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갑식기자의 여성비하발언에 대한 기소를 환영한다
[논평]
문갑식기자의 여성비하발언에 대한 기소를 환영한다
지난 13일 여성아나운서 비하발언으로 고소되었던 조선일보 문갑식기자가 기소되었다. 우리는 이번 결과가 성차별적인 관행을 환기시키기에는 매우 부족한 수준이지만, 일단 유죄가 인정되었다는 점에서 긍적적으로 평가한다.
첫째, 우리는 이번 결과가 우리 사회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갖고 있는 성차별적 의식과 관행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평가한다.
성차별적인 법과 제도가 개선되어 나가고 있는 것에 비해 직장과 가정 내에서의 일상적인 성차별 문화와 관행은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특히 우리 사회의 여론을 이끌어가는 정치인 교수 언론인 등의 성차별적 의식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이번 결과는 그러한 의식과 관행에 경종을 울렸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둘째, 우리는 이번 결과가 피해당사자인 여성아나운서들의 분명한 문제제기에 의해 얻어졌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간 ‘방송의 꽃’이라는 상징적인 표현처럼 여성아나운서들은 ‘보여지는 존재’로서의 수동적 역할만이 강조되어 왔다. 이번 사건도 그러한 사회적 편견의 연장선상에서 발생한 것으로, 전문직 여성들의 사회적 위치가 얼마나 취약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우아해야만 한다는 아나운서로서의 이미지에 머물지 않고 여성언론인으로서의 자신들의 위치를 분명히 하고자 하는 단호한 결단이 없었다면, 지금의 결과는 얻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스스로의 권리는 스스로의 노력으로 얻어진다는 교훈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사건이다.
이에 우리는 이번 결과가 여성아나운서들을 포함한 전문직 여성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편견을 극복하고, 방송사내의 성차별적인 관행 뿐 아니라 남성지식인들의 근본적인 의식을 개선하는 과정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2005. 4. 16.
한국여성민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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