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문화제] 1들의 파티, 100명의 1인가구 여성을 만나다
6월 30일(목) 저녁 7시 30분, 카톨릭 청년회관 5층에서
1인가구 문화제 <1들의 파티 : 100명의 여성이 묻고 답하다>가 열렸습니다.
올해 민우회 성평등 복지팀의 키워드는 1인가구여성 입니다.
1인가구는 급증하고 있지만,
저출산의 원인으로 결혼‘안’하는 여성을 지목하는 등
'혼자사는 여성'에 대한 사회적 낙인은 여전히 진행 중이지요.
그래서 민우회는 5월~6월 두달간 20~90대 1인가구 여성 인터뷰와 설문지를 진행하고,
1인가구 액션단 <1들의 연대> 멤버들과 문화제를 기획했어요.
“여자 혼자 살면 위험해.”
“외롭지 않아?”
“결혼은 해야지.”
“혼자 사니까 남자가 좋아하겠네.”
- 1인가구 설문인터뷰에서 공통적으로 나왔던, 혼자 사는 여성이 흔히 듣게 되는 말.
1인가구 문화제인 <1들의 파티>는
인터뷰에 참여했던 이들과 당일 모인 1인가구 여성 100명의 목소리 를 통해,
혼자살기에 대해 직접 말하고,
혼자살기가 고립이 아닌, 서로가 서로에게 이어져있음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문화제에 참석한 모둔 분들께는
혼자사는 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문구가 적힌
맥주컵과, (효자손 아니고) 자매손 을 나눠드렸어요.
행사장 뒷편에는1인가구 사진전 <1들의 증명>이 사전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어요,.
1인가구 사진전은 액션단 멤버이자 민우회 회원인 혜영과 민우회가 협업으로 작업했는데요,
혼자사는 여성들의 집을 방문하여, 공간과 물건을 담고, 직접 작성한 이야기를 모아, 전시를 열었어요.
이제 본격적인 파티 시작!
1부는 PT발표로 열었는데요,
인터뷰를 했던 왓순, 율마, 생강 님까지 세분이 직접 나와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
"때로는 혼자, 때로는 같이"
"혼자라도 집은 필요해"
"혼자였던 나, 또 혼자를 준비하다."
"주거 뿐 아니라, 경제적 정서적 독립 이 가능할때, 비로서 홀로서기가 가능하다."
"혼자 살았던 경험이 있었기에, 함께 살기를 고민 할 수 있게 되었다."
"오히려 결혼 후 나는 혼자 만의 공간, 시간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알게 되었다."
이어 민우회 성평등복지팀 활동가인 눈사람의 활동보고가 있었어요.
‘혼자 사는 여성이 위험하다’ 류의 이야기들. 혼자 사는 여성이 성범죄에 노출되어 있는 건 현실이지만, 사회적으로 어떻게 해결할것인지가 아니라, 그러한 현실을 강조하는 것은 오히려 불안을 부추기고, 여성을 보호해야되는 존재로 여긴다. 이러한 이야기들 속에 정작 1인가구의 목소리는 보이지 않고, 가족 내 여성의 돌봄 노동으로 복지를 지탱해온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독립은 위협적일 수밖에 없다. 여성에게 독립이란 이슈가 강화될수록 결혼 못한 남성이 증가된다는 사회적 불안은 출산의 도구로서 여성을 위치짓고 여성을 배제한 제도를 손쉽게 구상한다. 특히 1인가구의 폭발적 증가에 대해 삼포세대로 호명되는 20-30대의 수동적인 포기와 무기력때문인지, 가족제도의 변화와 불안정한 노동시장으로 인한 개인들의 적극적인 선택과 의지에서 기인한 것인지, 여전히 불분명하고 혼재된 채 이야기되고 있다. 현실과 제도, 사회적 시선의 충돌 속에서 1인가구는 과연 누구이며, 사회적으로 어떤 정책을 수립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토론과 공론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어 K팝스타 5 준우승자 안예은님의 공연으로 1부는 막을 내렸어요.
넓은 공간을 쩌렁쩌렁 울리는, 안예은님의 <봄이 온다면>
우리에게 봄이 온다면
먹구름이 걷히고 해가 드리우면
그 날이 온다면 나는 너에게 예쁜 빛을 선물할거야
드디어 시작된 행사의 라이라이트 2부 질문 파티 가 시작!
질문파티의 사회는 여성주의 자기방어훈련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문미정님이 맡아주셨어요.
질문파티는 당일과 사전에 참여자들에게 미리 받았던 질문을 던지면,
다양한 방식을 통해 참여자들이 답하는 프로그램인데요,
바닥에 선을 그어, 때론 OX로, 퍼센트로, 사지선다 로 답하고 깜짝 인터뷰 도 있었어요
그리고 모든 조명을 끈채, 핑거빔으로 답하는 비밀질문의 시간도 있었어요.
상대방의 대답에 서로 웃고 때론 이어져 있다는 사실에 뭉클한 순간까지.
1시간 가량의 프로그램이 모두 끝나고,
마지막으로 1인가구 액션단이 만든, 1인가구 선언문 을 함께 읽고
숫자 1을 만드는 액션으로 파티의 마지막을 장식했어요.
혼자 사는 우리는, 이런 세상을 원한다 1인가구여성 선언문
우리는 혼자 산다. 우리는 혼자 살기를 꿈꾼다. 우리는 언젠가 누구든 혼자 살 때가 분명히 올 것이란 걸 알고 있다. 혼자 단단히 설 수 있을 때 비로소 함께가 가능함을 믿는다. 우리는 특별한 존재가 아니며 화려하지도 초라하지도 유난스럽지도 않은, 당신과 다를 바 없는 보통의 존재다. 우리는 존중받길 원한다. 혼자 사는 여성에 부여된 온갖 낙인과 비난을 거부하며 그 말들에 꺾이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오늘, 6월 30일을 1인가구여성의 날로 정하며 나의 혼자 살기를 축하하고 주변의 혼자 사는 이들과 함께할 것이다. 우리는 고립된 삶이 아니라, 안정적이고 지속적이며 독립된 삶을 원한다. 가족뿐만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과 연대할 것이며 다양한 관계 속에서 어울려 살아갈 것이다. 10년 후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서로의 삶을 지지하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함께 싸워나갈 것이다.
1. 우리는 결혼하지 않아서 누군가에게 등짝 스매싱을 맞으며 “너 때문에 내가 눈을 못 감겠다”라는 압박을 받지 않는 세상을 원한다. 2. 우리는 누군가의 누나, 딸, 엄마가 아닌 나 자신으로서 존중받는 세상을 원한다. 3. 우리는 택배 기사나 음식 배달원을 마주할 때, 두려움이 아니라 물건에 대한 기대와 먹는 즐거움만 상상할 수 있는 세상을 원한다. 4. 우리는“혼자 사니까 안 불안해?”라는 질문보다,그 질문이 필요하지 않은 주거환경과 동네를 원한다. 5. 우리는 주변 사람들의 선의에 의지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원한다. 6. 우리는 가구의 구성원 수와 상관없이 누릴 수 있는 주거권을 원한다. 7. 우리는 가족에게 기대지 않아도 독립이 가능한 세상을 원한다. 8. 우리는 “혼자 사니까 남자한테 인기 많겠네”류의 성희롱과 혼자사는 여성이 저출산의 주범이라는 낙인찍기 없는 세상을 원한다. 9. 우리는 가족이 아닌 개인이 복지의 기본 조건이 되는 세상을 원한다. 10. 우리는 독립을 함께 지지하고 연대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관계 맺기가 가능한 세상을 원한다.
2016년 6월 30일 1인가구여성의 날
혼자 마시는 맥주의 상쾌함을 알며, 내 등은 내가 긁는다는 신념으로 오늘 하루를 살아가는 <1들의 연대> 액션단 일동 |
참여자들의 깜짝 후기!
"숫자로만 느껴지던 통계결과가, 처음으로 그 안에 사람이 한명 한명 있다는 것, 통계와 실제사람들의 연계성에 대해 새롭게 느낄 수 있었다"
"직접 몸을 움직이는 방식이 나와 다른 1인들의 연결고리를 느끼게 해주어, 맘이 든든해지고, 앞으로의 1인가구의 삶에 대해 기대와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시간이었다."
"1+1이 2가 아니라 11, 111과 같이 무한대라는 것의 의미를 알수 있었던 시간"
"통계가 아닌 100명이 직접 몸을 움직여 우리의 삶을 말하는 과정을 통해, 서로가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후기는 여기서 마치지만,
하반기에 있을 소책자 발간과 토론회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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