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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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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06.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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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민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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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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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145
평등의 창
격세지감을 느낀다.
선풍기조차 제대로 마련할 형편이 못 돼 더위에 못이긴 임산부가 가져온 쬐그만 선풍기에 얼굴을 들이대야 했던 것이 초창기 여성민우회 사무실 풍경이었다. 그런데 10년이 지난 올해 민우회는 각방마다 에어콘을 들여놓았다. 그렇다고 지금 형편이 결코 넉넉한 것은 아니지만, 기승을 부리는 더위 속에서는 도저히 일의 능률이 오르지 않아 괴롭다는 상근자들의 원성에 빚 내서라지만 에어콘을 마련할 정도로 장족의 발전을 했다.
올해는 10주년이 되는 사안이 유난히 많다. 여성민우회도 창립 10주년이고, 6월항쟁도 10주년이다. 그리고 사무직여성노동자운동의 세력이 보이기 시작된 것도 10년이 된다. 87년 7, 8월 대투쟁과정에서 대거 탄생된 노동조합의 건설, 그리고 수호과정에서 여성노동자들은 중요한 역할을 했고 평생평등한 노동권 확보 또한 진전되었다.
그렇다면, 노동조합 여성조직활동은 어느 정도 활성화되었고 여성간부들의 지도력은 어디까지 성장했을까? 4, 5월 두달간 우편물과 전화에 매달리며 실시한 실태조사의 결과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다. 성차별의 벽은 노동조합이라고 결코 예외가 아니었다. 노조에서 여성문제는 여전히 부차적이었고, 여성간부는 여성조합원비율에도 턱없이 모자랐다. "여자의 지시를 따르고 싶다"는 한 여성간부의 응답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노조여성조직활동에서도 격세지감을 절절하게 느낄 그날을 상상하며 더위를 잠시 식혀보는 것도 좋은 피서법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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