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여성가족부 가족실태조사 결과발표에 관한 논평
여성가족부 가족실태조사 결과발표에 관한 논평
1월 24일 여성가족부는 보도자료 「아빠는 “외롭고”, 엄마는 “힘들어”도 역시 내 남편, 내 아내가 최고!」라는 제목의 2010년 [제2차 가족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여성가족부는 가족실태조사를 통해 한국 가족의 변화를 측정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구축, 생활밀착형 가족정책의 방향수립을 위한 근거로 활용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여성가족부의 보도자료는 혈연중심의 가족을 주요한 가족으로 설정한 가운데 1차 조사와 비교하여 2차 가족실태조사에서 가족인식의 범위가 좁아진 것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실태조사 내용에서 가족에 대한 인식이 기존의 혈연에서 거주중심의 가족으로 바뀐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한국사회의 가족인식이 변화된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앞으로 다양한 형태의 가족의 출현을 기대하게 한다. 또한 여성가족부가 말하는 ‘내 남편, 내 아내’로 구성되는 혈연중심의 가족 외에도 변화된 가구인식이 정책에서 반영될 필요성을 시사한다.
이번 조사에서 성별인식차를 보여주는 내용으로 가사노동과 양육, 시간제 노동에 대한 선호도가 있었다. 시간제 근로를 선호하는 경우에도 남성은 여가를 즐기고, 건강 등 개인사정으로 80.5%가 선호하는 반면 여성의 경우 62.9%가 가사일과 육아를 위해 할애하게 된다.
가사노동과 양육에 있어서 남성보다 여성의 참여비율이 현격하게 높은 현실에서 여성에게 경제활동을 위한 사회진출이 요구되고, 가족내에서 여성은 가사와 돌봄노동을 포함한 경제활동, 노후생활에 필요한 경제력까지 준비해야 한다. 이번 실태조사의 결과는 가족내 젠더차별이 여성들에게 가족에게 헌신적이고, 경제력까지 갖춰야 하는 이중부담을 가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듯하다. 이러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퍼플잡과 같은 유연근로제가 아닌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을, 우리사회의 자녀교육에 대한 개인의 부담을 정부가 책임지는 방향으로 선회해야 한다.
여성가족부는 올해부터 2차 건강가정 기본계획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 발표하였다. 가족 내 젠더차별에 관한 인식이 미비한 상태에서 가족실태조사에 나타난 자녀양육에 대한 부담감, 가족내 남성의 소외현상 등을 여성가족부 이복실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은 이웃간 돌봄나눔 활성화, 가족친화 마을 조성, 부부교육, 아버지 교육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우려스러운 것은 가족갈등을 예방하고 가족친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여성가족부의 정책방안이 지엽적이라는 점이다. 여성가족부의 대안은 포괄적, 장기적 안목의 여성정책수립의 방향성이 부재하다. 무엇보다도 일·가정·생활이 양립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혜택과 지원을 받을 수 있고, 다양한 가족상황에 대한 인식에 기반한 평등한 정책수립, 여성이 처한 사회적 조건을 반영한 정책대안 마련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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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28일
한국여성민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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