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가을 [모람활짝] try앵글 : 다양한 관점으로 세상 바라보기
[모람활짝] try앵글 : 다양한 관점으로 세상 바라보기
추정희(이터) 여는 민우회 회원
올 초 <함께가는 여성>의 편집디자인과 제작을 맡게 되면서 소모임 가입권유를 받고 “아! 네...., 한 번 해보죠....” 뭐 이렇게 얼떨결에 트라이앵글과 만남이 시작되었다. 소모임 가입은 얼떨결이긴 했지만 사진모임이라는 말에는 강한 끌림이 있었다. 단체의 홍보물을 만들 때마다 느낀 대동소이한 사진들(회의장면, 피케팅, 집회사진 등)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고, 건조한 기록사진이 아니라 찍는 사람의 감수성이 느껴지는 사진에 대한 갈증도 있었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덜컥 트라이앵글과 나의 인연은 시작되었고, 어색했던 첫모임을 통해 각양각색 회원들의 가입동기도 함께 나눌 수 있었다.
“나이가 들면서 도통 기억이 안 난다며.. 사진을 통해 기록하고, 기억하고 싶다.”
“정적이고 고요한 것을 사진으로 담고 싶다. 또 이런 사진을 통해 사색하고 힐링할 수 있으면 좋겠다”
“사진을 전공했고 사진작업을 업으로 삼았지만 개인적 사정으로 지난 5년간 사진기는 쳐다보지도 않았었다. 그러다 작년부터 작은 똑딱이 카메라를 다시 잡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자유롭고 재밌게 사진을 찍고 싶다.”
“접사를 즐겨 찍는데 그것의 디테일한 질감표현과 주변의 아웃포커씽 처리가 매력적인 것 같다.”
“내가 찍은 사진을 보고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사람들 표정을 찍는 게 좋아졌다.”
“핸드폰으로 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사진과 가까워진 것 같다. 연출된 사진보다는 자연스러운 사진을 찍고 싶다”
이상, 회원들의 사진에 대한 관심과 사진을 찍고 싶은 열정은 충만해 있었고, 이렇게 시작된 신생 소모임 트라이앵글은 격주로 만나, 함께 주제를 정한 후 각자 찍어 온 사진을 공유하기도 하고, 같은 날 같은 시간에 문자를 보내 각자가 위치한 곳에서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찍어 보기도 했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는 동안 사진의 테크닉과 스킬의 함양을 기대했던 나의 진부(?)한 소망은 잠시 보류하고 가기로 했다.
트라이(try)앵글(angle) : 다양한 관점으로 세상 바라보기
피사체를 바라보는 앵글의 각도에 따라 너무 다른 느낌이 연출되는 사진.
사진은 사진을 찍는 사람이 어떤 각도에서 어떤 생각으로 대상을 바라보는가에 따라 때론 너무도 익숙했던 사물이 생경하게 보이기도 하고, 별 의미 없이 여겼던 상황이 뜻밖의 이야기를 갖고 재탄생되기도 한다. 바로 이 점이 사진이 가진 대단한 매력이자 트라이앵글이 왁작왁작한 이유인 것 같다. 매번 모임마다 각자의 생각을 담은 사진을 소개하다보니 일단 할 말들이 너무 많다.
이렇게 함께 주제를 정하고 사진찍기 놀이를 하면서 문득 든 생각은 어쩌면 우리가 찍는 사진이란 ‘보이는 것을 찍는 것’이 아니라 ‘바라보고자 하는 것이 찍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집으로 가는 길
트라이앵글의 네 번째쯤 모임이었던 것 같다. ‘집으로 가는 길’을 주제로 사진을 찍어 보기로 했다.
‘집으로 가는 길! 익숙함, 편안함 일면 시적인 느낌까지… 근데 뭘 찍지?’라는 고민을 하며 너무도 익숙하게 봐오던 풍광들에 카메라 셔트를 눌러대다가 우연히 전봇대에 붙은 한 장의 전단지를 발견했다. 키우던 앵무새를 찾는 전단지였다.
전단지를 보며 문득 ‘집으로 가는 길이 모두에게 익숙하고 편안한 길만은 아닐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집이 없는 경우도 있고, 집에 가기 싫을 수도 있고… 등등. 이렇듯 ‘집으로 가는 길’이란 개개인의 역사와 경험에 따라 너무나 많은 이야기가 함축된 길이 된다. 이렇게 생각을 열어 가다보면 ‘집’이란 물리적인 공간을 넘어 마음의 집으로 확장되어 과거의 나를 만나게 하기도 하고 미래의 나를 상상하게 하기도 한다.
나를 발견하는 과정
하나의 주제를 갖고 사진을 찍어 보는 작업은 단지 멋진 작품사진을 얻기 위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무심코 봐오던 주변의 소소한 것들에 관심을 가짐으로써 과거의 기억과 만나기도 하고, 내안의 고정관념과 부딪치기도 하고, 나조차 알지 못했던 나를 발견하기도 하는 매력적인 작업인 것 같다. 물론 이 매력적인 작업을 담을 그릇을 마련하는 일도 반드시 필요한 일일 것이다.
Let's try an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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