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우회 회원이 된 후 처음 맞는 워크샵.
언제나 그랬듯 이번 민우회에서의 만남도 내 가슴을 뛰게 했고, 나를 활짝 웃게 했으며, 나의 눈과 마음에 눈물을 적시게 했다.
전날 미국의 이라크 침략으로, 미리 예정된 일부 일정을 취소하고 첫 번째 순서로 우리끼리 조촐한 전쟁반대집회를 가지게 되었다. 각자 전쟁반대와 관련된 구호를 피켓에 적어 질서정연하게 대오를 만든 뒤 1시간 정도 가두행진을 하였다. 가두행진을 하는 동안 며칠째 신문의 조그만 지면을 장식했던 이라크 아이들의 맑고 슬픈 눈이 떠올랐다. 광화문에서는 연일 전쟁반대집회가 열린다는데 회사에서 멀다는 핑계로 한번도 참석하지 못해 많은 이들에게 미안했던 나에게 우리들의 작은 집회는 내 마음의 부담을 조금은 덜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다음 프로그램은 "동성애 바로 알기"였다. 동성애에 대하여 책과 매스컴을 통해서만 접했던 나에게 "끼리끼리"의 간사와의 만남은 평소 궁금했던 점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간사의 설명을 통해 이 사회의 동성애자에 대한 편견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느꼈으며 매스컴이 동성애를 이야기할 때 동성애자의 입장보다는 흥미위주로 다루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다음날 첫 번째 순서는 '거북이씨스터즈'라는 제목의 비디오상영과 토론으로 이루어진 "장애인에게 한발씩 다가가기"였다. '거북이씨스터즈'는 세 장애여성이 각자의 가족에게서 독립하여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과장없이 촬영한 내용인데 현실의 어려움과 편견 속에서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며 밝게 살아가는 모습이 매우 감동적이었다. 뒤이은 "장애여성공감"의 간사의 이야기는 장애인으로서 겪는 사회의 편견, 성폭력에 노출되는 장애여성만의 또 다른 아픔이었는데, 그 자리에 있던 회원들은 같은 여성으로서의 충격과 분노를 적쟎이 느꼈다.
성적 취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고 모든 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그런 날이 어서 오기를 바란다.
마지막 순서는 "번개바자회"였다. 이렇게 알뜰하고 신나는 거래는 처음 경험해 본다. 나는 선물받은 영영사전을 내놓았는데 번역일을 하는 분이 구입하여 사전이 주인을 제대로 만났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 해서 우리들의 1박2일의 워크샵은 끝났다. 프로그램도 알찼지만 회원들과의 새로운 만남도 나에겐 커다란 선물이었다. 하반기 워크샵이 벌써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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