위해 EBS MMS 시범서비스 도입방안을 의결”했다고 되어 있다. 방통위도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는 ‘무료 보편서비스’임을 인정하고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위의 내용은 누가 봐도 이러한 정책적 취지와 맞지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정책적 취지와 맞지 않는 보도자료를 내고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방통위의 행태는 시청자의 방송 선택권은 무시한 채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우리나라를 유료방송체제로 유지하고자 하는 속내를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EBS2가 유료방송에 재전송 된다면 이것이 선례가 되어 앞으로 지상파 방송사들의 다채널 서비스도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이다. 이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다채널 서비스를 하는 의미가 없게 될 것이며 시청자들은 앞으로도 영원히 유료방송체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됨을 의미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방통위는 시청자들이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를 수신료만으로 누릴 수 있게 방송 사업자를 관리 감독해야 한다. 또한 제대로 된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에 대한 재논의를 시작하여 로드맵을 수립하고 빠른 시간 내에 다른 지상파방송사들도 다채널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방통위는 방송사업자만의 방통위가 아니다. 시청자들은 무엇보다 시청자 복지와 이익에 우선하는 ‘시청자들의 방통위’가 되길 바란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15.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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