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12월호 [민우ing] 대학 내 여성주의 모임을 '인큐베이팅'하다!
대학 내 여성주의 모임 ‘인큐베이팅’
- [스물, 여성주의로 길을 잇다 물, 길 3기]
지은정(모후아) ‧ 한국여성민우회 여성건강‧ 회원팀
대학 내 여성주의 모임, “안녕? 안녕! 한가요?”
대학 내 여성주의자들과 2009년~2011년 여름, [물, 길 캠프] 통해 대학 내 여성주의 모임에서 어떠한 어려움과 고민들이 있는지 공유하고 지지,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캠프 이후 여성주의 액션을 함께 기획하고 집행하며 네트워크 활성화와 대학생 여성주의자들의 임파워먼트를 가능하게 하였다.
하지만 그것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활동이었던 것이고, 자신이 소속된 대학 내 여성주의 모임의 활동으로 이어지기에는 여전히 어려운 과제들이 남아 있었다. 현재 모임이 진행되고 있는 대학 내 여성주의 모임을 찾아, 모임의 고민을 공감하는 것을 시작으로 하고 싶은 활동을 지지하고 지원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판단하게 되었다.
그 과제의 물꼬를 트기 위해 2012 [스물, 여성주의로 길을 잇다 : 물, 길 3기](이하 물, 길) 는 대학 내 여성주의 모임 ‘찾아가는 인큐베이팅’ 프로젝트로 진행되었다. 인큐베이팅은 ‘찾아가는 간담회-공동워크숍-여성주의 오픈하우스’의 과정으로 진행하였다.
먼저, 물, 길1기와 2기 맴버들과의 연락을 통해 여성주의 모임을 하고자 하나 여력이 부족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몇 개의 모임들과 연락이 닿았다. 그 중에 3개의 모임 -①중앙대 여성주의 자치언론매체 [녹지], ②숙명여대 여성학 동아리 [S.F.A], ③차별없는 사회를 실현하는 대학생 네트워크[결]- 과 물, 길 3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찾아가는 간담회’를 통해 각 모임에서 어떠한 활동을 해보고 싶은지 그 활동을 통해 어떠한 것을 얻고자 하는지 설정하게 되었다. 이렇게 설정된 목표는 여성주의 오픈하우스라는 이름으로 9월~10월에 각각의 장소에서 진행되었다. 여성주의 오픈하우스는 학내 여성주의 모임을 알리고, 학우들이 편하게 참여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여 여성주의로 소통하는 것이 취지이다.
여성주의로 신명나게 놀아보자! ‘여성주의 오픈하우스’
[녹지]는 2009년~2011년 학내에서 여성주의 교지 발간에 대한 탄압을 겪으면서 모임 해체의 위기를 겪었다. 중앙대 내 여성주의 교지에서 자치언론매체로 변경되면서 학우들에게 녹지를 알리는 일은 더욱 중요하게 되었다. [녹지]는 오픈하우스 독자 모임을 통해 여성주의 글로 소통하며 여성주의 교지 <녹지>의 존재를 알리는 시간이 되었다
[S.F.A]는 ‘여성의 몸’을 주제로 학우들과 편안한 분위기의 수다회를 열어 참가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이를 통해 해방감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보고 싶어 하였다. 10월 30일~11월 2일까지 4회에 걸쳐 ‘몸 수다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수다회는 각기 다른 4가지 주제로 진행되었다. 연애와 섹스, 나의 섹슈얼리티‧ 성 정체성, 여성의 몸, 다이어트‧ 성형 이었다.
[S.F.A] 일원들은 수다회를 홍보하기 위한 사전행사를 진행하면서 숙명여대 학우들의 여성주의 감수성을 확인할 수 있게 되어 좋았고, 수다회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를 보여주어 힘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대학생네트워크인 [결]에서는 곳곳에 있을 대학생 페미니스트들을 한자리에 초대하여 여성주의들이 재미지게 놀 수 있는 파티를 열고 싶어 하였다. [결]에서 기획한 파티는 ‘이산 페미 상봉 잔치’라는 이름으로 11월 2일에 진행되었고 80여명의 대학생 페미니스트들이 모였다. 이후 11월 10일에 마련한 ‘대학생 페미니스트 포럼’에서는 대학 내 여성주의 모임의 현재 활동소개와 위기의 원인을 진단하고 앞으로의 어떻게 하면 활동을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활동의 자신감을 발견하다!
물, 길 3기로 함께 한 3개의 여성주의 모임은 성격도 다르고, 여성주의 오픈하우스를 진행하는 방식과 목표도 달랐다. 3개의 모임들은 이번 물, 길 3기를 기획하고 진행하면서 자신의 역량을 새롭게 발견하고 활동의 자신감이 생겼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방치해두었던 모임의 고민 지점들과 문제점들을 직면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소모되지 않는 활동은 무엇일까, 내가 행복한 활동은 무엇이 있을까? 하는 고민이 생겼다. 페미니스트로서의 ‘나’의 정체성과 원동력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에 대해서 그동안은 부유하는 이미지만 존재했다면 지금은 조금 더 자신감이 생기기도 했다”
-물, 길 3기 활동 내용 평가서 중에서-
곳곳에서 만난 그/녀들
이번 물, 길 3기 사업의 다양한 홍보를 통해 모임의 이름과 활동의 이야기를 접하게 된 수많은 대학생들이 생겼다. 그리고 직접 여성주의 오픈하우스에 참여한 150여명의 대학생들이 존재한다. 이들이 당장의 여성주의 모임에 참여하기까지는 시간이 더욱 필요할 것이다. 그렇지만 스쳐지나간 이 순간들이 다른 시공간과 경험 속에서 또 다른 모습으로 각자 삶 속의 여성주의로 이름 붙여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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