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감시/정책
[모니터보고서] 갈 길 잃은 MBC 가을의 개편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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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10.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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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민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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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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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0
■언론 보도문
갈 길 잃은 MBC의 가을 개편
공공재인 전파자원의 사용을 위탁받은 지상파 방송사들은 공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한다. 하지만 2010년의 지상파 방송사들은 그렇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고, MBC의 가을 개편도 그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MBC 가을 개편의 목표는 누가 보더라도 제작비 대비 시청률로 환산되는 저수익 구조의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시청률을 담보해 줄 것이라고 기대되는 상업적 성격의 프로그램을 배치시키는 것이다.
시청자들은 방송을 보며 즐거움을 얻는 것만큼 우리 사회와 세계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기를 원한다. 하지만 MBC는 이번 개편을 통해 자사의 대표적 시사 프로그램을 폐지했고, 이로 인해 시청자들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중요한 통로를 차단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또한 인권과 빈곤 문제의 전달창구를 폐쇄하고, 점점 퇴보하는 여성상을 보여주는 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는 2010년 11월 1일부터 15일까지 2주간 MBC의 새롭게 시작한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모니터하여 MBC 개편의 문제점을 분석해보았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사회적 가치 대신 선택한 상업성
MBC가 공영방송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W>, <후 플러스>와 같은 시사프로그램이 가지고 있었던 심도 있는 시각이나 주제가 타방송사의 프로그램보다 눈에 띄게 좋았기 때문임. 하지만 MBC는 사회의 거대 담론을 담고 있던 시사프로그램을 폐지시키고, 개인들의 이야기가 프로그램의 중심축인 <자원봉사 희망프로젝트-나누면 행복>이나 <시추에이션 휴먼다큐 그날>을 편성하여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회에서 개인으로 돌려놓고 있음.
한편 새롭게 시작한 <위대한 탄생>은 케이블 방송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슈퍼스타K 2>(Mnet)를 그대로 베낀 프로그램임. 지상파 방송의 성격을 고려한 창조적인 상업성의 발견이 아니라 케이블의 상업적 성공을 대놓고 베끼며 이를 지상파 공영방송이 안고 있던 문제를 해결해 줄 해법이라고 발표하는 것은, 공영방송이 케이블 방송의 상업적 논리를 따라가겠다고 작정을 하지 않고서야 쉽사리 내릴 수 없는 민망한 결론임.
-여성문제에 대한 시각의 부재와 퇴보된 여성상
<W>는 특히 낙태, 미혼모, 가정폭력, 마녀사냥, 여성 할례, 이슬람 형법인 돌팔매형 등 사회의 차별적인 관습ㆍ규범ㆍ시선 속에서 인권을 짓밟히며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의 다양한 문제들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독보적인 프로그램이었음. 하지만 <W>가 폐지되고 신설된 프로그램 중 어느 것도 여성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룰 것으로 보이지 않음.
<후 플러스>의 후속으로 편성된 <여우의 집사>는 여배우와 집사라는 판타지적인 신분계급을 설정하고 있지만, 여기에 등장하는 ‘집사’들은 여자 스타들의 대내외적인 활동을 성실히 보조하는 집사가 아닌 단순히 여성을 보호하고 로맨틱한 이벤트를 선사하는, ‘집사’라는 직업으로 포장된 ‘왕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 이러한 집사들의 역할로 인해 여성 출연자들은 자연스럽게 낭만적 사랑을 꿈꾸는 여성, 수동적인 여성 등의 퇴보된 여성상만을 보여주고 있어 문제로 지적할 수 있음.
앞에 제시된 문제점 이외에도 이번 개편에 새롭게 편성된 <개그쇼 난생처음(이하 난생처음)>과 같은 프로그램들은 내용면이나 형식면에서 퀄리티가 떨어지는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음. 이는 MBC가 폐지된 프로그램의 빈자리를 서둘러 채우기 위해 고민 없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음.
공영방송 MBC는 이번 개편을 통해 질 낮은 프로그램을 새로 편성하여 민심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공영성마저 훼손하는 우를 범하고 있음. 아직은 출발점에서 많이 떨어지지 않았으니 이제라도 공영방송이 가야할 길을 제대로 설정하고, 시청자들에게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을 바람.
※ 자세한 내용은 모니터 보고서를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 문의 : 이윤소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활동가 / T. 02-734-1046)
갈 길 잃은 MBC의 가을 개편
공공재인 전파자원의 사용을 위탁받은 지상파 방송사들은 공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한다. 하지만 2010년의 지상파 방송사들은 그렇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고, MBC의 가을 개편도 그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MBC 가을 개편의 목표는 누가 보더라도 제작비 대비 시청률로 환산되는 저수익 구조의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시청률을 담보해 줄 것이라고 기대되는 상업적 성격의 프로그램을 배치시키는 것이다.
시청자들은 방송을 보며 즐거움을 얻는 것만큼 우리 사회와 세계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기를 원한다. 하지만 MBC는 이번 개편을 통해 자사의 대표적 시사 프로그램을 폐지했고, 이로 인해 시청자들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중요한 통로를 차단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또한 인권과 빈곤 문제의 전달창구를 폐쇄하고, 점점 퇴보하는 여성상을 보여주는 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는 2010년 11월 1일부터 15일까지 2주간 MBC의 새롭게 시작한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모니터하여 MBC 개편의 문제점을 분석해보았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사회적 가치 대신 선택한 상업성
MBC가 공영방송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W>, <후 플러스>와 같은 시사프로그램이 가지고 있었던 심도 있는 시각이나 주제가 타방송사의 프로그램보다 눈에 띄게 좋았기 때문임. 하지만 MBC는 사회의 거대 담론을 담고 있던 시사프로그램을 폐지시키고, 개인들의 이야기가 프로그램의 중심축인 <자원봉사 희망프로젝트-나누면 행복>이나 <시추에이션 휴먼다큐 그날>을 편성하여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회에서 개인으로 돌려놓고 있음.
한편 새롭게 시작한 <위대한 탄생>은 케이블 방송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슈퍼스타K 2>(Mnet)를 그대로 베낀 프로그램임. 지상파 방송의 성격을 고려한 창조적인 상업성의 발견이 아니라 케이블의 상업적 성공을 대놓고 베끼며 이를 지상파 공영방송이 안고 있던 문제를 해결해 줄 해법이라고 발표하는 것은, 공영방송이 케이블 방송의 상업적 논리를 따라가겠다고 작정을 하지 않고서야 쉽사리 내릴 수 없는 민망한 결론임.
-여성문제에 대한 시각의 부재와 퇴보된 여성상
<W>는 특히 낙태, 미혼모, 가정폭력, 마녀사냥, 여성 할례, 이슬람 형법인 돌팔매형 등 사회의 차별적인 관습ㆍ규범ㆍ시선 속에서 인권을 짓밟히며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의 다양한 문제들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독보적인 프로그램이었음. 하지만 <W>가 폐지되고 신설된 프로그램 중 어느 것도 여성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룰 것으로 보이지 않음.
<후 플러스>의 후속으로 편성된 <여우의 집사>는 여배우와 집사라는 판타지적인 신분계급을 설정하고 있지만, 여기에 등장하는 ‘집사’들은 여자 스타들의 대내외적인 활동을 성실히 보조하는 집사가 아닌 단순히 여성을 보호하고 로맨틱한 이벤트를 선사하는, ‘집사’라는 직업으로 포장된 ‘왕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 이러한 집사들의 역할로 인해 여성 출연자들은 자연스럽게 낭만적 사랑을 꿈꾸는 여성, 수동적인 여성 등의 퇴보된 여성상만을 보여주고 있어 문제로 지적할 수 있음.
앞에 제시된 문제점 이외에도 이번 개편에 새롭게 편성된 <개그쇼 난생처음(이하 난생처음)>과 같은 프로그램들은 내용면이나 형식면에서 퀄리티가 떨어지는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음. 이는 MBC가 폐지된 프로그램의 빈자리를 서둘러 채우기 위해 고민 없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음.
공영방송 MBC는 이번 개편을 통해 질 낮은 프로그램을 새로 편성하여 민심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공영성마저 훼손하는 우를 범하고 있음. 아직은 출발점에서 많이 떨어지지 않았으니 이제라도 공영방송이 가야할 길을 제대로 설정하고, 시청자들에게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을 바람.
※ 자세한 내용은 모니터 보고서를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 문의 : 이윤소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활동가 / T. 02-734-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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